[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서울 시내면세점을 현행 특허제에서 '신고·등록제'로 변경·운영할 경우 인근 수도권 인천국제공항 면세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신고·등록제' 도입으로 업체가 난립하면 수도권 업계간 경쟁을 부추겨 인천공항 면세시장까지 잠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시장은 약 8~9조원대다. 면세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면세시장이 100조원대도 아니고 9조원대인데 특히 한 지역내 업체간 매출은 나눠먹기식 뺏고 뺏기는 '제로섬' 양상이 예상된다"며 "서울 시내면세점이 신고제로 풀리면 인근 수도권 인천공항 면세시장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어 "인천공항 시장이 타격을 입는다면 지금까지 논란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라며 "이제껏 세계에서 가장 탄탄하게 유지돼온 대한민국 면세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신고·등록제 등 도입한 제도가 인천공항까지 불안정하고 불확실한 상황으로 내모는 꼴"이라는 것이다.

시내면세점 전체 매출은 6조2000억원 가량으로 국내 전체 면세시장의 3분의 2다. 출국장면세점 매출은 약 2조4000억원이다.

특히 시내면세점 중 수도권 서울이 핵심이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외국 관광객들이 명동 다음으로 많이 찾는 쇼핑 장소다. 서울은 외국 방문객이 집중되고 있다.

외국 관광객은 해마다 늘고 있는 가운데 2014년 기준 이들의 80.4% 가량이 서울로 몰리고 있다.

서울 시내면세점은 6개를 유지해오다 지난해 신규 특허 3개 추가로 9개가 됐다. 이들 신규 면세점은 두산과 신세계 2개사는 오픈 전이며 HDC신라와 SM, 한화 3개사는 프리 오픈 상태로 그랜드 오픈 전이다.

서울시내 신규면세점 추가 후 아직까지 인천공항 면세시장은 별다른 영향은 없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 출국장 한 면세점 관계자는 "저희 인천공항 등 출국장면세점 주 고객과 시내면세점 주요 고객이 다르기 때문"이라며 "저희 고객은 주로 내국 관광객이고 시내면세점은 외국 관광객이 많이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면세점들이 생겼다고는 해도 아직 제대로 개장하지 않은 점도 이유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프리 오픈한 신규면세점은 루이비통과 샤넬, 에르메스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유치에 실패하면서 올해 초반까지 매출은 예상 매출액의 10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외국 관광객은 시내면세점 매출이 출국장보다 4배 이상 많다. 외국 관광객의 약 40%는 시내면세점에서 쇼핑하고 있다. 20% 가량도 출국장 면세점을 이용한다. 내국인은 시내면세점과 출국장면세점 비중이 엇비슷하다.

인근 서울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면 인천공항 출국장면세점들은 크든 작든 매출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신고제 변경 후 내국 관광객 면세점 이용이 출국장면세점에서 시내면세점으로 전환 이동할지가 관건인데 면세점 개수가 대폭 늘면 여러 이용환경이 변화하면서 이동이 없다고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인천공항 한 출국장 면세점 관계자는 "면세점수가 대량 늘어나면서 내국 관광객들도 집 근처라든지 새로 생긴 접근성 좋은 시내면세점을 이용하게 되면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서울 시내면세점이 크게 늘면 출국장 매장도 코치나 마이클코어스, 토리버치, 페라가모, MCM, 에트로, 발리 등 각 브랜드별로 봤을 땐 영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중소면세점은 많이 이용하지 않는 편이기 때문에 이들이 많이 생긴다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개수가 많아지면 이 부분도 장담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지금까지 면세업계에서는 대중소기업 가릴 것 없이 "면세시장이 업체간 이전투구로 중국인관광객 등 외국인만 각종 쇼핑혜택을 누리거나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 실리만 키운 채 업계는 수익률 하락에 시달릴 것"이라며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곪아가다 폐점 수순을 밟는 등 시장이 망가질 것"이라고 신고제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확대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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