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호영 기자] "'국산의 힘' 프로젝트 발굴 농어가는 농부, 어부로서 자신만의 독자적인 개척의 길을 걷는 분들이십니다. 독자적이라는 것은 많이 하지 않는다는 말이고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은 감수해야 할 위험이 크다는 거죠. 새로운 종자와 독특한 농법에 도전해 위험을 무릅쓰고 결실을 거두신 분들이에요."

이마트가 지난해 3월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함께 공동으로 우수 농가를 발굴, 통합마케팅을 지원하고 있는 '국산의 힘' 프로젝트 담당 곽대환(43) 상품기획자(MD)는 "국산의 힘 농가로서는 진정성과 참신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피와 땀이 배인 농작물의 독특한 스토리나 품종, 재배법이야말로 파트너 선정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관행을 넘어 도전한다는 것은 위험을 수반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길"이라며 "국산의 힘 온라인 페이지에 직접 신청하신 농가나 이마트 농수축산 MD들이 제안한 농가 가운데 이같은 분들을 파트너로 뽑는다"고 덧붙였다.

이마트는 매장을 통한 판로 확보와 함께 통합 엠블럼·상품 디자인과 패키지 제작, 캠페인송 제작과 송출, 광고와 홈페이지·모바일앱 등을 다각도로 활용한 마케팅을 지원해오고 있다. 생산단계부터 품질관리뿐만 아니라 매장 특별코너 판매를 진행해주는 것이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농부·어부의 성장을 돕는 상생프로젝트로서 오롯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핵심이다. 매장판매 후 소비자 반응 등을 통해 상품으로서 개선점을 조언해주는 역할도 하고 있다.

소비자 반응은 좋다. 지난해 3월 프로젝트에 돌입한지 10개월만에 선정 농가 66개, 상품은 63개가 됐다. 당초 예상 2배 가량이다. 실적은 260억원에 달한다. 예상 실적 2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올해도 1월 욕지도 고구마와 담양 딸기, 진해 피꼬막 등 제철 농산물로 지원을 개시했다.

"막상 가보면 텃밭 정도 크기에서 농사 지으실 때도 있어요. 그래도 농가가 직접 신청해줬다는 사실이 고맙기만 합니다. 지난 한해만 홈페이지를 통해 190개 농가가 참여해줬습니다. 선정되고 나서 직접적인 판매증가에 크게 놀라시기도 합니다. 올해는 더욱 많은 참가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국산의 힘 담당 MD로서 보람을 느낄 때는 기존 행사에서 판매가 부진했던 파트너 농가 농작물이 이마트에서는 제값 받고 판매하면서 농장을 확장하거나 직접적인 소득으로 연결되는 경우다.

판매 가격도 대부분 농어가의 기대 가격에 근접하도록 결정한다. 이마트에는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이기도 한 농작물을 생산하는 농어가의 기대 가격에 최대한 맞춰주는 것이다.

통상 별다른 가격 조절 과정은 필요하지 않다. 예년 판매 절대량을 며칠만에 팔아버리거나 동기간 20~30% 판매량이 늘면서 직접적인 보상분이 크기 때문에 농가들도 대부분 만족해한다.

이때 고민인 부분은 선정 농가들의 생산 농작물은 물량이 충분한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마트 전국 매장에서는 3~4일정도 판매량밖에 되지 않을 때도 있다.

"한 상품을 진열대에 올린다는 것은 그 장소에 상품을 기대하는 소비자들과 일종의 무언의 약속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물의 희소성에도 불구하고 너무 소량일 경우 진열대에 올려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합니다."

곽 기획자는 "작목반이나 조합형태 농가라면 좋을텐데 대부분 그렇지 못하다"며 "개인 농가가 대부분이고 이분들의 특장점이 희소성인 만큼 전국 이마트 150개 매장에 납품할 물량이 며칠분 가량밖에 안 될 경우 전국 대상 광고 등 마케팅 결정을 여러날 고민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이어 "선정 농가의 생산량이 충분하지 않더라도 MD로서 '며칠이라도 꼭 팔아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작물이 있다"며 "그럴 경우 '희소성'을 존중해 마케팅을 진행한다"고 했다.

올해 진행한 통영 욕지도 고구마도 그런 경우다. 직접 소가 쟁기질해 수확하기 때문에 양이 많지 않았다. 전국에서 판매하면 고작 사흘치 분량이었다.

곽 기획자는 "욕지도 고구마를 매대에 올리면서 일반 밤 고구마, 호박 고구마와 함께 전체 고구마 판매가 활성화되기를 바랐다"며 "적은 양이었지만 진행했고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통상 마트 매대에 진열한 상품은 지속성이 중요하다. 며칠 판매하고 행사가 끝나버리면 이마트의 소비자 신뢰에는 흠이 되기 때문이다.

그는 "저희 대고객 서비스에서 위험을 감수하면서 농어가의 숱한 도전과 어려움을 존중해 매대에 올려놓을 때 담당 MD로서 이 분들의 생산량이 적어 안타깝고 또 동시에 그 상황을 마케팅으로 지원할 수 있어 뿌듯함이 교차한다"고 했다.

무엇보다도 곽 기획자는 농가가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도록 버팀목이 돼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보람있다고 했다. 선정 농가들의 가장 직접적인 혜택은 통상 예측이 어려운 한해 농작물의 생산량이나 판매량을 이마트와 함께 논의하면서 안정적인 판매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점이다.

구매차 현장 산지의 위생상태 등 확인이 마무리되면 신청부터 선정 확정까지 한달 가량 소요된다.

"유통기획자라면 온오프 통틀어 나만의 상품, 우리 채널만의 상품을 갖고 싶다는 것이 최대 바람일 것입니다. 신선농산물은 사실 그런 상품이 쉽지 않죠. 국산의 힘을 통해 독특한 신선농산물을 발굴하면서 동시에 우리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도 있어 요즘 MD로서 저는 가장 신바람 납니다."

곽 기획자는 "눈을 뜨면서 잠자리에 들 때까지 새로운 상품, 좋은 상품 생각만 한다"며 "신선식품 중 채소만 맡아온 저로서는 이번주 다음주, 그 다음주 운영과 상품을 고민해왔지만 요즘처럼 재미있고 보람있는 때가 없었던 것 같다"고 했다.

특히 채소 부문에서는 지난해 농촌진흥청 등과의 협업으로 '골든시드' 프로젝트를 진행, 국산 종자의 양배추와 미니 파프리카, 양파, 재래종 배추 5종을 5억원의 물량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파프리카 일본 수출 주산국이면서도 파프리카 국산품종은 전무했다. 대부분 네덜란드 종자를 사용해왔다. 양배추도 시장은 일본 80%, 네덜란드 100%지만 국내 양배추 종자는 10%, 양파 20% 등이었다.

이외 유기농 쌈채소도 판매했고 목이버섯 등도 시장확대 차원에서 선보였는데 판매량이 많지는 않았다.

올해 국산의 힘 파트너 농가 목표수는 110개다. 국산의 힘 프로젝트를 통한 농가 매출도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파트너 농어가의 연수지원과 상품경쟁력을 위한 국산 종자개량 사업 투자도 확대한다.

"올해 지난해 발굴한 농작물도 판매합니다. 선정 농어가가 생산을 포기하지 않는 한, 의지를 갖고 앞으로 나아가는 한 저희 '국산의 힘' 프로젝트는 항상 함께 해드릴 겁니다. 숨어있는 좋은 우리 농수산물 더 많이 발굴해서 소비자분들께 제공해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사랑해주시고 많이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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