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연 산업1부장

[이뉴스투데이 김봉연 산업1부장] 청춘들이 흔들리고 있다. 갈수록 고착화돼 가는 청년실업이라는 굴레에 갇혀 꿈과 희망을 잃고 흔들리고 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아니라 ‘흔들리니까 청춘’인 것 같다.

최근 위안부와 시인 윤동주를 소재로 한 <귀향>과 <동주>라는 저예산 영화가 관람객들의 입소문을 타고 화제 속에 상영되고 있다. 암울한 일제시대를 살아간 청춘들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에 관람객들은 먹먹한 가슴에 뜨거운 눈물을 흘리고 있다. 특히 전혀 그 시대를 공감하지 못 할 것 같은 젊은 관람객들이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있는 모습은 모처럼 보는 ‘낯섦’이다.

왜 젊은이들이 이 영화들에 공감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걸까. 아마도 영화 속 어린 위안부나 윤동주 시인과 같은 슬픈 청춘들의 모습 속에서 취업전쟁에 꿈과 희망을 잃어버린 슬픈 자화상이 오버랩 된 것은 아닐까.

요즘 청년세대를 ‘삼포세대’라고 부른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라는 뜻으로, 그 중심에는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일할 일자리가 부족해 취직이 안 되고, 취직이 된다 해도 정규직이 아닌 비정규직이어서 도저히 연애와 결혼을 꿈꿀 수 없는 슬픈 현실이다.

8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청년(15∼29세) 실업률은 9.2%로, 1999년 통계 기준이 변경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1월 청년 실업률은 9.5%로 더 높아졌다. 더욱이 졸업 시즌인 2월 실업률은 월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업률이 올라가자 20∼30대 가구의 연간 가계소득 증가율도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 최악의 상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지속돼온 청년실업 문제는 4·13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도 가장 큰 화두로 떠올랐다. 여야는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청년실업 관련 공약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청년고용 문제 해소를 위한 노동개혁법안 통과를 강조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여성·청년 고용의무할당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청년들에게 최장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급여를 주되, 취업 후 갚게 하자는 제안을 내놨다.

정부도 '청년실업 문제'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로 두고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7일 한남대 대학창조일자리센터를 찾아 "하나의 일자리라도 더 만들기 위해 규제개혁, 제도개선, 예산·세제·금융 지원 등 정부가 가진 모든 정책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청년층들은 이러한 정부와 정치권의 반응에 총선을 앞둔 생색내기형 정책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이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등 불안한 현실에 답답하고 슬픈 청춘들을 위로해줄 지속가능한 특단의 정책들을 내놓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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