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워싱턴포스트를 비롯한 유수의 외신에서는 한국이 집중조명됐다. 기대의 마음으로 열어본 영문기사에는 익숙한 단어가 눈에 띈다. 이제는 새로울 것 없는 신조어 중 하나인 ‘헬조선(Hell chosun)’이 바로 그 주제다. 반신반의로 정독한 기사문은 예상대로 처참했다. 하지만 내용에 대해서는 일언의 부정도 할 수 없었다. 다소의 과장문을 묘사의 일부 정도로만 인정하려해도 어느새 마음은 그 자체가 현실인 듯 생생히 체감한다.

청년 취업률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좌절하는 사회의 현상을 빗대 마치 대한민국이 ‘지옥’과 같다는 의미의 단어인 헬조선.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한다. 20년을 공부해도 간단한 회화조차 어려운 주입식 교육법과 획일적으로 변해가는 학생들의 평가지표는 이내 강제로 창의성을 상실시키며 암기전문인재를 최고로 여기는 사회를 기어이 이룩했다. 그 결과는 이미 알고 있는 정도로 참혹하다.

수 년 전부터 서서히 증가하기 시작한 청년실업에 대비해 나라에서 내놓은 대비책이 있다. 바로 ‘창업’이 그 대안이다. 취직이 어려우니 업(業)을 창조해 사회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그 의도였다. 2010년 전/후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작된 열풍은 현재 전국으로 확산되며 다양하고 체계적인 창업지원프로그램을 완성했다. 물론 운영시스템에서의 허점에 대해 포장하려는 의도는 없다. 다만 이제는 창의성과 추진력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사실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기회’가 생겼다는 사실이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참신하거나 실현가능성만 있다면 적어도 한 번은 주도적으로 사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지금은 그 과도기의 과정에 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농담이 아닐 정도로 획일화 돼 버린 인재시장에서는 더 이상 개인의 특이성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스스로 차별화 될 준비가 돼 있다면 인생역전도 망상은 아니라는 사실은 이미 입증됐다. 공고, 전문대 출신의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는 수백억 투자와 함께 성공신화를 기록했다. 그 외에도 선배기업의 성공과 벤처로의 투자활성화는 사회적인 이슈다. 국내 경제시장도 점차 해외 강국의 선진투자시스템을 적용해 새로운 투자형 모델을 실현해나가고 있다.

봄을 여는 3월은 예비/초기 창업자에게도 희망의 계절이다. 바로 주요 정부지원사업이 공개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전문 창업인으로 양성하며 최대 1억 원의 초기 비용까지 지원하는 ‘청년창업사관학교’를 비롯, 지정 시행기관인 대학의 주도로 진행되는 ‘창업선도대학’, 개인의 특성에 적합한 지원을 하는 ‘창업맞춤형사업’등 다양한 정부의 지원이 시작된다. 희망자는 개인의 역량을 증명할 수 있는 참신한 사업계획서와 창업팀 구성만으로 평가를 받기 때문에 기존의 사회적 지위와 뒷배경 없는 페어플레이가 가능하다. 굳이 빗대어 표현하자면 ‘계급장 떼고 붙는다’는 말이 적합할 것이다.

물론 초심자가 수준 높은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겠으나, ‘헬조선’이라 표현하며 대안 없이 좌절하는 현실에 비교하자면 그야말로 기적적인 기회가 아닐까? 필자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종교관련 학과를 졸업해 알콜중독자 상담직으로 지내면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군대 후임인 개발자와 함께 사회적 목적을 기반으로 수학교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수 억 원의 지원과 투자를 유치했다. 나아가 초기창업자의 고민과 어려움에 대한 해법으로 ‘청년창업연구소’를 설립하고 일 년 남짓의 기간 동안 수 백 곳 기업의 사업기획을 면밀히 들여다보며 그들의 성공을 함께했다. 현재는 기관, 기업에 사업기획 컨설팅을 주 업으로 맡고 있으며 대학에 출강하는 등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창업’의 부정적인 이면을 무시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스스로 변화하고자 한다면 스스로 자아에 대한 통찰의 시간을 통해 미래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헬조선이라 조롱당하며 치부되는 사회문제에도 해답이 되리라 믿는다. 창업에 대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이미 오래전 기능을 상실한 ‘창의성’을 재점화시킬 원동력이 되길 바란다. 그리고 더 나아가 긍정적인 영향은 다음 세대로 이어져야 한다. 청년의 고난과 역경에 묵묵히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은 간절하다. 단순히 지원에 대한 막연한 기대보다는 눈앞의 기회에 대처할 수 있는 인재로 거듭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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