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SM디자인 대표

[이뉴스투데이 엄정권 기자] 비니를 쓰고 나타난 42세 사장. 호남형 타입에 뽀얀 얼굴이 인테리어 ‘업자’처럼 보이지 않고 연예기획사 실장 같다.

SM디자인 이상민 대표. 회사 세운지 3년이 됐고 실내 디자인으로 밥벌이한 건 벌써 12년째다. 이제 오너로서 어느 정도 관록이 붙었나. 아니란다. 디자인 감각을 새록새록 익혀야 하고 공부도 계속 하는 것도 힘들고 무엇보다 직원이었을 때와 오너 입장은 확 다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아직 오너의 입장을 연구하고 깨달아 나가는 중이라는 설명이다.

3년동안 이런저런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별 사람 다 만났다. 굳이 말하고 싶진 않지만 공사비 떼먹힌 경우도 있다. “그래서 기업체나 학교 공사를 많이 합니다” 학교에 공사가 많이 있습니까, 물었더니 “방학 중인 여름과 겨울에 공사를 많이 합니다. 그리고 큰 재미는 못봐도 돈은 잘 들어오니 좋죠 ” 허허 웃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한여름 한겨울 비수기에 일거리가 있으니 좋다. 듣고 보니 학교 공사도 꽤 여러 가지다. 현관 리모델링, 교무실 인테리어, 도서관 공사, 방과후 학습교실 등이다.

인테리어도 미적 감각이 있어야 하고 손재주도 좋아야 할 것 같아 물었다. 슬쩍 손을 보니 곱기는 한데 엄청 크다. 핸드폰 숫자판도 겹쳐 누를 것만 같았다.

손재주는 집안 내력이다. 아버님이 성남시 은행동서는 알아주는 가구사장이었다. 자개장을 잘 만들어 소문이 나 꽤나 돈도 벌었다고 한다. 동네 유지였다는 설명이다.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모 구두회사 디자이너가 된다. 그러다 2004년 인테리어에 흥미를 느껴 공부를 하게 된다. 자격증도 여러 개 따야 했다. 그리고 3년 전 독립해 SM디자인을 세웠다. 상민의 영문 첫 글자 S, M을 따온 것이 아닌가 했는데 S는 Simple 이고 M은 Modern을 뜻한다. 항상 인테리어 콘셉트를 회사 이름처럼 단순하게, 명료하게 그리고 현대적 감각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다.

인테리어 사업은 대개 직원 5, 6명으로 소규모다. 국내 최고 인테리어 업체라고 해야 20~30명 수준이다. 그래서 인테리어는 파트너들과 함께 한다. 즉 목공, 금속 등 협력업체가 다 따로 있다. 이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는 게 인테리어 사장의 제1덕목이다. 이 대표와 함께 하는 협력업체는 거의 10년 넘는 관계를 맺고 있다. “대금결제는 늦은 적이 없습니다. 이들과의 신뢰는 결제에서부터 이뤄집니다”

인테리어는 뭐가 가장 어려울까. “디자인 콘셉트 잡는 겁니다” 이 대표가 잘라 말한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금액’. 먼저 디자인 콘셉트는 최근 심플하고 모던한 북유럽풍이 대세라는 것. 심플 그리고 모던, 아까 회사 이름에서 들었던 바로 그 것이다.

그가 말하는 콘셉트는 포인트가 모여 이뤄진 하나의 ‘개념 덩어리’다. 포인트는 예를 들어 차가운 시멘트 벽에 나무 느낌을 한 군데 준다든가 하는 것이다. 그런 포인트가 쌓여 콘셉트가 되고 인테리어가 완성된다는 뜻이다. 그가 말하는 콘셉트는 결국 건물에 영혼을 불어 넣는 일이다.

이 대표는 그동안 5층 건물을 통째로 인테리어한 경험도 있고 아시아나항공 VIP라운지(김포공항)도 맡아 일했다. '금액'은 늘 의뢰인과 흥정하는 게 힘들다. 돈을 조금만 더 쓰면 정말 멋진 공간으로 만들 수 있는데 하는 건 늘 혼자 곱씹는 말이다.

그는 인테리어가 멋진 나라로 일본을 꼽았다. 일본에서 1년동안 공부하면서 특히 1인가구의 빌라형식 오피스텔에 관심을 많이 가졌다. 1인가구가 증가하는 한국 상황에 대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대표는 유럽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더 하고 싶다고 한다. 물론 SM디자인을 더 큰 회사로 만들어야 하고. 하고 싶은 일감으로는 인천공항 라운지라고 말한다. 전 세계인이 드나드는 공간에 멋진 작품을 남기고 싶다. SM로고에 금박을 입힌 작은 상표를 인테리어 작품에 붙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결혼은 22세에 했다. ‘아니, 뭐가 그리 급해서’ 라고 물으려다 말았다. 첫사랑이 그대로 결혼까지 골인했다는 설명을 바로 이어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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