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이종은 기자] 시대의 흐름을 읽는 힘은 정성에서 나온다. 무슨 일이든 정성을 다하면 남들이 보지 못한 세계를 보고 그 세계를 개척한다. 카이스트 수학·과학 전문학원의 정성천 대표는 정성을 교육 분야에 쏟아온 결과 정 대표가 주도한 자기 주도 학습과 체험학습은 정부의 교육 개정보다 항상 반 박자 빨랐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는 기존의 것을 지켜가면서 새로운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항상 고군분투했다. 응급실 신세를 1년에 몇 번씩 진다는 말 속에서 그가 쏟아 부은 노력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었다.

정 대표는 어떻게 하면 15년 후에 우리 학생들이 각 영역에서 자기 역할을 다하며 이 사회의 지도자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방향과 방법을 고민했고, 이 일이 본인한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자 갈 길이 보였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에 교과, 진로, 직업 등 학생들이 흥미있는 분야 중 구체적인 영역을 정한 후 준 박사 수준으로 탐색, 연구, 정리하는 프로그램인‘미니박사’ 제도를 시행했다.

미니박사 프로그램의 첫 주제는 ‘소리’였다. 그는 “우리 인간이 가장 많이 접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결정했다”면서 “소리의 발생과 전달, 신체구조의 수용 등으로 시작해 소리의 역사를 공부한다”고 말했다.

미니박사 과정은 2달에 걸쳐 진행되며 학생들이 다양한 영역의 탐구 주제를 직접 결정하게 된다. 그가 미니박사 과정을 주창한 이후, 자기 주도 학습이라는 개념이 등장했다. 그리고 7차 개정 교육이 시행됐다. 물리 과목의 개정 폭이 컸는데, 그의 ‘소리’ 탐구가 물리Ⅰ 파트에 그대로 반영됐다.

그는 “7차 개정 교육을 보고 나서 놀랐다”면서 “누가 미니박사 과정을 보고 만든 게 아닌가 의심할 정도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명박 정부가 창의체험 학습을 교육 개혁의 목적으로 내세우기 2년 전, 그는 우연히 들른 공주박물관에서 또다시 새로운 방식의 체험학습을 고안했다.

그는 “학생들이 수학여행 와서 다들 박물관 바닥에 앉아서 졸거나 무의미하게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봤다”면서 “약 500명의 학생 중 20명 정도만 진지하게 박물관의 이모저모를 살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학생들이 집에 돌아가면 공주박물관을 봤다고 할 것”이라며 “제대로 보지 않았는데 봤다고 생각하니까 나중에라도 다시 공주박물관을 깊이 있게 공부할 기회를 만들 것인지 의문”이라고 걱정했다.

그는 그 길로 화순군 내의 모든 유적 자료를 조사해 제대로 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짰다. 화순군의 자원은 의외로 풍부했다. 동굴, 공룡발자국, 생태관, 고인돌, 운주사, 탄광, 다목적댐 등 체험학습에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가 있음을 확인했다.

그는 “기존의 마을체험 관광상품을 보면 떡 만들기, 두부 만들기 등등 보여줄 수 있는 것을 한꺼번에 일사천리로 진행하고 끝낸다”며 “우리는 접근을 달리 해서 두부를 만들 때도 왜 간수를 넣으면 두부가 굳어지는지 화학Ⅱ에 나오는 내용을 참고해 과학적 접근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직업 탐구의 교육법도 남달랐다. 화순군에 있는 한약재 재배 단지에서 한약재 재배 및 수확 과정을 본 후 한약재의 유통 과정을 살폈고, 그 한약재를 이용해 한의사는 어떻게 환자를 치료하고, 연구소에서는 어떻게 신약을 개발하는지 경제·사회적 관점에서 다각도로 접근했다.

지금도 카이스트 수학·과학 전문학원의 학생들은 여름, 겨울 방학을 활용해 그가 창안한 특별 프로그램을 소화한다. 그에게는 학생들이 미래의 꿈이다.

정성천 대표

그는 학생들이 인생 목표를 설정하고 건전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도록 도우며, 올바른 인성 함양을 확립할 수 있도록 『천년의 멘토』라는 책을 출간했다. 『천년의 멘토』 주제는 “내가 스스로 천 년 후 나의 후손들에게 멘토가 되는 삶을 살자는 것”을 강조했다. 그는 천 년의 멘토가 될 한 명을 기르기 위해 오늘도 밤을 낮 삼아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정성천 대표가 운영하고 있는 카이스트 수학·과학 전문학원은 1999년부터 초・중・고등학생에 맞는 수학・과학 교재를 지속적으로 연구 개발하고 있으며, 그 노하우와 전문성으로 광주를 대표하는 영재 교육 우수 기관으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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