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조진수 기자]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대부분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아직 금융당국이 구체적인 도입 기준안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IFRS4 도입과 관련한 업무에 더욱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 28곳이 오는 2020년 IFRS4 2단계 도입시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말 책임준비금 적정성 평가를 실시한 결과 추가로 쌓아야 할 준비금이 52조원이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책임준비금이란 보험업자의 업무실행 단계에서 지장이 생겼을 때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며, 보험회사에 특유한 법정(法定) 의무적립금의 하나로 현재 회계기준은 원가평가 이지만 IFRS4 2단계가 도입되면 ‘시가평가’를 해야 한다.

이로 인해 재무건전성 척도인 지급여력 (RBC)비율은 286%에서 115%로 급락해 당국의 권고수준인 150%이하일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 보험사의 경우 ‘퇴출’ 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IFRS4 2단계 도입이 4년 앞으로 다가 오면서 이에 대한 사전 대비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신한생명은 5일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도입 등 보험업계 환경변화에 사전 대응하기 위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디지털 금융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신한금융그룹 계열사간 시너지를 제고하기 위해 ‘디지털시너지부’를 신설했다. 신한생명 관계자는 “디지털시너지부를 신설해 모바일 및 인터넷 보험 등 디지털 금융 관련 역량 강화와 함께 그룹 내 융복합서비스 발굴 등 시너지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신인 설계사 육성을 강화하고 설계사 존중 문화의 정착을 위해 ‘양성센터’를 5곳에 설치했다. 신인 설계사 양성을 전담하며, 향후 전국의 주요 지역으로 확대해 설치할 계획이다. 아울러 계리팀을 계리부로 확대해 IFRS4 2단계 도입에 대응한 조직체계를 강화했다.

현대해상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직원 10여명으로 구성된 IFRS4 TF팀을 꾸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 산출방법, 보험수익 인식, 리스크 관리, 손익분석 체계 등 업무의 다양한 변화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한 통합적인 대응이 필요해 TF 부서를 신설하게 됐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 정몽윤 현대해상 회장도 신년사를 통해 “IFRS4 2단계 도입에 대비해 전사 리스크 관리 역량 향상과 재무건전성 개선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보험사 CEO(최고경영자)들의 병신년(丙申年) 신년사에서 ‘IFRS4’가 키워드로 등장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반영한다. 하지만 정작 보험사들의 준비를 독려해야 할 금감원이 체계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IFRS4 관련 보험상품감독국 실무자는 단 2명에 불과하고 테스크포스팀(TFT)은 업계 충원 인력 4명을 포함해 6명밖에 되지 않는다. 그나마 재무건전성 업무는 보험감독국으로 이원화돼 효율성이 크게 떨어지고 장기적인 대비도 불가능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이제 IFRS4 2단계 도입 때까지 5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력이 없는 소형사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 마저 컨트롤타워 역할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대혼란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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