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현대오일터미널의 유류 저장시설.

[이뉴스투데이 박재붕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해지면서 달러화로 많은 외화부채를 갖고 있는 산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업계 구조상 대량의 달러화 거래를 하고 있는 국내 정유.항공업계는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이자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어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발 금리인상 파고가 어떠한 파장을 몰고 올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5∼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9년여 만에 금리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다.

연준의 금리결정은 올 마지막 FOMC 회의의 이틀째인 16일 오후 2시(한국시간 17일 오전 4시) 성명 형태로 발표될 전망이다.

전세계 금융시장은 연준이 이틀간의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목표치를 현재의 0∼0.25%에서 0.25∼0.50%로 한단계 올릴 것이란 전망에 큰 이변이 없다.

지난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그 해 기준금리 목표치를 0∼0.25%로 인하하며 실시한 제로금리 및 대규모 양적완화(QE) 시대가 실질적으로 종언을 고하는 셈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국내 정유사들은 원유를 해외에서 전량 도입하기 때문에 달러 표시 부채 이자 부담이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비행기를 새로 도입할 때 외화를 차입해 달러화로 구매하는 항공사들도 이자부담이 높아지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달러화 가치가 올라, 달러로 대금을 상환해야 하는 업체들 입장에선 이자부담이 커지기 때문.

실제로 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올 3분기말 누적 기준으로 2013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을 입었고, 미국 기준금리마저 인상되면 더 큰 환위험에 처하게 된다.

GS칼텍스도 환율 변화에 민감한 상황이다.

GS칼텍스는 올들어 3분기까지 누적 외화환산손실이 2588억원에 달한다. 전년동기의 858억원보다 3배나 많은 금액이다.  

인천공항 계류장에 세워져 있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비행기 모습.

국내 항공업계도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 9월말 기준 달러 표시 차입금은 약 10조759억원에 이른다. 외화부채 규모가 큰 만큼 환율이 오르면 원화로 환산한 빚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제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누적 2620억원 외환차손을 기록했다.

아시아나항공도 3분기 부채 기준 금리가 100베이시스포인트(bp, 1%P에 해당) 인상 시 236억원 규모 이자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기준 1조1550억원 규모 달러 부채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은 올 3분기에 1367억원의 외화환산손실이 발생, 순손실을 입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지난 1월 1088원 수준이었던 것이 15일 현재 1181원으로 약 93원 올랐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가 인상되면 환율은 1200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상품이나 금리연동 상품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등 투자지형도 바뀔 것으로 시장은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앞으로는 금리인상 등 긴축정책이 예상되는 미국보다는 통화완화 정책을 쓸 유럽이 선진국 주식 중에서 좋을 것"이라며 "신흥국 주식에 투자한다면 남미 지역보다는 정책 호재가 있는 베트남, 중국 같은 아시아 이머징 국가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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