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정우 기자] 내수경기 불황 극복을 위한 정부 주도의 사상 최대 할인행사라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속빈 강정'이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1일 전국 백화점 및 대형마트 등 약 2만6000개 유통점포 및 업체에서 막을 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찾은 고객들은 불만을, 기업은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많은 고객들은 백화점 본점에서 진행중인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대해 "서울 외곽 지역에 위치한 아울렛 할인행사와 차이점을 찾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 고객은 "80%까지 할인을 한다고 해서 비오는 날 신세계 백화점을 찾았는데 실제로 와보니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는 상품이 많다"고 불평했다.

또 다른 고객은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서 제품을 구매하기가 어렵다"며 "찾아보면 괜찮은 물건이 있을 듯 한데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원래 이렇게 진행되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기대보다 낮은 할인 폭에 실망감을 보이는 이들도 꽤 보였다. 행사를 알고 찾아온 고객들의 불평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에서 '원조' 블랙프라이데이를 경험했던 김도은(30·여)씨는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다른 모습이 많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그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는 방문자들에게 모두 선물을 주는 등 할인 행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져 새벽 4시부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며 "한국 행사는 할인 품목이 일부고 할인폭도 낮아 안타깝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는 소비 진작,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해 행사를 마련했지만 유통업체의 준비상황을 보면 기존 세일을 길게 하거나 한번 더 하는 정도에 불과해 미국의 대대적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에 비견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기존 시즌별 백화점·대형마트 '정기세일'과의 차별성면에서 다른 점이 없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기대와 달리 실망이 커진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의 문제는 무엇일까. 본토인 미국에서는 정가를 받다가 대폭 할인율을 적용하는 흐름이지만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는 기존 할인폭에 할인율을 올려 내놓는 정도가 전부라는 평가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를 바라본 유통기업들마저 기대보다는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 참여하는 회사는 삼성 등 제조업체가 아닌 백화점 등 유통업체가 대부분이라는 점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규모면에서는 역대 어느 행사보다 참여하는 업체가 많다. 하지만 행사 내용을 살펴보면 백화점의 경우 가을 정기세일과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할인행사를 진행할 때 TV, 에어컨, 가구 등 가격대가 높은 제품들의 할인율이 중요하다"며 "제조업체에서 인하된 가격의 제품을 내놓지 않는데 유통업체가 무슨 수로 더 할인된 가격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유통업체에서 판매되고 있는 3만여개가 넘는 제품 중 100여개 제품을 싸게 팔면 소비자들이 미국에서 실시되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처럼 느낄지 의문"이라며 "유통업체에서 미끼 상품을 통해 소비자를 끌어들였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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