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영근 기자] 포스코 수사를 시작한 지 5개월여 만인 3일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소환한 검찰이 다음주 초 정 전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최측근 박모씨가 실소유주로 알려진 포스코켐텍의 협력업체 티엠테크 관계자들을 잇따라 소환할 예정이다. 따라서 향후 1~2주 안에 이 전 의원의 이 사건 관련 여부가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는 대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포스코 비리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된 정 전 회장은 이날 오전 9시49분께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에 출석했다. 특히 검찰은 지난 1일 티엠테크를 압수수색하면서 정 전 회장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과 함께 이번 주말 동안 티엠테크 관계자들을 줄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에 따르면 티엠테크는 정 전 회장이 재임 중이던 2008년 12월에 설립됐다. 이때부터 지금까지 티엠테크의 모든 매출은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 정준양 전 포스코 그룹 회장이 검찰의 포스코 그룹 비리 수사 착수 6개월만인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허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검찰은 티엠테크의 연매출액을 170억~180억원으로 잡고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과 티임테크 관계자들을 상대로 다른 회사의 물량을 일부 가져와서 급하게 티엠테크를 설립한 이유, 티엠테크의 영업이익률, 이 회사 임원들이 급여를 받아간 방식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정 전 회장은 성진지오텍(현 포스코플랜텍)을 인수하면서 전정도(56·구속기소) 세화엠피 회장의 지분을 업계 평가액보다 2배 가량 높게 사들이는 등 계열사 부실 인수합병(M&A)을 주도해 그룹에 연쇄적으로 손실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정 전 회장이 동양종합건설에 특혜를 제공하는 등 해외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서 특정 기업에 공사를 몰아주고 비자금 조성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포스코건설이 인도 제철소를 건설할 당시 정 전 회장이 3000억원 규모의 공사를 동양종건 측에 넘길 것을 지시했다가 내부 반발이 일자 850억원대의 토목공사를 맡기는 방식으로 특혜를 줬다는 취지의 진술도 확보했다. 이를 뒷받침할 포스코 감사실 내부 자료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조사하면서 이 사건의 핵심 인사인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과 배성로(60) 전 동양종건 대표의 혐의 입증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검찰이 정 전 부회장과 배 전 대표에 대한 추가 수사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이 다시 청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관계자는 "정 전 회장 재임 시기에 성진지오텍 인수합병을 하는 등 포스코의 현금성 자산 4조~5조원 가량이 증발한 데 주목하고 있다"며 "정 전 회장에 대한 조사가 한 두 차례로 끝날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티엠테크와 관련된 첩보는 최근 입수하게 됐다"며 "포스코 수사와 관련한 구속자가 17명 정도 나오니까 포스코 내부의 핵심 임원들만 알던 은밀한 얘기들이 이제 조금씩 터져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 수사가 길어져 경영에 부담을 준다면 검찰 수사는 마무리 짓고 나머지 부분은 포스코가 자체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포스코 정도경영실 등 내부 감사를 거쳐 범죄 혐의가 확인되면 검찰에 수사의뢰나 고발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정 전 회장은 "포스코를 아껴주신 국민 여러분께, 주주와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포스코를 사랑해주시는 분들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고개 숙여 사죄했다.

그러나 성진지오텍 고가 인수 의혹과 동양종합건설 일감 몰아주기 의혹, 일부 자금이 정치권으로 흘러들어갔다는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검찰 수사에서 성실하게 답변하도록 하겠다"는 대답으로 일관하며 조사를 받기 위해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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