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병윤 기자]17일 저녁(현지시간) 태국 방콕의 대표적인 번화가에서 발생한 테러로 인해 외국인 관광객과 인근 현지인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방콕 시민 킷티콘 라찬(50)은 "폭발 현장을 지나갈 때 매우 큰 굉음이 들렸고, 폭발 때문에 거리가 벼락을 맞은 것처럼 뒤흔들렸다"고 폭발 당시 상황을 방콕 포스트에 전했다.

18일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폭발은 방콕 도심의 번화가인 라차프라송 교차로에서 에라완 사원 내부 벤치에 놓여 있던 사제 폭탄 장치에 의해 발생했다.

라차프라송은 태국인뿐만 아니라 관광객에게도 유명한 명소로 사원 주변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폭발로 일순간 폐허로 변한 현장 곳곳에서 충격과 함께 나뒹글었다.

▲ 사진출처=YTN 캡처
특히 관광 명소인 만큼 사상자 중에는 중국인, 필리핀인, 일본인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이 포함됐다.

폭발 당시 라차프라송 교차로에서 신호 대기로 있던 호텔 경비원 찬차이 파쑴싯은 "(폭발 당시)매우 시끄러웠다. 마치 지진이 일어난 것처럼 땅이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내 오른쪽 발목이 큰 바위에 맞은 느낌이었다"며 "갑자기 오토바이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폭발 직후 경찰종합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다.

방콕 포스트에 따르면 50명 이상의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됐으며 이 가운데 20명 이상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중상이고 나머지 30명은 경상으로 추정된다.

찬차이는 "내가 눈을 떴을 때 자동차는 화염 속에 있었고 나를 둘러싼 모든 것이 혼란스러웠다"며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쳤고 도움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오토바이택시 운전사인 아디삭 잇쿰(45)은 "씰롬 교차로에서도 폭발음이 들렸고 전율을 느꼈다"고 폭발 위력을 설명했다.

경찰종합병원 의사인 짓티숫 솜타(28)는 "폭발이 워낙 강해서 6층에 있는 내 사무실 창문 유리가 깨졌다"며 "매일 출근하기 위해 교차로를 통과하는데 불안한 느낌"이라고 했다. 그는 많은 부상자들이 중국인이라면서 병원 관계자들과 의사소통이 쉽지 않다고 했다.

부상자 중 상당수 중국인들이 경찰종합병원과 라마티보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다른 부상자들은 라자위티병원이나 출랄롱코른 대학병원으로 후송됐다.

사상자 가운데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이 적지 않아 태국 당국은 정확한 신원 확인에 시간이 지체되는 등 사고 수습에 적잖게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대부분 병원마다 의사의 설명을 외국인 환자에게 전달해줄 수 있는 통역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이런 가운데 태국 당국은 폭탄 테러 이튿날 아침부터 에라완 사원 주변 폭발 현장을 통제하고 정확한 폭발 원인과 피해 규모, 폭파범 신원 등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중국 대사관은 "태국에 체류하는 중국인이나 곧 방문할 예정인 중국인은 여행 안전에 특별히 신경쓰고 합리적인 여행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인들은 저렴한 비용 탓에 패키지나 단체 형식으로 태국 관광을 선호하는 편이다. 지난해에만 약 460만 명의 중국인이 태국을 방문했다.

대규모 폭탄 테러가 발생하면서 방콕 시내 곳곳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독일인 홀게르 지글레는 방콕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아내와 신혼여행을 왔지만 지금은 신변을 걱정하고 있다.

그는 "우리 부부는 이런 일이 방콕에서 발생할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며 "이곳에서 신혼여행과 휴가를 계속 보내겠지만 매우 불안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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