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치팀] 박근혜 대통령이 오는 29일 리콴유(李光耀) 싱가포르 초대 총리의 국장(國葬)에 참석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23일 브리핑을 열어 "박 대통령은 오는 29일 오후 2시 싱가포르 국립대학에서 개최되는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하고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센룽(李顯龍) 총리 등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키로 했다"고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어 "리 전 총리는 싱가포르 건국의 아버지로서 도시국가 싱가포르를 세계 속의 물류·금융허브이자 선진국으로 도약시킨 세계적 지도자일 뿐만 아니라 한국을 여섯 차례나 방문하는 등 우리와 각별한 인연을 가진 인사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해외 정상급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하는 것은 취임 후 이번이 처음이다. 싱가포르를 방문하면서까지 리 전 총리의 국장에 참석키로 한 것은 아버지 때부터 이어온 오랜 인연과 자서전에서 "부모님 같은 정을 주신 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각별한 존경심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리 전 총리가 우리나라를 처음 찾은 것은 1979년 10월19일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되기 1주일 전이었다. 당시 리 전 총리는 박 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으며 박 대통령은 작고한 모친 육영수 여사를 대신해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고 통역도 맡았다.

이와 관련해 리 전 총리는 회고록에서 "영어를 할 줄 아는 그(박 전 대통령)의 20대 딸 박근혜의 통역으로 우리의 대화는 진행됐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도 자서전에서 "식사 내내 화기애애했는데 일주일 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리콴유 수상은 너무나 애통해하는 조문을 보냈다"고 회상했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대표 시절이던 2006년 5월 방한한 리 전 총리 내외와 재회했다. 리 전 총리 부부는 지방선거 유세를 다니던 박 대통령의 목이 아플 것을 염려해 사탕을 선물했는데 공교롭게도 같은 날 저녁 커터칼로 피습을 당했다.

박 대통령은 이후 2008년 7월에도 당시 고문장관이던 리 전 총리의 초청을 받아 싱가포르를 방문, 만남을 가졌다.

박 대통령은 리 전 총리의 아들인 리센룽 총리와도 취임 후 3차례나 정상회담을 가졌는데 '부녀 대통령'과 '부자 총리' 간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싱가포르의 국부(國父)로 추앙받는 리 전 총리는 1990년까지 31년 간 싱가포르를 통치해 세계적 무역·금융 중심지로 발전시킨 인물이다. 이날 새벽 향년 91세로 별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싱가포르 국민들에게는 추앙받는 지도자이며 세계 지도자들에게는 큰 귀감이 된 리 전 총리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애도성명을 발표하고 싱가포르 국민과 리 총리 등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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