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경필 경기도지사 <사진제공=경기도청>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31개 시·군을 바라보는 마음 일 것이다. 경기도에 ‘연정’을 품은 그를 만났다.

경기도 연정은 우리 정치사의 새로운 시도
도의회·시·군과 상시 예산편성하는 ‘예산연정’

연정은 최종점이 아닌 시작, ‘살기 좋아졌다’는 평가 듣는 게 목표
‘일자리창출’을 도정 최우선 목표로 청년 위한 지식기반산업 육성

▷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초로 ‘연정’을 성사시켰다. 연정 추진상황과 향후 목표는.
지난해 12월, 야당이 추천한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가 임명되면서 경기도의 연정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최초의 발걸음을 내디뎠다. 이어 지난 1월에는 여야 협치기구인 ‘경기도 연정 실행위원회‘(약칭 연정위)가 구성되며, 연정이 실행단계로 접어드는 성과를 거두었다. 연정위는 정책합의문 20개항 실천 등 연정 어젠다와 실행방안을 적극 발굴해, 도민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사회통합부지사를 비롯한 집행부와 함께 여야 도의원이 동수로 참여해, 장기 정책 과제를 협의하고 추진하는 데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연정이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처음 가는 길이다 보니 진통도 있고 어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진정성을 갖고 열린 마음으로 도의회와 대화하고자 노력했고, 이런 노력을 야당 의원들도 인정해 주어 연정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었다. 하지만 연정 자체가 최종 목표인 것은 아니다. ‘연정으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일자리도 늘어 살기 좋아졌다‘는 평가를 도민들께 듣는 것이 목표이다. 연정으로 정치가 안정돼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경제인이 지갑을 열고, 투자가 늘고, 일자리가 늘고, 세수가 늘면서 복지까지 탄탄해지는 선순환이 일어난다. 경기도는 안정된 도정을 기반으로, 여야가 도민 행복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합심해 도정 과제를 수행하는 일에 앞장서겠다.

▷ 도는 인터넷 전문은행 ‘아이-뱅크’ 추진위원회를 내년 출범할 계획이다. 설립 취지와 전망은.
지난해 투자유치를 위해 독일을 방문했을 때, 사회적 기업에 투자해 성공을 거둔 독일의 GLS 뱅크와 친환경 기업에만 대출해 주는 움볼트 뱅크를 둘러보았다. 단순한 ‘경제적 이익’보다 ‘사회적 가치 실현’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은행들을 보며, 사회적 금융을 새로운 사회운영 시스템의 하나로 정착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전개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한 지난 3월 초에는 협동조합의 본고장인 이탈리아 볼로냐를 방문하며 그곳 협동조합의 성공 비결을 연구하고, 앞으로 아이뱅크가 나아갈 길을 그려볼 수 있다.
아이뱅크는 국내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으로 우려가 많으나, 판교 테크노밸리의 ICT 강점을 잘 활용하고, 중소기업과 서민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전문은행이라는 차별성을 강조한다면 금융민주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행히 정부가 인터넷 전문은행 도입을 위한 금융규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도 인터넷은행 설립에 유리한 여건과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지금이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의 골든타임인 이유다. 다만, 금융당국의 정책 의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국회 입법 과정과 국민적 여론인 만큼 무조건 낙관만 하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경기도는 정부의 설립인가 방침 등을 지켜보면서 아이뱅크의 설립 당위성과 전략을 개발해 금융당국과 국회에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하겠다. 아이뱅크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스탠더드가 되길 희망한다.

▷ 도는 경제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재정건전성 확보를 추구하고 있다. 어떤 전략이 있으신지.
지난 몇 년간 경기도는 극심한 재정난을 겪어온 게 사실이다. 하지만 허리띠를 졸라맨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재정체력을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경기도는 세수가 1조 5천억원 정도 증가했다. 그 결과 그동안 미지급됐던 시군 재정보전금과 교육청 지급분, 상생발전기금 등 법정경비 8318억원을 도지사 취임 5개월 만에 모두 청산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도의회·시군과 함께 머리를 맞대며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예산편성 시스템을 만들고, 재정사업 성과평가를 실시해 재정 혁신을 이루어 나가겠다. 특히 확보된 재정건전성을 바탕으로 보다 적극적으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펼쳐 나가겠다.
시군별 특색을 담은 사업을 공모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시책추진보전금을 지원하는 ‘넥스트(NEXT) 경기 창조오디션’이 그 대표적인 예다. 그동안 시책추진보전금은 도지사의 통치자금처럼 쓰였지만, 이 역시 도민들의 혈세인 만큼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써야 한다는 고민으로 ‘창조오디션’을 열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처음 열린 ‘창조오디션’에서는 가평군이 폐역사를 활용한 ‘가평 뮤직 빌리지’ 프로젝트로 100억원의 시책추진보전금을 받았다. 앞으로도 지역경제 활성화시켜 일자리를 창출하고, 도 재정을 확충할 방안을 적극 찾겠다.

▷ 도에서 시·군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폐지 줍는 노인 지원사업’에 대해 반응이 좋다. 구상하게 된 동기가 있다면.
주위에서 이른 새벽부터 생활고로 인해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을 어렵지 않게 보게 된다. 이렇게 폐지를 줍는 어르신들은 도내에서만도 약 5800여 명이 되고 있다. 어르신들께서 생활에 보태고자 폐지를 줍고 있지만 이마저 폐지가격의 하락으로 수입이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차가 다니는 도로 위를 수레를 끌고 다니다 보니 늘 교통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복지 사각지대에서 폐지 줍는 어르신들을 보호하고자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
우선 올해는 안산, 김포, 안성시 등 3개시에 대해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책으로 폐지가격 하락에 대한 보전으로 월 2만원의 생계비를 지원하며,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고자 야광조끼·야광스티커를 지급하고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 겨울에 따뜻하게 일하실 수 있도록 방한복과 전기 온열기를 지급하고 있다. 아울러 어르신들께서 보다 안정적인 일을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시도록 경기도가 일자리를 적극 알선하고 있다. 현재 3개 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사업의 문제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도 전역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

▷ 경기도민이 ‘행복한 도시’ 만들기에 일자리 창출과 따뜻한 공동체를 꼽았는데 현재 진행되고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일자리가 최고의 복지’라는 생각으로, 일자리 창출을 도정 최우선 목표로 추진 중이다. 작년 한 해 경기도에서 23만 8천개의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이는 전국 일자리 증가치의 약 44%에 해당한다. 대한민국의 일자리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경기도의 일자리를 바로잡아야 한다. 이에 매달 도지사 주재로 일자리 회의를 열어 일자리 창출 상황을 점검하고, 모든 예산투입 사업 보고시에는 일자리 창출 예상효과도 함께 기재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 창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경기도가 대한민국경제를 선도하겠다.
우수한 두뇌들이 경기도에 모일 수 있도록 지식기반산업과 IT, BT, 콘텐츠 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관련 기업 유치에도 힘을 쏟을 것이다. 또한 베이비붐 세대가 일할 수 있는 사회적 일자리가 필요하다. 양질의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해 이들의 노후 준비를 지원하겠다. 특히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가 시급하다. 기업과 구직자 간 니즈가 어긋나 비어있는 일자리 수는 도내 16만 개에 달한다. 구체적인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안산 시화공단을 시작으로 도내 기업을 전수조사 중이다. 임금·기숙사·교통편의 등 양측 요구사항 간의 격차를 줄인다면 일자리 문제는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다.
따복공동체는 ‘따뜻하고 복된 공동체’의 준말로, 안전하고 행복한 삶터를 만들고자 하는 사업이다. 지난 1월 21일 사회통합부지사님과 함께 ‘대추동이 문화마을’을 방문해서 주민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듣는 기회를 가졌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하나같이 “관(官)은 기다리고 지켜보면서 현장이 손 내밀면 최소한의 눈높이만 맞춰주면 좋겠다”고 한다. 기존의 마을만들기 사업들은 관 주도의 하향식 방식으로 추진되며 지속가능성이 약화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경기도의 따복공동체는 마을공동체와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의 융합을 추구한다는 게 특징이다.
마을만들기 지원조직과 사회적경제 지원조직을 ‘따복공동체 지원센터’로 일원화해 마을 특색에 맞는 원스톱 지원을 할 예정이다. 따복공동체 지원센터는 6월경 가동할 예정으로, 리모델링 등 시설 지원과 프로그램 개발·운영 등을 지원하고, 기존 마을만들기 사업이 진행 중인 곳에도 컨설팅과 홍보, 판로 지원 등을 할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내 관계망을 활성화하고 사람 중심의 사회적경제를 실현하는 등 따복공동체를 통해 따뜻한 경기도를 만들겠다.

▷ 안전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높다. 안전한 경기도를 만들기 위한 대책은.
민선6기 ‘넥스트(NEXT) 경기’ 도정의 10대 주요 과제로 ‘안전한 경기도’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신속하고 효율적인 현장 위주 정책을 수립, 시행할 계획이다. 경기도는 전국 최초로 도지사 직속 재난안전본부를 설치하여 재난 컨트롤 타워를 일원화했다. 도내 모든 재난안전 관련 기관이 참여하는 재난안전총괄조정회의를 매분기 개최하고 실전훈련도 하고 있다.  그러나 대규모 안전사고의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한다. 경기도는 도민의 안전에 대한 무한책임을 갖고 있다는 일념으로 사고 예방과 수습에 최선을 다하겠다.
소방관 4000명을 연차적으로 증원하고, 화재가 나더라도 소방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지역에는 450억원을 들여 옥외 소화전 1만 3천개를 확대 설치할 방침이다. 주거 밀집지역이나 상업지역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불법 주정차 등으로 물탱크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에 경기도는 100미터 간격으로 정해져 있는 현행 소화전 설치 규정보다도 촘촘한 50미터 간격으로 소화전을 설치함으로써 골든타임을 확보하겠다. 또한 IT 기술을 이용해서 안전한 시스템을 도입하겠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안전 대동여지도’를 제작하고, 사물인터넷(IoT : Internet of Things)과 같은 신기술을 이용해 감시부터 현장 대응까지 일원화할 것이다.

▷ 공공아이핀 75만개 부정발급 등으로 도민들은 불안하다. 도에서 추진하는 빅데이터 사업은 보안 관련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지.
공공아이핀 75만개 부정발급 사례 등 근래 보안사고가 끊이지 않아 국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번 공공아이핀 같은 해킹을 막기 위해 경기도는 보안 전문가로 구성된 사이버침해대응센터를 운영하며, 주요 정보시스템에 대한 보안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취약점을 분석·개선하는 등 다양한 보안정책으로 보안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빅데이터 사업의 경우에도 이러한 보안정책 내에서 추진되고, 빅데이터 사업에 활용되는 주요 데이터(핵심 자산)를 파악해 시스템 구축 시 해킹, 데이터 유출방지를 위한 최적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정보 보호는 관련된 내부 인력의 보안의식이 매우 중요하다. 빅데이터 사업 추진과 관련된 모든 기관, 관련 업체 임직원의 지속적인 교육 실시와 시스템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보안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도지사님은 공무원들로부터 친근한 이미지, 편한 이미지로 평이 좋은데, 특별히 관리하는 부분은.
항상 공직자들과 가까이에서 소통하려고 노력한다. 경기도는 주제별로 각종 도정 공감 토론회나 협업 아이디어 논의를 자주 한다. 관련 전문가, 실국장, 실무자가 다 같이 도지사 집무실에 모여 도정 비전을 공유하고 논의한다. 기존의 관례적인 업무보고 대신 부서별 칸막이가 없는 토론회를 진행하며 보람도 느끼고 좋은 아이디어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거의 매일 토론회를 열다 보면 그중 프레젠테이션을 잘한 부서가 눈에 띈다. 고민의 흔적이 깊거나 아이디어가 참신한 부서다. 또 구제역과 AI 방역을 위해 1년이 넘게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며 밤낮 없이 고생하는 공직자들도 있다. 이렇게 열정적으로 일하는 공직자들과 부서가 있으면 도청 게시판에 글을 올려 칭찬을 하고, 그 부서에 피자 선물도 하고 있다. 도민에게 봉사하는 공직자들에게는 격려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다.
지난 1월에는 공직자 대표들과 함께 인사혁신토론회를 가졌다. 인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받는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의 수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직원들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다. 사전에 직원들의 인사 불만 사항을 이메일로 받아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기도 했다. 직렬별 형평성 부족이나 전문성 확보의 어려움에 대한 불만, 여성 공무원의 상대적인 소외감 등 다양한 요구가 있었다. 그 말들을 받아들여, 앞으로 치열하게 일하고 실제로 성과를 내는 공직자들에게는 인사상 인센티브를 강화해 공직자들이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하신다면.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지자체다. 도시, 농촌, 어촌 등 모든 지역을 가지고 있는 작은 대한민국이다. 경기도가 변하면 대한민국이 변하고, 경기도가 잘되면 대한민국이 잘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도를 혁신하겠다. 좋은 일자리를 찾아 청년들이 찾아오는 경기도, 아이 보육과 교육 때문에 일부러 이사 오는 경기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으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겠다. 경기도에 사는 것이 도민들께 자부심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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