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명 기자

[이뉴스투데이 정상명 기자] 홍보팀은 소속 기업 혹은 단체의 얼굴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는 타 부서에서 생산하지만 기업의 이미지를 창출해내는 것은 결국 홍보팀의 역할인 것이다.

하지만 최근 대한설비건설협회(이하 설비협회)의 취재를 진행하면서 홍보팀의 부족한 언론 대응력으로 협회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모습을 보며 존재의미에 대한 의구심을 품게 됐다. 
 
이러한 의문의 시작은 본지에서 지난 14일 보도했던 설비건설공제조합 운영위원회에 관한 취재를 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기사는 지난 5일 국토교통부의 설립인가를 통과한 '대한기계설비산업연구원(이하 연구원)'을 놓고 설비협회와 설비건설공제조합(이하 설비공제조합) 노조 간의 공방전에 관한 내용이었다.
 
취재를 진행할 때는 양측의 입장을 모두 확인하기 위해 설비협회와 통화를 시도했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것은 설비협회 홍보 담당자인 남모씨의 신경질적인 음성 뿐이었다.
 
남모씨는 "왜 굳이 연구원을 가지고 취재를 하려 하느냐?"며 "이 사안에 대해서 본인은 할말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불량한 전화 응대를 지적하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 사안에 대해서 본인은 일일이 언급하기 지겹고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날 정도다"라고 불쾌한 말투로 말했다. 기자 대응이라는 홍보팀 본연의 업무가 지겹고 알레르기 반응이 날 정도라고? 이 말에 한순간 귀를 의심했다.
 
홍보팀에 대한 평가는 자신이 속한 단체의 리스크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서 평가 기준이 나뉜다. 이러한 기준에서 보자면 설비협회 홍보팀은 일종의 직무유기를 저지른 셈이며, 업무 처리 수준에 있어서는 심각한 함량미달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이같은 설비협회 홍보팀의 태도는 설비협회 홍보팀 본연의 의무보다는 이른바 딴주머니가 사라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들었다. 현재 설비협회 홍보팀이 회원사에 제작, 배포하는 월간지인 '설비건설'의 주요 광고비를 공제조합 측에서 매년 2억원 가량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즉 홍보팀의 가장 큰 수익원이 공제조합인 셈이다. 내년부터는 추가로 공제조합의 설비건설 광고비 2억1000만원이 편성 돼, 총 4억1000만원이 광고비 명목으로 책정된 것으로 취재과정에서 드러났다.
 
추경 예산은 당초 설비협회 산하의 시·도 협회에서 분담했던 비용이며, 앞으로 이를 면제해줌으로써 설비공제조합 측의 재정적 부담이 가중된 상황이다. 설비공제조합 노조 측은 이에 대해 배임횡령으로 감사원의 감사신청과 검찰에 고발을 진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자신의 밥줄이 끊어질 것을 우려한 설비협회 홍보팀이 설비협회의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해야 하는 본연의 의무를 외면하고 신경질적인 대응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만한 상황이다. 이는 박근혜 정부의 모토인 '소통'에 위배되는 행위며, 이를 지키지 못하는 경우 홍보팀의 존재의미는 없다고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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