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전아영 기자] 학부모가 궁금한 것, 우리 아이 선생님의 ‘사생활’

조기교육 열풍. 그 열기는 여전하다. 그러나 정작 우리 아이들의 시선이 향한 곳은 책상 위에 펼쳐진 교재가 아닐지도 모른다. 표현하는 것이 서툰 어린 아이들에게는 쉴 새 없이 글을 읽히는 것보다 대화를 나누는 것이 더 중요하다.

심리미술학원 FALLING IN ART 지성미 원장은 단순히 그림 그리는 것을 가르치는 일에서 그치고 싶지 않아 아동심리를 기반으로 한 미술학원을 개원했다고 말했다. 지성미 원장의 심리 미술은 이미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꽤 입소문이 자자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학부모는 사실 아이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대게 본인 아이들의 ‘문제’를 모르고 있거나 알고 있다고 해도 선생들에게 이야기 하지 않는다. ‘설마 우리 아이가 그러겠어?’하면서 외면하기 때문이다. 지성미 원장은 4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서는 학부모의 심정을 백배 공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진정 ‘우리 아이’가 잘 자라기 위해선 무엇보다 학부모의 양육태도가 올바른 모습으로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가 가장 먼저 행해야 하는 올바른 양육태도는 아이를 맡긴 선생님을 믿고 아이와 함께 노력하는 것이다. 그러나 선생님을 온전히 믿고 아이를 맡긴다는 것,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에 대해 지성미 원장은 말했다.

▲ FALLING IN ART 지성미 원장

“사실 학부모는 자신의 아이를 맡기고 있는 선생님의 사생활도 궁금해 한다. ‘정말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 ‘내 아이를 맡겨도 될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이러한 불안은 나도 엄마이기 때문에 무척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학부모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블로그나 메신저 등의 SNS를 통해 아이들과 함께 한 모습을 공개한다. 부모는 아이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한 장만으로도 안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성미 원장의 SNS를 통한 ‘공개’는 사실 굉장한 용기가 필요했다.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 학원 운영상 득이 될 수도, 또 독이 될 수도 있다. 지성미 원장은 “처음에는 부담되기도 했지만 이로써 학부모와 더욱 친근하게 소통할 수 있고, 학부모와 아이에 대한 상담을 할 때도 훨씬 수월하다”고 말한다.

미술, 그리고 심리학

마음이 ‘아픈 아이’가 받는 것은 심리 치료이지만 조금 더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바로 심리 미술이다. 지성미 원장의 심리 미술은 아이들의 자존감과 자신감 향상, 정서적 불안 등의 개선을 목적으로 한다. 심리 미술이라는 것이 아이들의 바람직한 정서 발달에 절대적인 방안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확실히 그 영향력은 강하다.

그러나 “어른들은 자칫 어린아이들에게 자존감과 자신감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까 하는 안일한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지성미 원장은 말했다. “흔한 예로,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아이들이 자존감을 하락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보통 남아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 증상인데 어린 남자 아이들은 작은 근육이 여자아이들에 비해 발달이 느려 섬세함이 필요한 그림 그리는 일에 매우 미흡할 수가 있다. 이때 아이들에게 관심 갖지 않으면 아이들은 스스로는 못하는 이유를 찾기보다 단지 ‘나는 못 하는 아이’가 되어버린다”

▲ FALLING IN ART 수업

지성미 원장은 이를 위해 한 반의 정원은 6명을 넘기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 개개인에게 관심을 갖기 위함이다. 또한 획일적으로 나이나 수준에 따라 반을 편성하지 않고 아이들 각자의 특성에 따라 서로 화합이 가능한 아이들끼리 반을 편성한다. 이러한 수업진행은 미술자체를 고리타분한 수업의 한 부분이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며 배우는 즐거운 ‘놀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위축되지 않는다.

“어머니, 초조해하지 마세요”

지성미 원장은 아이에게 필요한 수업이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만 해도 한 달이 걸린다고 했다. 그만큼 아이들은 꾸준한 관심을 필요로 한다고. 그런 면에서 ‘조기교육’에 대해 일침을 했다.

“아이들의 조기교육, 너무 초조해하지 말라 말하고 싶다. 미술을 배우는 아이들의 연령대가 굉장히 낮아졌는데 그 이유는 아이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그림 그리는 일’말고도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학부모는 타인의 시선을 신경 쓰며 자꾸 아이들을 재촉하고 다그친다. 그렇기 때문에 정작 본인의 아이에게 확신이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아이의 성격까지 선생에게 묻는 경우가 많다. 나이를 막론하고 교육은 좋은 것이다. 그러나 타인의 시선이 아닌 아이의 시선을 보고, 읽고, 아이와 소통할 때야말로 그 어떤 교육보다 효과적인 교육이 될 것이다.”

지성미 원장은 아이와의 ‘소통’을 위해 학원에서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 절대 손을 데지 않는다고 했다. 현대의 아이들은 그림 그리는 일마저도 혼자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두려움이 앞선다며 크레파스를 들고 선생님에게 ‘그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 심리 미술 학원 FALLING IN ART

지원장은 아이들의 이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대신에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가 스스로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고 말했다. 아이들과 나누는 이야기 속에는 아이가 그림 속에 표현하고자 하는 것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선생님이 아이 그림에 손을 데는 순간 그림은 모두 똑같아진다. 표현력을 기르는 미술학원은 아이들의 다양한 표현을 끌어내야 하지 그림을 ‘그려주는 곳’이 되면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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