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애희 기자] “요양시설운영은 사업이 아니라 봉사다”

“처음 시설에 오셨던 어르신 중에 한 분의 임종을 지킨 적이 있었는데 그 때 행복함을 느꼈다” 은혜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의 김길순 원장의 말이다. ‘행복했다’는 표현이 다소 부자연스럽게 느껴질 법도 하지만 김원장의 표현은 옳았다.

요양시설을 운영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정책적인 부분을 비롯하여 사람에게 끊임없이 신경을 써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어려운 일인 만큼 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뭔가 특별한 계기가 있다. 김원장도 마찬가지다.

“어르신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지켜줘야겠다는 사명감이 있다” 김원장이 오랜 기간 어머니의 병수발을 들고 마지막 임종까지 지키고 나서 갖게 된 마음가짐이다. 시설에서 돌보던 노인의 임종을 보고 그가 행복을 느꼈던 이유이자 시설 운영의 목적은 노인들의 마지막 가는 길을 외롭지 않게 보살피는 일이다.

▲ 은혜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 김길순 원장

김원장의 인터뷰 소식에 요양보호사 직원들이 하나 둘 인터뷰실에 모여서 입을 모아 하는 말이 있다. “원장님은 원래 손이 참 예쁜 분이었다”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김원장의 손이 유독 거친 것이 눈에 띄었다.

요양원, 양로원에서 하는 일이 힘든 이유는 간단히 생각해도 알 수 있다. 많은 양의 음식을 해야 함은 물론 대소변을 받는 일, 목욕을 시키는 일까지 궂은일은 모두 해야 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요양시설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바로 요양보호사지만 김원장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그 탓에 거칠어져 버린 손이다. 

한국은 더 이상 동방예의지국이 아니다. 요즘 매체를 통해 접한 소식들에 원통함을 주체하기가 힘들다. 이미 세상은 흉흉한 세상이 되어버렸다. 수많은 흉흉함 속에서도 가장 안타까운 일들은 노인들에 대한 학대에 관한 사건들이다. 꼭 물질적인 폭력만이 학대는 아니다. 방치 또한 학대다.

사실상 요양시설은 현대판 고려장이라는 인식도 더러 있다. 요양원은 결국 내가 돌보지 못 한 나의 가족을 남에게 맡기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이 바탕이 되어 나의 가족을 나도 돌보지 못 했는데 어느 누가 잘 돌봐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을 낳게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인지상정이다. 은혜노인요양공동생활가정의 김길순 원장은 이러한 안타까움을 따뜻하게 채워준다.

‘가족(假族)’이 아닌 진짜 ‘가족(家族)’,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에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