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사는 지급조서를 제출하기 위해 작성대상자 3500명의 현물식대, 건강보험, 시내교통비, 자가운전보조금, 출장비(일비, 숙박비) 등을 개인별로 일일이 확인해야 했고, 이를 위해 직원 2명이 수개월간 작업에 매달려야 했다."
 
"해외투자에 나선 B사는 해외현지법인이 현지금융기관에서 차입할 때 지급보증을 해주었다. 해외현지법인이 설립초기에 손실을 내면서 차입금을 대신 갚아주었지만, 이를 세법상 손금으로 인정받지 못해 애를 태우고 있다."
 
기업들이 겪고 있는 이같은 애로사항을 정리한 건의서가 경제단체에 의해 정부에 제출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활동을 불편하게 하는 세제 90여건을 조사·발간한 ‘2007년 기업관련 세제개선과제 건의서’를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국세청, 국회 등에 제출했다고 12일 밝혔다.
 
건의문은 ‘조세특례제한법’ 11건, ‘법인세법’ 25건, ‘소득세법’ 10건, ‘부가가치세법’ 7건, ‘지방세법’ 15건, ‘특별소비세법’ 5건, ‘관세법·국제조세·조세협약’ 10건, ‘기타’ 7건 등 총 8개 부문 90여건의 과제를 담고 있다.
 
대한상의는 먼저 ‘부가가치세 분납 허용’을 건의했다.
 
현행 부가가치세는 해당 매출일이 속한 분기로부터 25일 이내에 납부를 해야 하나 매출대금이 회수되려면 보통 3~6개월 정도가 소요돼 기업의 자금운영 애로로 지적돼 왔다. 이에 따라 건의문은 “납부액이 1천만원을 초과할 경우 신고기한을 추가로 45일을 늘려 나누어 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주문했다.
 
과도한 납세관련 협력의무도 개선대상이라고 상의는 지적했다. 올해부터 기업은 근로자에게 지급한 모든 비과세 소득의 내역을 지급조서에 기재·제출해야 하며, 제출하지 않으면 2%의 가산세가 부과되고 있다.
 
지급조서는 소득을 지급한 사람이 제출하는 과세자료 중 하나로 받는 이의 ‘인적사항’, ‘소득금액’, ‘소득종류’ 등을 담아야 한다.
 
그러나 사실상 근로자 소득이라고 보기 어려운 건강보험료나 출장비와 같은 실비변상적 급여내역도 비과세 소득에 포함되어 신고대상이 되고 있다.
 
또한 해외현지법인 지급보증으로 인한 구상채권을 손금으로 허용해줄 것을 건의했다.
 
구상채권이란 채무자를 대신하여 빚을 갚고 원래 채무자에게 다시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현행법에서는 해외현지법인에 대해 국내법인이 지급을 보증하여 발생한 구상채권이 손금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어 기업의 해외투자와 국제경쟁력 강화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외 기술사용료 소득범위에서 실비변상적 비용을 제외해 줄 것과 공장이나 서비스시설의 감가상각기간인 50년(일반시설과 동일기간)을 현실에 맞게 단축할 것,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재산세 부담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경감해야 할 것 등을 건의서에 담았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기업세제가 지속적으로 개선되고는 있지만 아직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면서 기업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적극적인 개선안’을 요구했다.
<이민석 기자> lms@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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