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 김봉연 기자] 커피믹스 시장은 2010년 말 토종 기업인 남양유업이 우유를 넣은 커피믹스인 '프렌치카페카페믹스'를 출시, 시장에 진출하면서부터 요동치기 시작했다.

‘프렌치카페’는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기 이전부터 컵, 병, 캔, PET커피 등 전 종류의 RTD 커피 제품에 사용하며 육성해온 통합브랜드이다.

남양유업은 기존에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해 있던 경쟁사들과 달리 자사가 직접 만들고 육성해온 브랜드를 사용, 로열티나 라이선스비용에 대한 부담이 없고 100% 순수 국내기업인만큼 제품 개발도 자유로워 기존에 커피믹스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경쟁사들과 충분히 승부를 펼쳐볼만 하다는 생각으로 커피믹스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남양유업이 커피믹스 시장에 진출하며 가장 먼저 진행한 것은 소비자들의 니드를 조사하는 일이었다. 기존의 경쟁사들이 채워주지 못했던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해 소비자들을 만족시켜야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남양유업은 2년여가 넘는 시장 조사 기간을 통해 소비자들이 커피믹스에서 무엇보다 ‘크리머’에 대한 개선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해냈다. 남양유업은 이러한 소비자의 니드에 자사가 지속적으로 추구해왔던 자연주의를 결합시켜 새로운 개념의 제품을 만들어내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특히 크리머에 사용하고 있던 ‘카제인나트륨’ 이라는 합성 첨가물에 주목했다. 커피 크리머는 93%의 식품 원료와 7%의 합성첨가물원료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7%의 합성첨가물원료 중 가장 많은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바로 ‘카제인나트륨’ 이었기 때문이다.

화학적합성첨가물인 ‘카제인나트륨’ 은 커피믹스 크리머에서 크게 두 가지의 역할을 한다. 첫째는 물에 잘 녹지 않는 크리머를 물에 잘 녹도록 만들어주는 ‘유화제’ 의 역할이고 두 번째는 우유가 전혀 들어가지 않는 크리머에서 우유와 같은 풍미를 내는 역할이었다.

남양유업은 반세기동안 유가공업에만 종사해온 자신의 특기를 살려 원가가 높더라도 크리머에서 카제인첨가물을 제거하고 진짜 우유를 넣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과정은 쉽지 않았다. 유화제인 카제인첨가물을 사용하지 않고 크리머를 만드는 일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프림 원액에 카제인첨가물 대신 우유를 넣을 경우 잘 섞이지 않고 위쪽에 둥둥 뜨는 현상이 발생했다. 또 가까스로 프림과 우유를 섞는데 성공해 그대로 분말화를 시키면, 분말화된 프림을 물에 다시 녹이는 과정에서 몽글몽글한 단백질 응고 현상이 발생했다.

남양유업의 커피 개발팀은 진짜 우유를 넣은 프림의 품질 안정화를 위해 수 천 번의 공장 시험을 실행했다. 공장 실험은 우유의 생산이 없는 밤 시간에 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관련 연구원들이 3~4일씩 철야 작업을 진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결국 우유를 넣은 크리머의 제조 성공에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남양유업의 분유생산 노하우였다. 남양유업은 무지방우유를 미세입자화시켜 물에 잘 녹을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 특허를 출원했다.

남양유업은 로열티부담이 없어 원가가 높더라도 무지방우유를 사용할 수 있었으며, 50년 유가공기술노하우로써 커피믹스에 천연우유를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렇듯 차별화된 기술력을 기반으로 한 ‘프렌치카페카페믹스’ 돌풍은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거셌다. 출시 6개월 만에 대형마트 판매 점유율에서 네슬레를 제치고 2위로 뛰어오른 남양유업은 올해 2월 대형마트 판매 점유율에서 22.7%를 넘어서며 30년 가까이 철옹성처럼 여겨졌던 커피믹스 시장을 새롭게 재편하고 있다.

뒤늦게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로서 1년 여 만에 20%의 점유율을 넘어서는 일은 식품업계 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소비자들의 제품 개선에 대한 잠재욕구가 그만큼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은 ‘프렌치카페카페믹스’의 성공에 힘입어 2011년 총 매출 1조 2044억 원을 돌파, 전년 1조 280억원 대비 1764억 원(전년대비 17%)의 매출 신장을 이루어냈다. 이같은 성장률은 경쟁이 치열한 식품업계에서는 결코 쉽지 않은 성과다.

‘프렌치카페카페믹스’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우유 넣은 커피믹스를 시장의 대세로 만들어가자 동서식품과 네슬레도 ‘프렌치카페카페믹스’와 컨셉이 동일한 미투상품인 ‘맥심화이트골드’와 ‘모카하모니’ 를 출시하며 우유 넣은 커피믹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사들의 가세로 우유 넣은 커피믹스는 3월에 350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올해 시장규모는 5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보여 전체 커피믹스 시장의 40% 정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렌치카페카페믹스의 실질적인 개발을 주도한 남양유업 중앙연구소 이기웅 박사는 이러한 모방제품의 출현에 대해 “시장 규모가 커지는 것은 시장 1위 업체로서도 반가운 일” 이라고 일단 반색을 표했다.

그러나 “경쟁 제품들은 크리머에 카제인첨가물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데 카제인첨가물을 사용하면 카제인첨가물이 녹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나트륨을 함께 넣어야한다. 그래서 우리가 카제인조차 넣지 않고 있는 것이며 카제인과 나트륨을 넣지 않는 커피믹스는 ‘프렌치카페카페믹스’가 유일하다” 고 경쟁제품들과 확실한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은 수출에도 더욱 힘을 쏟을 계획이다. '프렌치카페카페믹스' 는 이미 지난 해 중국으로 첫 수출 테이프를 끊으며 1000만 봉 (100만 달러 상당)을 실어 보냈다. 이어 미국, 호주와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으로도 900만, 300만, 160만 봉을 각각 선적하며 수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남양유업은 커피믹스가 그 맛과 휴대성, 간편성 뿐만 아니라 100%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하는 등 품질에 있어서도 세계 커피 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하나의 커피 문화로서 해외 소비자들에게 접근할 경우 시장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기존에 국내 커피시장을 독과점으로 지배해 왔던 동서식품과 한국 네슬레가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계점으로 인해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에 반해, 남양유업은 순수 국내 기업으로서 토종 브랜드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해외 시장 진출에 아무런 제약이 없다는 강점이 있어 남양유업의 해외 시장 개척은 앞으로도 더욱 더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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