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한국은행은 17개월만에 기준금리를 2%에서 2.25%로 0.25%p 인상했다. 금리인상은 오래 전부터 예상돼 왔던 일이었지만 발표가 나자 다시 한번 이슈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사실 금리인상폭 0.25%는 17개월만에 인상된 수치로는 예상보다는 다소 낮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랜시간 금리인상이 없었고 금리인상 시점과 출구전략시점을 일치시켜 판단하는 분석이 많았기 때문에 체감 인상폭은 상당한 수준이라 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의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단연 부동산시장이다.

금리인상은 부동산 시장을 더욱 얼어붙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강남 재건축아파트 단지는 곧바로 금리 인상의 충격파에 휩싸였다.

집주인들은 가격 하락을 우려하며 불안해하는 모습이 역력하고, 매수 예정자들은 금리인상 이후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일제히 관망세로 돌아섰다.

이미 부동산 업계는 커진 이자 부담으로 급매물이 늘어 집값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고 거래도 크게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417조 8000억원으로 금리가 0.25% 오르면 연간 9000억원이 넘는 이자 부담이 발생한다.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전체 가계대출의 3분의 2에 육박하는 273조인점을 감안하면 빚을 많이 안고 주택을 구입한 사람들일 수록 큰 부담을 지게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서민.중산층이 이자 부담을 이기지 못해 급매물을 내놓을 경우 집값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건설주 역시 덩달아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고 소비심리가 위축돼 유통주 역시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업계의 자금사정도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주택 건설 및 부동산개발 업계는 이번 금리인상으로 조달금리까지 오르는 이중고를 맞이했다.

유통주 역시 불안한 상황이다.

이번 정책금리 상승은 자산디플레 압력을 가중시킴으로써 단기 소비심리에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지난 2000년 이후 정책금리 인상 시기와의 차이점은 첫째, 부동산 가격 하락국면에서 대출이자율이 상승함으로써 자산디플레 압력을 높인다는 점, 결국, 하반기 고용시장의 추가적인 개선 정도와 부동산 가격의 연착륙 여부가 여전히 향후 소매업황에 중요한 이슈로 남게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가 측면에서는 그동안 정책금리 상승이 경기확장 국면에서 주로 이루어진데 반해 이번에는 경기 하강국면에서 발생했다는 점이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기선행지수가 상승하는 경기확장기 유통업 주가는 단기적 하락후 추세적인 상승세를 보였으나, 지금과 같은 경기 하강기에는 단기 조정후 전고점을 상회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반면 금융주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석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 상승은 보험료의 유입을 강화시키고, 자산운용수익율을 상승시킬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험주 상승을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보험의 해약이 늘어날 가능성이 존재하기는 하나 여전히 6% 이상의 금리확정형 상품이 많기 때문에 해약이 증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생명보험사가 저축보험의 비중이 높고 세제비적격 연금의 판매가 가능하다는 점, 자산운용수익율의 상승효과도 생명보험사가 채권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에서 생명보험사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은행주의 경우 금리 인상의 최대 수혜주일 것이라는 대다수 전문가들의 의견에는 변함이 없다. 이미 대다수 은행 및 금융지주가 금리상승 이전 수혜주로 꼽힌바 있다.

자산(특히, 대출)의 금리민감도가 부채의 금리민감도보다 높은 국내 은행의 특성상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대출금리의 상승이 예금금리의 상승보다 선행적으로 나타나 NIM의 상승이 예상된다.

특히 현재와 같은 대출경쟁 강도가 낮은 상황에서 대출 기준금리(CD금리)상승은 그대로 기존 대출금의 금리의 상승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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