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정진욱 기자 = SBS의 밴쿠버 동계 올림픽 단독 중계가 시청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의견이 제기되는 바탕에는 SBS가 단독으로 전종목을 중계하기에는 무리가 발생해 양질의 방송콘텐츠 생산이 어렵고 그에 따라 시청자들은 질이 떨어지는 중계방송을 시청하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는 방송사가 공동으로 중계단을 편성해 역할을 분담해 방송을 함으로서 프로그램 제작부담을 줄이고 있다. 

또, SBS가 방송편성의 대부분을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하면 기존 프로그램이 방영되지 않는 역차별 또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SBS가 다른 방송사와의 합동방송(Korea Pool) 원칙 아래 해오던 것을 원칙을 깨고 단독으로 중계권 교섭을 시행하면서 국내 중계권 구입비가 큰 폭으로 상승하게 돼 결국 사익만을 고집하다 국부를 대량으로 유출한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허인구 SBS 스포츠 단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SBS와 지역민방 네트워크의 가시청 범위가 전국 가구 수의 90%를 넘겨 방송법상 요구되는 보편적 시청권 확보는 전혀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적자가 예상돼도 독점중계를 할 것”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궁극적으로 채널밸류를 상승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이전에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은 방송사별로 50~60시간만 편성되는 데 그쳤고 쇼트트랙과 같은 인기종목에만 집중돼 전파가 낭비되는 등 오히려 시청자의 볼 권리가 침해돼 왔다고 주장했다.

이번 밴쿠버동계올림픽은 SBS단독으로 지상파방송으로 200시간을 비롯해 계열 PP를 통한 중계방송까지 포함한 총 330시간을 올림픽 중계로 편성해 이전처럼 인기종목에 편중된 중계가 아닌 전종목의 거의 모든 경기를 중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KBS와 MBC에 하루에 2분 분량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제공되는 영상은 경기종료 후 15시간 이후에 보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방송은 하루에 3번 이하로 제한된다.

이러한 SBS의 방침에 KBS는 “국민 앞에 공영방송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라며 현재 SBS가 제시하는 사안은 실용가능성이 떨어지는 비현실적인 얘기라며 밴쿠버올림픽 중계방송을 포기하겠다고 밝히고 올림픽과 같은 대규모 국제종합대회의 중계방송이 특정 방송사의 사익이 아닌 국민 모두를 위한 방송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MBC는 SBS가 제공하는 2분짜리 영상을 가지고는 뉴스를 제작하기 어렵다며 밴쿠버올림픽에 대한 중계는 물론 보도까지도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MBC는 “SBS의 방침은 15일 간 열리는 올림픽 뉴스 보도를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게 하는 것으로 이 정도 영상 분량으로는 하루에 뉴스 아이템 하나 이상 제작이 불가능하다”며 “이런 사실은 SBS도 주지하는 일인 만큼 노골적 타 방송사 방해 의도가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문제는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 그치지 않는다.

SBS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서 남아공월드컵을 비롯해 2012년 런던올림픽 등 2018년까지 주요 월드컵과 올림픽의 중계권을 독점 확보했다는 점은 앞으로 이번과 같은 방송사간 이해다툼이 빈번하게 발생할 요지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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