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강인해 기자 = 두산그룹으로 인수된 이후 중앙대(이사장 박용성)가 교내 언론탄압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중앙대 교지 '중앙문화'가 위기의 CAU 민주주의라는 학교를 비판한 만화와 기업(두산)은 어떻게 학교를 접수했나'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는 이유로 학교당국에서 강제 회수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다.

재단을 두산그룹이 인수하면서 활력이 넘치던 학교 분위기가 갈등이 고조되며 박용성 이사장 취임 이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다.  
 
중앙대교지 '중앙문화' 등에 따르면 지난 11월 25일 '중앙문화' 58호가 발간돼 교내에 배포됐는데 학교 당국에서 강제 회수조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6시경 중대 언론매체부장 장영준 교수가 편집장에게 전화를 걸어 교지 내용 중
일부가 학교 본부를 자극할 수 있다며 "책을 회수했다가 내일(26일) 총장께 먼저 보여드린 후 배부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편집장이 거절하자 장 교수는 "본부 주변에 있는 책이라도 잠시 회수하자"고 다시 제안했다.

편집장은 이와관련 총장실 위치한 본관에서 가장 가까운 "교양학관의 책만 일단 회수하겠다"고 했다.

이후 밤 9시경 편집위원들이 교양학관의 책을 회수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왔을 때는 이미 방호원들이 교내에 배포된 교지를 모두 수거하고 있었다는 것.

편집위원들이 항의하자 방호원들은 "학교 측의 지시"라며 막무가내로 수거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교지편집장이 장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묻자 장 교수는 "학생처장과 협의해 회수를 결정을 했다"며 "내일 오전에 총장님을 만날 예정이니 그 후에 이야기하자"고 답변했다는 것.
 
다음날(26일) 본부와 상의를 끝낸 장 교수는 "총장님을 조롱한 내용이 포함된 만화를 게재했고, '기업은 대학을 어떻게 접수했나'는 원고를 내가 미리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절차상의 문제가 있다"며 "배포는 알아서 하되 차후 문제가 되면 책임은 편집위가 져야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가 문제를 삼은 것은 중앙문화는 '위기의 CAU 민주주의' 만화를 통해 학생들의 의사와 관계없이 대규모 학과구조조정과 등록금 인상, 캠퍼스 이전 등 학교 현안을 학교본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상황을 비판했다.

또 '기업은 대학을 어떻게 접수했나'라는 제목의 글은 두산그룹이 재단으로 들어온 뒤 학교가 기업화되고 학교의 주인이 학생에서 재단으로 넘어가버린 중앙대의 현실을 꼬집었다.

가부장적인 대기업 문화가 그대로 학교에 침투되면서 권위주의가 팽배하고, 여론탄압이 진행되는 등 '의에 죽고 참에 살자'는 교훈을 가진 '의혈' 중앙대의 학내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문화는 곧바로 '중앙문화 58호 강제 수거 경위 및 편집위의 입장'을 발표하고 교지를 재배포하고 학교본부의 문제제기가 정당성 없는 언론탄압이라며 강력 비판했다.

편집위는 입장글을 통해 "학교 측의 반응은 만화의 풍자적 성격에 대한 몰이해에 기인한다"고 주장했다. 만화 속의 총장 캐릭터는 총장 개인이 아니라 학교 본부 전체를 상징하는 것이기에 특정한 개인에 대한 조롱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와관련 중앙문화를 포함한 중대 교내 6개언론사는 공동 성명서를 내고 학교 본부의 언론 탄압을 규탄했다. 여러 중앙대 회원들을 보유한 '언론 공공성을 위한 대학생 연대'도 1일 학내 게시판과 온라인 커뮤니티에 성명서를 게재하는 등 학생들 전체로 규탄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학생들은 "학교가 이사장과 총장만의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것"이라며 "매체의 내용을 떠나 강제수거는 온당치 않다"며 학교측의 재발방지 대책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장 교수는 "교지 회수가 언론탄압으로 비치는 것은 오해라는 입장이다. 장 교수는 일부 언론에 "비을 하는 것은 좋지만 '중앙문화'는 총장이 발행인으로 발행인을 조롱하는 만화가 배포됐는데 본인이 모르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성명서는 일방적으로 발표하는 것이어서 굳이 답변할 필요는 없다"며 "사과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중앙대는 지난 2월 박범훈 총장의 여제자 성희롱 논란에 이어 진중권 겸임교수 재임용 탈락과 이에 항의한 학생들 징계로 몸살을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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