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조민우기자 = 은행의 수익성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예금과 대출 간의 금리 차이다. 은행 계정의 기본적인 자금조달이 예금이며, 자금운용은 대출이므로, 예대금리차는 은행의 수익을 결정하는 원천이 된다.
 
이처럼 예금이자는 덜 주고 대출이자는 많이 받으려는 것이 은행의 기본적인 속성이지만, 정도가 지나칠 경우 고객은 뒷전이고 '자기 배 속만 채운다'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 최근 시중금리 인하 바람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들의 이러한 행태는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예금 금리 꾸준히 하락, 대출 금리 꾸준히 상승
 
연초 시중금리 급락기에 대출 가산금리 인상으로 수익성 유지에 나섰던 은행들은 이제는 서로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예금 금리를 내리고 있다.
 
지난 15일 외환은행은 예스큰기쁨예금 1년제에 대한 금리를 영업점장 특별승인 금리 기준으로 최고 연 4.60%로 고시했다. 이는 지난 달 4.70%보다 0.10%가 낮아진 것이다.
 
국민은행의 국민수퍼정기예금 1년제도 지난달 보다 0.02% 낮아진 4.65%, 신한은행 민트정기예금 1년제도 지난달에 비해 0.16% 떨어진 4.34%였으며, 우리은행 키위정기예금 1년제도 4.70%로 0.10%낮아졌다.

은행들이 일제히 예금금리를 내렸지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금리가 인상됐다. 국민은행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5%~6.35%로 4주전과 동일하다며, 신한은행도 지난달 22일 0.01%포인트 내린 뒤 한 달째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출금리를 올린 곳도 있다. 지난 달 말 가산금리를 올린 우리은행은 이번 주부터 5.39% ~ 6.41%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적용해, 지난달에 비해 최저금리를 0.1%, 최고 금리를 0.3% 더 받고 있다.
 
코리보 금리에 연동하는 외환은행의 금리도 5.03% ~ 6.58%로 지난 달 보다 0.03% 오른 상태다. 한국시티은행도 지난 12일 6개월 변동형 굿뱅크장기모기지론과 직장인 신용대출 금리를 각각 0.01% 인상했다.
 
시중은행들 예대금리차 이자이익 7조8000억에 달해
 
9월 중 예금은행의 잔액기준 예대금리차는 2.27%로 전월보다 0.16% 확대되면서 지난 1월 이후 8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내 18개 은행의 3분기 이자이익도 7조8000억으로 전 분기 보다 6000억(8.3%) 증가했다. 이 처럼 예대금리차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들은 예금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등의 금리가 하락한데 반해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는 보합 수준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CD금리가 내릴 때조차 가산금리를 올리는 발 빠른 모습을 보여주던 시중은행들의 이 같은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없으며, 수익성 유지를 위해 이자수익 확대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비난 또한 피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은행 간 금리담합 여부에 대해 공정거래 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 교수는 "국내 은행산업은 당국 인허가를 받아야 하는 등 진입장벽이 높아 정부 개입 없이는 독과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대형 은행들이 대출금리는 그대로 두고 예금금리를 내리는 경우도 독과점적인 이윤 획득 행위로 볼 수 있어 정부가 직접 금리담합 여부에 대해 조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 했다.
 
또한, 은행의 건전성 감독을 책임진 금융감독원은 적극적인 조사에 한계가 있는 만큼, 공정 경쟁과 소비자 보호를 책임지고 있는 공정거래 위원회가 이 부분을 담당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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