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상장폐지 실질심사, ‘의욕’인가 ‘본보기’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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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상장폐지 실질심사, ‘의욕’인가 ‘본보기’인가
  • 이뉴스투데이
  • 승인 2009.07.0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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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뉴스투데이 유병철기자
한국거래소가 올해 의욕적으로 실시한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월 4일부터 한국거래소(이하 거래소)가 시행한 상장폐지 실질심사제도는 기존의 형식적인 상장폐지 이외에 영업정지, 불성실공시 등 구체적인 내용과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 기업의 상장 적격성을 수시로 심사해 당연히 퇴출됐어야 하나 그간의 규정으로는 시장에 남아 있었던 기업들을 몰아내고 투자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실질심사를 한다고 해서 무조건 상장폐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행히도 붕주나 MTRON처럼 상장유지 및 개선기간을 받은 회사도 있다. 그러나 수시로 이루어지는 심사와 퇴출, 그리고 법원에 소장을 접수하는 등 복잡해진 절차와 늘어만 가는 매매중단기일에 해당 기업의 투자자들은 속을 끓일 수 밖에 없다.

최근 상장폐지를 맞고 법원에 소장을 접수한 사이버패스 같은 경우는 상장 1년 만에 9600원까지 오른후 횡령 배임 등으로 얼룩져 하락세를 거듭하다 결국 최근 정리매매로 인해 100원 이하로 떨어져 투자자들의 ‘억장’을 무너트린 바 있다.

거기에 실질심사 절차가 복잡하다는 것도 문제다. 거래소는 지난달 24일 와이브로 장치를 만드는 씨모텍에 대해 “파생상품 손실 과소계상을 이유로 실질심사 대상 여부를 검토하겠다”며 거래를 정지시켰다가 2시간여 만에 “실질심사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판단해 거래정지를 해제한다”고 밝혀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가득하게 만들기도 했다.

네오리소스의 경우 지난 3월 말 자본잠식 회피에 따른 실질심사를 거쳐 퇴출 결정을 내렸지만 법원이 상장폐지절차 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는 바람에 절차가 중단됐으나 거래소가 곧바로 새로운 사유를 추가하며 다시 실질심사 대상에 올라 분노한 투자자들이 거래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거래소는 이에 대해 “제보를 받아 추가한 것이며, 법원의 결정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밝혔지만 세간에서는 ‘괘씸죄’나 ‘본보기’가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떠돈다.

시행 초기라 당연히 나오는 반발로 치부하기에는 뒷맛이 씁쓸하다.

현재 네오리소스, ST&I, 사이버패스 등은 법원에 한국거래소를 상대로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접수했다. 이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횡령·배임 등이 있다고 해도 자신들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 유상증자를 시행하는 등 어떻게든 자구책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반발은 당연히 나올 수 밖에 없지만, 한두군데가 아니라는 것은 제도상의 허점을 한번쯤은 점검해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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