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 없이 떠도는 단기부동자금이 800조원에 육박하며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머니마켓펀드, 수시입출금식예금, 종합자산관리계좌 등 시중의 금융기관에 맡겨진 1년 미만의 단기부동자금이 지난 2월말 기준으로 784조 7000억원에 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3월 말에 단기부동자금이 8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로 인해 각 증권사들은 단기부동자금을 잡기 위한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는 모습이다.
 
■ 유동성 랠리 어디까지 왔을까?

최근 들어 정기예적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 요구불예금, MMF 등의 잔고 증가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거기에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금리가 하락하고 잉여유동성이 급증하며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 잉여유동성으로 본 유동성 장세    © 이뉴스투데이
각국 중앙은행들이 정책금리 인하와 유동성 공급이라는 정책적 공조를 취하며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또한 지난해 9월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11월부터 올해까지 꾸준히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를 통해 본원통화에 정기예적금과 시장성상품등이 추가되는 유동성 지표인 M1의 증가율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상철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초과 유동성으로 본 유동성장세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초과 유동성이 2006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상승했다”며 “이는 새로운 글로벌 유동성 순환의 시작을 의미하며, 이로 인해 자산가격 상승, 경기 회복 및 디플레이션 우려 불식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증권사들 부동자금 유치 ‘총력’

유동성 증가로 인해 갈곳 없이 떠도는 부동자금을 잡기 위한 증권사들의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올라가면 수익이 나는, 즉 미국의 물가가 오르면 돈을 벌 수 있는 ‘파생상품결합증권(DLS) 89회’를 출시했으며 삼성투신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면 수익이 나는 ‘삼성WTI원유파생펀드’를 지난달 20일 출시했다.
 
▲ 최근 증권사들은 800조에 달하는 부동자금을 잡기 위해 독특한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 이뉴스투데이
대우증권은 녹색성장기업에 투자자자금을 알아서 투자해주는 ‘그린코리아 주식형 마스터랩’상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시했으며 우리투자증권은 신용등급이 A0인 대한항공이 부도나지만 않으면 연 8%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DLS109호와 110호를 내놓기도 했다.

증권사들은 지난해 주가가 폭락하며 골치 아픈 상품의 대명사가 되기도 했던 ELS를 최근 들어 연 13~20% 이상의 고수익을 제시하며 주력 상품화 하고 있다. 주가 폭락이 심화되어 앞으로는 상승할 일만 남았다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다.

과열된 경쟁 속에 삼성증권은 최근 출시해 한 달 만에 9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들인 슈퍼스텝다운주가연계증권의 이름을 특허청에 상표등록 출원을 신청해 타 증권사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신경전이 오고가기도 했다.
 
■ 유동성 랠리의 유망업종은?

각국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실질수익률이 낮아지고 시장유동성이 풍부해지고 있다. 여기에 코스피가 1200선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이며 유동성 랠리의 기대감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있을 유동성 랠리에서 가장 유망한 종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

변종만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차적 관심업종은 은행과 증권”이라고 설명했다.

변 연구원은 “그동안 은행 주가 하락의 원인은 자산건전성 악화였는데 지주사 유상증자와 후순위채 발행을 통한 자금확충과 자본확충펀드, 기업구조조정기금 등의 지원이 은행의 자산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주식시장의 랠리가 가장 반가운 업종은 증권”이라면서 “주가 상승을 기대한 자금 유입과 거래 활성화로 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주식시장 민감도가 큰 증권업종의 상승률이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밖에 정부의 경기부양과 규제완화의 효과가 기대되는 건설업종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면서 “아직 미분양 등 건설업 리스크가 해소된 것은 아니지만 경기회복을 위한 정부지출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고 건설업체의 새로운 성장모멘텀이 되고 있는 해외 수주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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