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외환위기와 2003년 카드대란 그리고 2008년 금융위기까지 대한민국의 금융업은 바람 잘 날이 없다.
 
2008년을 마무리하면서 서민들은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예상하고 있으며, 2009년 우리나라 경제도 부정적인 방향으로 전망하고 있는 실정이다.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을 돌아보고, 전문가들의 2009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 시장의 전망을 알아봤다.
 
예고된 ‘2008년 금융위기’
 
전문가들은 2008년 금융위기에 대해 연초부터 서서히 예고됐었다고 말하며, 카드대란과 무질서한 펀드판매 등의 원인을 언급했다.
 
이건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2008년 한국금융위기는 외환위기 때부터 서서히 예고 됐고, 카드대란 등의 현실로 나타났던 이유도 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현재 진행중인 글로벌 경제위기에 경기침체가 상당히 오래될 것이다라는 전망 때문에 은행에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하며 “BIS(자기자본비율)를 보면 9월말 현재 최소기준인 8% 보다 높은 10.8% 정도이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 교수는 “문제는 이런 지표들이 올해 들어 악화되는 추세에있고 앞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더 악화 될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부동산경기가 나빠져 건설사들이 어려워지고 있고, 자동차시장은 세계경기 위축 때문에 어렵고  이에 가계와 중소기업까지 어려워 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자기 살길 찾는 은행들
 
이 교수는 은행이 제 살길을 찾기 위해서 상황을 악화시키고 그래서 은행 스스로 더욱 어려워지는 악순환의 초기에 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문제는 이런 위기에 대비해서 은행들이 대출을 늘려줘야 하는데 오히려 대출을 줄이면서 시중자본을 적극적으로 흡수하려고 하니까 이것이 실물 자급공급이 원활하지 못하게 돼서 기업부실이나 경기침체를 가속화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은행들이 BIS가 낮아지는 건 아직까지는 부실 때문에 그런게 아닌데 앞으로 경기침체가 본격화되면 기업부실이 늘어날 것이고 BIS가 급속도로 떨어질 거라는 우려가 크다”고 덧붙였다.
 
BIS(자기자본 비율)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은행의 건전성 지표로 대출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이다. 최소비율인 8%를 넘어야 하는데 10%대 중반이 되야 우량은행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은행은 카드대란, 부동산 담보대출, 건설사들의 PF대출, 펀드의 불안전판매 등 문제에 크게 관련돼 감독당국과 은행이 이번 금융위기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은행에 대해 적절히 감독을 못했다는 책임론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하며 “감독당국은 금융시스템 안전성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인데, 카드대란 때 경기부양을 이유로, 주택담보대출은 은행의 건정성 회복기란 이유로 감독을 제대로 못하는 듯 정치적 거래가 있었다”고 말했다.
 
‘2009년 경제’ 미국은 2년간 어렵고, 한국은 ‘희망적’
 
지난 9일 국회의원 고승덕 의원은 각 분야 전무가들과 함께 ‘2009 상반기 금융상황 전망과 정책진단’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2009년 한국경제를 전망했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부사장은 세계경제 흐름과 우리나라 경제 그리고 아시아 경제를 언급하며 이번 경제위기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미국은 부실해졌지만 아시아 소비자들 때문에 세계경제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미국경기가 나빠질 수록 아시아 특히 중국과 인도가 내수경기를 부양하며 성장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에 대해 김 부사장은 “한국은 작년 4분기부터 소비가 줄며 저축이 늘어났는데, 올해 들어와서 소비는 안하고 저축을 늘리는 상태이다”라고 말하며 “내년 하반기부터 서서히 소비가 증가하며 어려움에서 탈피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또 김 부지사장은 “우리나라는 경제규모에 비해 많이 풀리고 있다”며 “이 풀린 돈들이 돌아올 시기는 알 수 없지만 시장에 다시 돈이 돌아온다면 주식시장과 실물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고 덧붙였다.
 
금융위기 ‘단군 이래 최대 찬스’
 
박기출 삼성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군 이래 최대의 찬스’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해 잘 이겨낸다면 국가가 발전할 수 있는 큰 기회라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지난 12월 초 IMF가 발표한 자료를 예로 들며 “선진국 과 개도국 성장률 모두 기존 추세 대비 2% 하락할 것”이라고 전하며 “OECD 30개국은 평균 -0.4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아울러 “경기가 어렵다는 말들로 서민경기가 침체되고 있고, 대외적인 이유로는 외환위기때는 세계경기가 좋았지만 현재 세계적 위기가 왔기 때문에 더욱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금융위기를 분석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초유의 위기’라는 표현으로 이번 경제위기를 설명하며 ‘파격적인 공급과 재정지출의 확대’ 등을 제안하며 ‘단군 이래 최대 찬스’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했다.
 
또 “미국 자동차 빅3 몰락, 5대 금융사 몰락 등으로 지금 글로벌경제는 2차대전 이후 50년 만에 산업구조가 제대로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사실 지금이 기회이다”라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2009년 경제를 전망하며 “생산성 있는 재정지출 확대와 과감한 투자를 한다면 세계시장의 TOP으로 나갈 수 있는 희망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세계경제와 내수경제 분석에 대한 전망은 2009년이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실물경제 속의 서민들과 특히 중소기업은 ‘최악의 사태’, ‘밑바닥 경기’라고 표현하며 현재 경기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전시(戰時)상황이다’ 2010년 경기풀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현재 중소기업들이 바라보고 있는 경기상황은 전시(戰時)상황이다”라며 중소기업의 어려운 여건을 표현했다.
 
조 본부장은 “우리 중소기업은 1/4분기에는 급등한 원자재가격과의 전투, 2/4 분기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키코 피해업체가 있었고, 3/4분기에는 미국발 신용위기로 인해 중소기업의 유동성이 어려워지는 치열한 전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중소기업들의 큰 어려움들이 실물경제로 이어지면서 중소기업도 계속 어려워지면서 본격적인 불황으로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고 말하며 지난 11월 1,500개의 중소기업들에게 조사한 체감경기 인식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정부의 정책에 대해 “대통령께서 직접적으로 은행대출 싼 금리를 해줄 것을 말하시고, 지식경제부, 중소기업청, 금융감독원 등이 현장 점검을 나갔었지만 이런 정부 정책이 실효성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업체는 15% 밖에 없었다”라고 정부 정책을 지적했다.
 
2009년 경기에 대한 조사결과는 10명중 8명이 나빠질 것으로 답했고, 그 중 33%는 매우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었고, 경기 회복시기에 대한 조사결과는 50%가 2010년 경기가 풀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조 본부장은 2009년을 전망하며 “중소기업들의 IMF 당시 350%였던 부채비율이 현재 140%이고 창업비율이 4%를 유지하고 있어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하며 “중소기업과 함께하고 있는 대기업, 금융기관 모두가 전우애를 발휘해서 고통을 분담하고 함께 이겨나갈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09년 경기회복 중소기업∙대기업∙금융권∙정부 ‘함께’
 
전문가들은 지난 외환위기와 현재 글로벌 경제위기를 비교하며 한국경제를 분석하고 2009년을 전망하고 있다.
 
카드대란, 부동산담보 대출, 건설사 PF대출에 이은 글로벌 경제위기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의 견해는 다르지만 정부의 역할과 금융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체감경기가 바닥인 서민들과 중소기업들은 정부정책의 실효성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고, 경기가 어렵다는 말에 동요돼 소비심리가 상당히 위축되고 있다.
 
위축된 소비심리가 회복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에서는 많은 정책을 발표하고 있지만 내년 예산 심의조차 삐그덕 대고 있어 2009년 경기회복이 이뤄질지 심히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와 철저한 금융감독으로 이번 경제위기를 타개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가운데 중소기업과 서민들에게 경제위기 극복은 멀게만 느껴지고 있다.

서민들과 중소기업은 정부와 금융권에 대한 신뢰를 쌓고, 금융권과 정부는 실효성 있는 정책을 통해 ‘중소기업∙대기업∙금융권∙정부’가 한 뜻으로 2009년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한다면 ‘2009년 희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최병학 기자> hate02@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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