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방위산업전시회(DX KOREA 2022).[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시회(DX KOREA 2022).[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한국 지상무기를 국제 사회에 선보이는 대표 행사인 지상방산전시회가 주최측 간의 갈등으로 결국 각자의 길을 선택한 가운데, 개최 일자 조정으로 극한 갈등은 피했지만 행사가 양분되면서 반쪽짜리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28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육군협회는 지난 21일 ‘KADEX 2024’ 개최 일정을 오는 10월 2~6일 계룡대 활주로에서 개최하기로 최종 확정했다.

당초 육군협회는 오는 9월 25~29일 개최하겠다며 포스터까지 배포했지만 국군의 날과 지방자치단체의 요구 등을 반영해 한주 미루며 한발 물러섰다.

이와 대해 육군협회 측은 “국민과 함께하는 국군의 위상을 보여주고 외국 주요 인사들에게 K방산 등을 홍보할 목적으로 국가적 행사와 연계한 국군의 날에 맞춰 일정을 확정한 것”이라며 “지상무기방산전시회의 핵심인 육군본부와 충청남도, 계룡시 등 지자체의 다양한 의견 수렴을 통해 행사 일정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 양분된 전시회···정부측 후원 받는 KADEX에 무게

국내 최대 지상방산전시회는 지난 10년간 대한민국육군협회와 대한민국방위산업전(DX KOREA) 조직위원회가 공동개최했지만 올해 이견을 보이며 사실상 행사가 둘로 쪼개졌다.

특히 양측은 행사 일자는 같은 날 개최하겠다고 맞서면서 갈등을 키웠고 그간 사용한 행사명인 ‘DX KOREA’도 조직위가 보유하고 있어 육군협회는 ‘KADEX’라는 새로운 내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돌연 육군협회가 일정을 조정하면서 참가를 고려중인 방산업계도 혼란을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정 변경으로 해외 바이어 초청과 숙소 확보 등에 차질을 빚게 됐다.

현재 지상방산전시회의 무게는 육군협회의 KADEX로 기울고 있다. 국방부와 육군본부가 KADEX 공식 후원을 승인했고 방위사업청도 고심 끝에 이에 합류했다.

하지만 조직위 측은 행사 개최를 강행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조직위는 지난 18일 KADEX 후원명칭 승인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국방부와 육군본부, 방사청에 후원명칭을 사용할 수 있도록 재심의를 요청한 상태다.

이처럼 지상방산전이 갈등으로 양분되면서 업계 우려도 쏟아지고 있다.

먼저 'DX KOREA 2024'는 일산 킨텍스라는 우수한 입지를 확보했지만 정착 전시할 지상장비가 없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일산 킨텍스는 ㎡당 5톤의 하중을 견딜 수 있어 전차 등 중장비의 실내 전시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방부, 육군본부, 방위사업청이 후원에 등을 돌리면서 해외 육군 참모총장들을 초청할 명분이 사라졌다. 더욱이 방산기업에서 생산하는 장비는 모두 육군 소유여서 육군의 허락없이는 전시가 불가능하다. 

KADEX도 마냥 웃을 수는 없다는 게 업계 얘기다. 먼저 충남 계룡대 비상활주로에서 행사를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인천공항에서 계룡대까지는 3~4시간 가량이 소요돼 해외 고객의 동선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부족한 편의시설 및 숙소도 고민거리다.

더욱이 임시천막으로 전시회를 개최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일각에서는 우천시 난감한 상황이 연출될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육군협회는 인근 지역 숙박업소와 협약을 체결하고 계룡역 등과 연계된 셔틀버스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열악한 점을 극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인근 대전광역시에 위치한 5성급 숙박시설은 호텔 오노마가 유일하다.

반면 양측 모두 행사 홍보 및 참여 업체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육군협회 측은 KADEX 2024에는 전 세계 50개국 방산 관계자와 국내 500개 방산기업이 참여해 1500개 부스를 운영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된다고 설명한다.

충청남도와 계열시도 이번 행사가 K방산과 국방수도 충남의 위상 강화, 국내 방산기업 판로 확장, 계룡군문화축제·지상군페스티벌 볼거리 확대, 지역 관광 및 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참가기업 확보전 돌입···부족한 조건 국제적 망신 우려도

DX KOREA 측은 올해 전시회의 주목적을 ‘방산 수출’로 기획해 정부가 주도하는 K방산 수출 정책을 뒷받침하는 가교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직위는 서울에 상주하는 주요 국가의 무관들과 전시회 관련 협조를 마쳤으며 오는 4월 초에는 주한 무관단 사업설명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들은 인도·캐나다·네덜란드 등이 이미 국가관 규모의 참가를 확정했고 현재까지 국내외 기업 70여개가 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세계 최대 방산 회사인 미국 록히트마틴이 참가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다만 방산업계는 K방산이 주목받고 있는 시점에서 행사가 양분되는 등 논란만 키우고 있는 점에 대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더욱이 비슷한 시기 해외 방산전시회가 잇달아 개최하는 상황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9월에는 폴란드를 비롯해 호주, 필리핀이, 10월에는 미국에서 세계 최대 규모 육군 전시회인 AUSA가 개최되는 등 해외 전시회 참가 일정도 빠듯한데 국내에서는 행사마저 양분돼 그 효용성을 따져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방산 수출에 집중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 방산업계가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행사가 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시회가 양분돼서 업체서로는 양측 모두 참가해야 할 수도 있다”면서 “비용 부담 뿐만 아니라 해외 바이어 초정 문제 등 참가업체들에게 부담만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요 방산업체들은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 방산업체 측은 “상황은 알고 있지만 아직 공식적인 요청을 받지 않아 일단 검토만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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