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숏폼 전쟁에 뛰어들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과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사진=언스플래쉬, 편집=유은주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최근 숏폼 전쟁에 뛰어들면서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과의 경쟁이 본격화된다. [사진=언스플래쉬, 편집=유은주기자]

[이뉴스투데이 유은주 기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기업들이 선점하고 있는 ‘숏폼’ 시장에 적극 나서며 MZ 세대 등 신규 사용자 유입에 뛰어들었지만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업계에 따르면 가장 큰 관심사는 앞서 자리를 잡은 강력한 글로벌 플랫폼들의 입지가 굳건한 시장에서 네카오의 경쟁력 확보 여부다. 이미 해당 시장을 선점하고 잘 이끌어가고 있는 대표 플랫폼들이 시장에 자리한 상황에서 국산 대표 네카오가 얼마나 점유율을 빼앗아 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더불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제공하는 수익 배분 문제를 어떻게 유연하게 풀어나갈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콘텐츠의 다양성과 더불어 퀄리티를 얼마나 이끌어낼 지도 관건으로 꼽힌다.  

현재 ‘숏폼’ 시장에서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은 바이트댄스의 틱톡과 메타의 인스타그램, 구글의 유튜브다. 틱톡은 동영상 콘텐츠가 주요한 플랫폼이다. 인스타그램과 유튜브의 경우에는 기존의 피드 게시글과 긴 동영상 콘텐츠를 기본으로 하는 한편, 함께 서비스되던 짧은 동영상 릴스와 숏츠가 각광 받으며 주객이 전도된 양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에서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마케팅이나 게시물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네카오 등 거대 플랫폼들도 짧은 동영상을 제공하는 쪽으로 서비스 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미 두 플랫폼 모두 영상 콘텐츠를 제공해 왔고 이를 재편하고 다시 리뉴얼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제대로 된 서비스를 구축할 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카카오는 과거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와 비슷한 ‘펑’ 기능을 추가한 바 있다. 카카오톡 메신저 안에서 프로필에 원하는 사진이나 영상 콘텐츠를 24시간 동안만 일시적으로 공개하는 기능이다. 인스타그램과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지만,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의 차이에 따라 희비가 갈렸다. 

많은 이용자가 상대적으로 개인적이고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에 자신의 일상을 편안하고 재미있게 노출하기를 즐겨 인기를 모았다면 카카오톡 ‘펑’의 경우 상대적으로 공개에 부담이 크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카카오톡은 친구와 지인, 가족들과 메신저라기보다는 공적인 자리나 업무를 위한 메신저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아 원하는 이들에게만 서비스를 노출한다고 하더라도 해당 플랫폼에서 자유로이 게시글을 남기기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카오는 지난 3분기 실적발표에서 카카오톡 ‘펑’ 서비스로 실제 이용자의 앱 체류 시간이 늘어났다고 밝혔지만, 실질적으로는 해당 서비스가 활성화돼 많은 이들에게 이용됐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카카오가 모바일 다음(Daum)에 ‘숏폼’ 탭을 오픈했다.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모바일 다음(Daum)에 ‘숏폼’ 탭을 오픈했다. [사진=카카오]

이런 분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카카오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그리고 네이버가 이미 뛰어든 숏폼 시장에 뒤늦게 합류했다. 카카오는 모바일 다음에 ‘숏폼’ 탭을 오픈하고 25일부터 콘텐츠 제공을 시작했다. 

‘숏폼’ 탭은 다음의 숏폼 영상 콘텐츠 서비스 ‘오늘의 숏’을 선보이는 영역이다. 언론사, 방송국, 스포츠 채널 등의 파트너사들이 제작한 숏폼 영상을 노출하며 주로 생활정보, 시사, 경제, 스포츠, 연예, 유머 등으로 구성됐다. 

숏폼 탭에서 제공되는 영상은 인스타그램의 릴스와 유튜브의 숏츠와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전면 플레이어 방식으로 이용자들이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해 연이어 영상을 볼 수 있다. 

본인의 취향에 따라 앱 상단의 카테고리 순서를 변경하면 기존 ‘언론사-뉴스-연예-쇼핑-스포츠-숏폼’의 순서를 맨 앞이나 원하는 자리로 옮길 수 있다. 가장 앞 순서로 옮기면 앱을 여는 순간부터 숏폼 탭에 접속이 가능하다. 사람들이 가장 필요로 하고 원하는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의도가 보이는 대목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손쉽게 다채로운 숏폼 영상을 즐기도록 숏폼 탭을 오픈했다. 이용자들에게 강화된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파트너들과 협업할 예정”이라며 “숏폼 콘텐츠를 이끌어갈 ‘오늘의 숏’ 파트너를 모집해 다음 모바일 웹과 앱, PC, 카카오TV 등 여러 영역에서 숏폼 영상을 노출할 기회를 제공하며 4월부터는 이를 통한 수익화도 가능하도록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클립 에디터. [사진=네이버]
네이버 클립 에디터. [사진=네이버]

네이버는 먼저 뛰어들었다. 지난해 8월 클립 서비스를 선보였다. 네이버 앱 하단에 4개의 큰 탭 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클립서비스를 적극적으로 밀고 있다. 네이버는 올해 클립 크리에이터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을 밝힌 바 있다. 또 본격 수익화에도 나서겠다는 목표도 전했다.  

클립 아이콘을 클릭하면 다음 앱과 같이 솟폼서비스가 제공된다. 다른 애플리케이션과의 차별점으로는 우측 좋아요, 댓글, 공유 아이콘 외에 ‘정보 스티커’가 추가됐다는 점이다. 

모든 숏폼 콘텐츠마다 스티커가 부착돼 있지는 않지만 시청자가 콘텐츠를 보다가 구입하고 싶은 물건이 있을 경우 해당 스티커를 클릭하면 네이버 쇼핑 페이지로 연동되거나 관련 뉴스링크로 접속되는 식이다. 쇼핑과 예약, 검색을 한번에 연결하는 차별화된 서비스 구축이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 21일 정교한 영상 편집과 정보 스티커 기능을 강화한 클립 에디터를 출시하고 창작자의 다채로운 창작활동을 지원한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창작자는 숏폼 영상에 소개된 제품이나 장소에 스티커를 부착할 수 있고, 시청자가 해당 스티커를 클릭하면 스마트스토어나 플레이스로 이동해 자세한 정보를 확인하고 바로 제품을 구매하거나 방문 예약을 진행할 수 있다. 네이버 클립에는 현재 장소, 쇼핑, 블로그, 뉴스 4가지 종류의 정보 스티커가 제공되며 더 확대될 예정이다. 2020년부터 네이버 블로그에 있던 숏폼 서비스인 ‘모먼트’는 클립에 통합했다. 불필요한 혼란을 없애고 관련 기능을 통폐합해 이용하기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올해 네이버는 블로그, 네이버TV, 나우 등 콘텐츠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창작자들을 대상으로 숏폼 콘텐츠 제작 경험을 확산하고 클립 서비스를 활성화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다음달부터는 MZ세대의 관심도가 높은 주제를 중심으로 대규모 클립 챌린지를 진행한다. 클립에 처음 도전하는 초기 창작자와 장기간 챌린지에 참여한 창작자에게 각각 혜택을 제공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숏폼서비스 클립 전반에 대해 “새로운 클립을 통해 창작자에게는 편리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시청자에게는 새로운 관심사와 취향을 발견할 수 있도록 해 쇼핑, 예약, 검색 등 새로운 사용성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올해 대규모 클립 챌린지를 통해 네이버 창작가 생태계를 확장하고 버티컬 서비스를 연결하는 클립만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크리에이터들과의 수익배분에 대해서 “네이버는 클립 크리에이터를 선발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이들에게 활동비를 지급하고 우수 창작자에 리워드를 지급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광고가 들어가는 모델도 고려해 올해 안에 창작자의 기여에 따라 수익으로 돌려주는 모델을 가져가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숏폼 콘텐츠의 경우에는 숏폼 그 자체로 수익화에 나서는 장치라기보다는 해당 플랫폼의 메인 서비스로의 연결과 호환성이 매우 중요하다”며 “유튜브의 경우에는 롱폼 영상이 메인이고, 인스타그램 릴스 역시 인플루언서의 피드로 연동되는 기능이 핵심이 되는 상황에서 네이버 등 플랫폼도 숏폼을 통해 앱 내 주요 서비스에 가닿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네이버의 경우에는 다양한 블로그, 쇼핑, 플레이스 등 앱 내 기능 등과 연동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숏폼이 겉으로 보기엔 유사해 보이지만 유튜브나 인스타그램과 각각 가는 길은 조금씩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콘텐츠의 질뿐 아니라 후속 방향성에 대해 전하기도 했다. 그는 “네이버에 이어 카카오가 숏폼 시장에 뛰어든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상황이라고 보여진다”며 “그안에서 콘텐츠의 다양성이나 퀄리티의 문제, 크리에이터 유치의 문제, 또 콘텐츠를 통해 연동될 메인 콘텐츠나 수익모델, 코어가 부재하다면 아무리 좋은 숏폼도 무용지물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