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에서 4번째)과 유통군 계열사 PB 담당자들이 렛츠샘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롯데월드타워에서 김상현 롯데 유통군 총괄대표 부회장(왼쪽에서 4번째)과 유통군 계열사 PB 담당자들이 렛츠샘물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롯데쇼핑]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유통업계사가 사내소통을 강화하고 임직원간 의견개진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한다. 유통업계 주요 고객으로 떠오른 MZ세대 아이디어를 열린 자세에서 받아들이겠다는 의도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 현대, 신세계 등은 최근 기업문화를 바꾸기 위한 소통채널 강화에 힘을 주고 있다.

◇‘탑다운’ 벗어나려는 유통가

롯데쇼핑은 김상현 부회장이 직접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답하는 ‘Let's 샘물’이라는 임직원 소통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렛츠샘물’은 김 부회장의 취임 초기인 2022년 3월부터 김 부회장의 영어 이름(샘, Sam)에서 착안해 ‘샘에게 물어보세요’라는 의미를 담아 진행하는 유통군 계열사 임직원 소통 프로그램이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김 부회장과 임직원간 자유로운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열린 51번째 ‘렛츠샘물’은 롯데마트∙슈퍼의 PB ‘오늘좋은’과 ‘요리하다’ 담당자를 비롯해, 롯데백화점, 롯데온,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PB 담당자들이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직무∙테마별 24번의 ‘렛츠샘물’을 통해 300여 명의 임직원이 참여했다. 지난해 3월에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을 앞두고 베트남 현지 직원들과도 직접 소통하며 오픈 막바지 준비 중인 직원들을 격려했다.

‘렛츠샘물’에서 규모가 확대된 ‘타운홀 미팅’을 통해서 임직원들과의 소통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 ‘타운홀 미팅’은 유통군 11개 계열사에서 사업에 대한 비전과 전략 등을 정기적으로 공유하는 자리다. 계열사별로 7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경우 온라인으로 참여한 임직원들까지 더해 총 1300여명이 함께 참여하는 등 참여도와 만족도 높다. 

회사 측은 “상호간의 다양한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조직 문화 형성에 기여하고 있으며, 부회장부터 사원까지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유연한 기업문화를 만드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은 ‘리버스 멘토링’ 제도를 도입했다. 이달 취임한 정지영 사장이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이 제도는 기존의 방식을 뒤집어 젊은 직원들이 임원을 대상으로 업무 현장 실무 경험을 전하는 ‘역발상 소통’이다.

정 사장은 MZ 직원들의 젊은 감각이 조직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따라 이같은 제도를 도입, 외부 전문가보다 현장을 더 잘 아는 직원들의 실무 경험을 전하기 위해 매달 해당 제도를 시행하는 한편 온라인으로 이를 실시간 중계하도록 했다.

정 사장은 고위급 임원 외에도 모든 직원에게 회사 비전과 회의 내용 등을 수시로 공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운영한 ’파트너 보드’를 올해도 운영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파트너 보드’는 대리급과 과장급으로 구성돼 매달 한 차례 회의를 열고 전국 매장을 돌면서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 외에도 타사 기업문화 담당자들과 소통하면서 타사 제도를 벤치마킹하고 자사에 도입하는 등 시도를 했다.

신세계는 해당 프로그램으로 부서별 이해도를 높이고 소통이 강화되는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MZ에게 힘 싣는다

현대백화점은 앞서서도 미래사업팀에 첫 스타트업 투자를 맡겨 업계 주목을 받았다. 미래사업팀은 평균 나이 30.8세로 MZ세대로만 구성된 젊은 조직이다. 

롯데의 대표적 캐릭터로 거듭난 ‘벨리곰’을 기획한 이들도 불과 2년차 신입 사원들로 알려졌다. 벨리곰은 MZ세대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끌며 굿즈 등 부가매출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렇듯 유통가는 젊은 세대 직원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편의점 업계의 이색 컬래버 역시 MZ세대 직원 아이디어로 시작된 것이 많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채널도 기존의 딱딱한 이미지나 고압적인 탑다운 방식을 벗어나 유연하고 개방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예전엔 보여주기식 소통문화를 강조했다면 최근엔 다르다. MZ세대 직원들은 수평적이고 개방적인 조직문화 내에서 정말 자유로운 목소리를 내고, 아이디어도 개진한다. 실제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른 MZ세대 고객 입장에서 불편한 점과 필요한 점을 얘기해 현장에 즉각 반영하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유통가 수장들이 임직원 소통을 강조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롯데 유통군 관계자는 “김상현 부회장 입장에선 임직원들과의 소통이야 말로 ‘고객중심경영’의 출발점이다. 각 계열사 임직원들이 고객과의 가장 가까운 접점에 있기 때문에 이들과의 소통을 통해 고객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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