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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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투데이 이세정 기자] 가맹점 수수료 인하, 자금 조달 비용 상승으로 실적개선이 어려운 카드업계가 해외여행에 특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며 반등을 꾀하고 있다.

해외결제 시장 점유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무료‧실시간 환전 등 초기 서비스만으로는 이용자를 유인할 요소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회사 계열 카드사는 각 계열사의 인프라와 노하우를 접목한 협업 상품을 출시·개발하고, 은행을 따로 두지 않은 곳은 결제 편의성을 내세우고 있다.

2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사는 포화하고 있는 해외결제 시장에서 차별화를 무기로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

해외결제 시장이 카드사의 주무대로 바뀐 이유는 엔데믹과 함께 해외여행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져서다. 해외결제 금액 또한 지속해서 증가했으며 불경기에도 꾸준한 결제액을 유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우리·하나·BC·NH농협카드)의 신용카드 및 직불·체크카드의 지난해 연간 누적 해외 이용금액은 16조9555억원으로 전년(12조479억원) 대비 40% 급증했다.

해외여행 특화 카드는 해외 결제·ATM 출금 수수료, 원화에서 외화로 환전 시 드는 수수료 무료 제공을 공통으로 제공했다. 차별점이 없어진 상황에 카드사는 신규 고객 유치, 기존 고객 유지를 위해 색다른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금융지주를 둔 계열사는 은행을 필두로 한 연계 효과를 노리고 있다. 각 사가 보유한 인프라를 활용하고, 상품·서비스 관련 노하우 등 협업을 통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혜택을 최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해외여행 특화 서비스 ‘트래블로그’로 해외여행 결제 시장에서 우위를 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대표 서비스로 내세우며 은행, 손해보험과 협업해 해외여행 특화 패키지를 구성했다.

지난 1월부터 하나은행 지역별 주요 거점 61개 점포에서 ‘하나 트래블로그 체크카드’ 즉시 발급을 지원하고, 2월부터는 전 영업점으로 확대했다. 하나손해보험과 여행자보험 등까지 연계하며 계열사 간 시너지를 노리고 있다. 또 과거 외환 전문 은행의 경험을 살려 환전 서비스를 지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오는 4월 중 무료 환전 통화를 41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하나카드 관계자는 “패키지 방식의 해외상품을 제공하며 시너지를 보고 있다”면서 “자사 계열사 하나손해보험의 여행자 보험 판매량도 늘어났고, 외화 취급액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도 유사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쏠(SOL)트래블 체크카드’는 신한은행과 협업해 출시했다. 미 달러와 유로에 대해 카드와 연계된 신한은행 전용 외화계좌에 넣어두면 각각 연 2%, 1.5% 이자를 제공한다.

오는 4월부터 신한은행의 ‘신한 쏠(SOL)트래블 외화예금’의 약관을 개정해 부족한 금액을 자동으로 충전하는 서비스도 탑재할 계획이다.

간편한 결제 방식의 이점을 극대화한 카드사도 있다.

현대카드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애플페이를 도입했다.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은 대부분 MST 방식의 결제만 지원했지만, 해외는 애플페이의 결제 방식인 NFC가 보편화돼 있다. 

해외 어디서나 간편한 결제가 가능해 여행객 선호도도 높다. 지난해 현대카드 전체결제금액의 9%가 해외에서 결제됐다. 현대카드는 이전부터 해외사와 제휴해 전략적으로 사업자표시카드(PLCC)를 출시해 온 바 있다.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 현대카드의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국세 및 지방세 포함)은 126조7547억원으로 전년(113조9693억원) 대비 11.2% 증가했다. 이 중 개인 신용카드 회원이 지난해 12월 누적 기준 해외에서 일시불로 결제한 금액은 2조5276억원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지난해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많아지며 해외 온·오프라인 신용 판매 이용 실적도 늘었다”면서 “특히, 현대카드는 프리미엄 해외여행 관련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 아멕스 카드와 강력한 마일리지 적립 혜택을 제공하는 대한항공 카드가 큰 사랑을 받았고, 애플페이가 해외에서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으며 높은 해외 신용판매 성장의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한편 지급결제망 사업을 영위하는 BC카드는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있다.

BC카드는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해외 관광객을 노리고 간편 QR결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외국인 관광객이 실물카드를 구매하지 않고도 앱을 통해 간편결제가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트립패스 카드’ 및 ‘트립패스 QR결제 서비스’와 지난 1월 금융 산업 정보 시스템 센터(FISC), 대만 은행연합회와 제휴해 대만 로컬QR인 ‘TWQR’ 지원 등이 있다.

BC카드는 해외 공통인 EMV 규격의 QR결제 서비스를 2018년부터 제공해왔다. 트립패스 카드와 트립패스 앱 QR결제 서비스 출시에도 BC카드의 지급결제 프로세싱 인프라가 뒷받침됐다.

BC카드 관계자는 “‘BC바로 알뜰교통플러스’와 같은 해외여행에 특화된 카드도 있지만 결제망 사업자의 강점을 살려 대만은행과 제휴를 진행했다”면서 “앞으로도 제휴처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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