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D현대중공업]
[사진=HD현대중공업]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슈퍼 주총시즌을 맞아 조선업계 빅3가 잇달아 주총을 열고 새 청사진과 더불어 신사업에 대해 문을 활짝 열었다. 특히 업계는 선박 건조 수주에 연연하기보다 수익 선박 수주에 집중하며 신사업을 통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올해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외교·통상 영향력 확대를 모색한다.

김 전 안보실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외교통상부 제2차관을 지내고 윤석열 정부의 초대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역임했다가 지난해 3월 사퇴했다. 현재 고려대학교 국제대학원 교수에 재직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 측은 김 전 실장 영입에 대해 “전체 매출의 약 90%가 해외에서 이뤄지고 각국 보호무역 기조가 점차 강화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김 후보자가 가진 외교·통상 분야의 풍부한 지식과 경험은 회사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주요 계열사인 HD현대중공업이 국가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부정당 업체 지정은 면했지만 여전히 보안감점으로 인해 특수선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특수선 사업을 수출사업으로 전환하는 데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라는 분석을 놓고 있다.

◇ HD 통합된 브랜드 완성···해양 모빌리티 선도에 주력

이와 더불어 HD한국조선해양은 계열사 중 아직 기존 사명을 사용하는 조선소에 대해 브랜드 통일화를 완료한다.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5일 각각 주주총회를 통해 HD를 사명에 추가한 새로운 사명으로 변경된다.

현대미포조선은 HD현대미포로 영문으로는 ‘HD HYUNDAI MIPO CO., LTD.’를 사용하기로 했다. 현대삼호중공업도 HD현대삼호로 바뀐다. 영문으로 ‘HD HYUNDAI SAMHO CO., LTD.’로 약호는 ‘HSHI’로 결정됐다.

HD현대는 통합 브랜드를 구축해 그룹 차원의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시너지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조선부문 계열사명 변경이 완료되면서 HD현대는 기존 그룹 명칭 교체의 목표와 같이 올해 역시 해양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역량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HD한국조선해양은 1분기가 채 끝나지 않았지만 연간 수주 목표액 135억달러 중 65%를 채운 상태다. 또 이번 주총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중개, 매매, 공급업, 발전업, 설비 임대, 기타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 목적 추가를 추진 중이다.

1분기 수주목표의 39%를 채운 삼성중공업 역시 주총에서 수익성 강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최성안 삼성중공업 부회장은 지난 21일 삼성중공업 판교 R&D센터에서 정기 주총을 통해 실적을 16.9% 상향한 수주 97억달러, 매출 9조7000억원, 영업이익 4000억원을 제시했다.

최 부회장은 “획기적 자동화로 조선업의 패러다임 혁신을 선도할 것”이라며 “로봇 중심의 무인·자동화로 24시간 운영이 가능한 미래형 조선소의 기분을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기 위해 핵심 기술의 내재화에 전력을 다하고 차별화된 퍼스트무버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가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이전 주총에서 선박연료공급업과 선박용 천연가스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정관변경 안건을 가결했다. 이에 삼성중공업은 국내 조선사 최초로 LNG 버커링 사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이미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말 LNG 벙커링을 위해 다목적 바지선 ‘그린 누리’를 건조했고 최근 LNG 벙커링 관련 사업 권한도 획득했다.

특히 그린누리호는 다목적 바지선으로 LNG벙커링, 냉각 테스트, 가스 트라이얼 등이 가능하다. 더욱이 삼성중공업이 단독 개발한 LNG탱크인 KC-2C를 최초로 탑재해 LNG시험 설비를 통해 무결성과 안전성을 검증받았다. 그린 누리호는 올해 54척, 2025년 20척의 건조 선박을 대상으로 LNG벙커링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더불어 삼성중공업 역시 관직 출신 인물을 이사진으로 영입했다. 삼성중공업은 윤상직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사외이사 및 감사로 신규 선임했다.

윤 사외이사는 박근혜 정부 시절 활약한 실물경제 전문가다. 지식경제부 1차관을 거쳐 2013년 장관에 올랐다. 이후 산업부 장관을 재임하며 최장수 산업부 장관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공직생활을 마친 윤 사외이사는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해 정친인으로 새롭게 출발했고 현재까지 법무법인 율촌 고문으로 활동 중이다.

삼성중공업 측은 이에 대해 “윤 전 장관은 지식경제부 제1차관, 산업부 장관을 역임한 에너지 산업정책 전문가이자 법학 박사 학위 취득, 국회의원 활동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했다”며 “다양한 경험과 식견은 회사의 정책수립 및 의사결정 과정에서 발전적인 방향을 제시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삼성중공업의 행보에 대해 조선업이 본격적인 수익 궤도에 오른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를 통해 경영 추진력을 더한다는 복안으로 보고 있다.

◇ 삼성重·한화오션 신사업으로 미래 성장 동력 발굴

한화오션도 사명을 변경한 이후 첫 주총을 열고 방산과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야드 등을 올해 경영의 4대 축으로 제시했다.

권혁웅 환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21일 오전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오션플라자에서 열린 제24기 주주총회에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하겠다”며 “조선업의 본질적인 경쟁력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전세계가 직면한 안보와 기후 위기에 해결책을 제시하는 글로벌 혁신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구체적인 경영 전략으로 △해외 생산거점 및 무인 첨단함정 기술 확보를 통한 초격차 방산 인프라 구축 △친환경 디지털 선박 개발을 통한 미래 조선 시장 주도권 확보 △해양 신재생에너지 가치사슬 육성 △스마트 야드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내걸었다.

이에 맞춰 한화오션은 신사업 추진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정관변경을 통해 기존 사업 목적에 발전기 및 터빈·발전소 소유·운영, 전기설계·공사 및 전기통신공사업, 에너지 관련 발전·전력의 판매 등을 사업목적으로 추가했다.

업계는 이번 사업목적 추가에 대해 한화오션이 해상풍력 등 에너지 발전 사업 확장을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미 한화오션은 지난해 하반기 유상증자에서 해상풍력 토털 솔루션 투자를 기존 2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렸다.

실제 한화오션은 중장기 사업 전략을 통해 글로벌 해상 풍력 시장 진출을 선언하며 해상 풍력을 통해 생산한 그린 수소를 직접 제작한 운반선으로 운송까지 하는 밸류체인을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 빅3가 제2의 호황기를 맞았지만 과거 선박 수주에 집중하다 암흑기가 도래했던 점을 감안해 다양한 신사업 확대를 통해 기본 사업과의 시너지를 찾고 다변화를 통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조선 빅3를 중심으로 K조선은 고수익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올해 들어 국내 조선사들은 컨테이너선을 단 한 척도 수주하지 않았다. 컨선은 다른 선박보다 선체가 길고 최근 조선 3사 총 상선수주잔량이 700척을 넘길 정도로 도크가 꽉 찼다”면서 “도크의 효율화 등을 위해 친환경 선박으로 분류되던 메탄올 추진 컨선 수주도 고민하고 있다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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