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카 내 성능기록부 정보 캡처. [사진=엔카닷컴]
엔카 내 성능기록부 정보 캡처. [사진=엔카닷컴]

#. 30대 회사원 A씨는 최근 중고차 구매를 위해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닷컴(이하 엔카) 앱을 이용했다. 실제로 차를 볼 수 없지만, 홈페이지에 올라온 실제 사진과 성능점검, 보험이력 등 정보를 꼼꼼히 확인했다. 플랫폼에서 기본적인 검증 후 올라온 매물인 만큼 믿을만하다는 판단에 거래를 진행했지만, 구매 이후 이상 없다는 성능점검 표기와 달리 오일 누수 등 문제가 발생했다. A씨는 곧장 엔카 측에 항의했으나 “사이트 내 차량 상품정보는 판매자(딜러)가 직접 기입하는 사항”이라며 “구매 전 성능점검기록부 원본 문서를 받아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는 안내를 받았을 뿐, 별다른 보상이나 해결책은 듣지 못했다. A씨는 “문제가 발생하니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느낌이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중고차 거래 플랫폼 엔카의 거래매물 정보 관리와 사후 대응 등이 도마 위에 올랐다. 엔카는 연간 약 120만대의 중고차 차량이 거래되는 등 국내서 가장 규모 있는 중고차 거래 이커머스로 운영되고 있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차량 정보의 정확성 및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카에선 매물을 클릭하면 기본적으로 △성능점검 △보험이력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정리해 공개하고 있다. 여기에 엔카진단 마스터가 사고‧옵션 유무 등급을 직접 점검해 내놓는 △엔카진단 제도와 △가입하면 6개월/1만㎞까지 160개 항목에 대해 보증수리 서비스를 해주는 △엔카보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이와 더불어 과거 보험, 정비‧수리, 소유자 변경 등 주요 이력을 공개하는 ‘차량 이력 정보’ 서비스도 론칭해 소비자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고 엔카는 밝혔다.

문제는 일부 정보의 경우 판매자가 엔카 공식홈페이지에 직접 기입하는 구조라는 점이다. 특히 성능점검 등은 거래매물의 가장 기본적이고 정확히 제공해야 하는 정보임에도 불구, 일반 판매자가 성능점검 원본을 보고 옮겨 입력하는 단순한 방식이다. 실수로 정보를 잘못 입력하거나, 고의로 허위 정보를 적어도 별다른 확인절차 없이 그대로 홈페이지에 노출된다.

이에 따른 정보 오류 문제가 잦아지자 엔카 측은 ‘클린엔카’ 팀을 꾸려 모니터링을 통해 허위매물 의심 차량을 검수하고, 허위매물 등록자 등은 사이트 이용정지 등의 제재를 하고 있으나, 수많은 매물을 실시간 관리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엔카와는 달리 케이카 등 일부 플랫폼은 성능‧상태 점검기록부 원본을 사이트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어, 기입 오류로 인한 거래 사고를 차단하고 있다.

엔카 성능기록부 관련 안내 . [사진=엔카닷컴]
엔카 성능기록부 관련 안내 . [사진=엔카닷컴]

이에 대해 엔카 측은 “등록되는 매물은 모니터링을 통해 문제 매물을 철저히 확인하고, 해당 문제 발생 시 판매자의 엔카 이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엔카가 직접 성능점검하고 진단 및 검수하는 차량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고객들이 정확한 중고차 상태 정보를 알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실거래 대수는 236만3327대로, 전년(231만6132대) 대비 2% 늘어났다. 중고차 거래 대수는 지난 2020년 251만대, 2021년 246만대로 감소세를 보였으나, 현대차‧기아 중고차 시장 진출 등 이슈와 시장 이미지 쇄신 등에 힘입어 소폭 오른 것으로 보인다. 중고차 거래가격도 점차 오르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중고차 월평균 거래가격은 1600만원 수준으로, 같은해 1월 1380만원과 비교해 15.9% 상승했다. 월간 중고차 평균가격이 1600만원대를 기록한 것은 1999년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시장은 대표적인 레몬마켓으로, 소비자의 신뢰가 부족할 수 있어 정확한 정보 관리는 철칙”이라며 “거래 건수가 점점 늘고, 중고차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대형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조금 더 클린한 거래 환경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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