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타바스코 스콜피온 소스를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타바스코 스콜피온 소스를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장기간 이어지는 고물가 기조에 외식을 자제하고 집밥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나타나면서, 소스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특히 올해 소스 시장은 ‘매운 맛’이 선도하는 흐름으로, 식품업계도 앞다퉈 새로운 매운 맛을 선보이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간한 ‘소스류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소스류 생산액은 2016년 1조 6584억원에서 2020년 2조 296억원으로 22.4% 신장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약 3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가장 두드러지는 변화는 매운 맛의 인기다. 맴부심(매운 맛을 잘 먹는 것에 대한 자부심)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만큼, 매운 음식에 열광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영향이다. 

◇타바스코 소스 대비 ‘10배’ 맵다 

먼저 오뚜기는 글로벌 핫소스 브랜드 타바스코(TABASCO)의 신제품 ‘타바스코 스콜피온 소스’를 국내서 선보였다. 1868년 미국에서 탄생한 타바스코 소스는 고추, 소금, 식초만을 이용해 만드는 소스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뚜기가 1987년부터 공식 수입해 왔다. 

새롭게 선보인 소스는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중 하나인 스콜피온 고추를 듬뿍 넣어 화끈한 매운맛을 살린 제품으로,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와디즈’를 통해 단독 공개돼 펀딩 목표액을 크게 넘어서며 큰 호응을 얻었다. 

매운맛을 측정하는 척도인 스코빌 지수는 최대 3만3000SHU에 달한다. 기존 타바스코 핫소스 대비 약 10배 높은 수치다. 균형 잡힌 매운맛을 내기 위해 파인애플과 구아바 파우더로 산뜻함을 더했으며, 각종 보존료, 첨가제, 인공색소 등을 넣지 않고 100% 비건 레시피를 적용한 점이 특징이다.  

오뚜기 관계자는 “집밥 트렌드 확산에 따른 소스 시장의 성장과 매운 맛 열풍이 맞물리면서 매운 소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도 더욱 다양해지는 추세”라며 “앞으로도 변화하는 식문화 트렌드에 따라 소스류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불닭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삼양식품이 불닭 라인업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사진=삼양식품]

◇불닭, 매운 맛을 선도하다

매운 맛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삼양식품은 불닭을 내세워 소스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글로벌 인기에서 멈추지 않고, 소스까지 그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삼양식품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매출 1조 1929억원, 영업이익 1475억원을 내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불닭볶음면의 꾸준한 인기에 해외 매출이 전년 대비 34% 증가한 809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8%까지 올랐다. 

해외 사업 성장세는 미주시장이 주효했다. 월마트, 코스트코 등 주류 마켓 입점에 힘입어 삼양아메리카는 전년 대비 154% 증가한 1억 2200만 달러의 매출을 달성했다. 수출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도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통해 전년 대비 76% 상승한 12억 위안의 매출을 실현했다. 

삼양식품이 꾸준히 라인업을 확장해 온 소스 사업도 성장세다. 지난해 소스부문 수출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61억원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불닭소스는 40여개국서 판매되는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지난 2018년 불닭소스를 정식 출시한 뒤 불닭마요, 까르보불닭, 핵붉닭소스 등 총 8개의 제품을 선보여왔다. 특히 미국 전용으로는 불닭스리라차 소스를 출시한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올해는 수출 시장 다변화와 소스, 냉동식품 등 수출 품목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팔도 ‘틈새소스’. [사진=팔도]
팔도 ‘틈새소스’. [사진=팔도]

◇팔도, 매운맛 조미료 ‘틈새소스’

팔도는 틈새라면의 연장선으로 틈새소스 2종을 선보이고 있다. 틈새소스는 매운맛과 바비큐 소스의 달콤한 맛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제품으로 그릴드풍미베이스를 활용해 바비큐 특유의 풍미를 구현했다. 틈새소스 핫소스는 서양 핫소스를 모티브로, 토마토베이스와 사과농축과즙을 사용해 과일의 상큼함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팔도만의 매운맛 레시피를 라면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뉴에서도 즐기고 싶다는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기획했다는 게 사 측의 설명이다. 매운맛을 나타내는 지표인 스코빌지수는 각각 6500SHU와 4500SHU다.

이러한 틈새소스는 최근에는 외식업체 스쿨푸드와 메뉴 협업에서 활용되기도 했다. 스쿨푸드가 이달 팔도와 협업한 틈새 시리즈 한정 메뉴 2종 △틈새 모짜렐라 스팸 계란 마리 △틈새 까르보나라 파스타 떡볶이를 출시한 것이다. 기존 메뉴에 틈새소스를 첨가해 더 매운 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한편 업계 안팎에선 매운 맛이 인기를 얻고 있는 데에는 경기 불황의 영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 성분이 아드레날린과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해 일시적인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매운 음식을 먹고 SNS에 인증을 남기는 젊은 세대 사이의 트렌드 또한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매운 음식은 음식의 색깔을 비롯해 그 음식을 먹는 모습까지 짧고 굵게 매력적인 콘텐츠가 될 수 있다”며 “새로운 매운 맛에 대한 수요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식품업계도 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매운 소스를 선보이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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