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Q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 호안끼엠 박당에 오픈한 BBQ 박당점. [사진=제너시스BBQ 그룹]
BBQ가 베트남 수도 하노이 호안끼엠 박당에 오픈한 BBQ 박당점. [사진=제너시스BBQ 그룹]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치킨업계가 동남아 지역을 주요 거점으로 삼고 해외진출을 가속화한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아 진입장벽이 낮고, 현지화가 비교적 수월하다는 이유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치킨 프랜차이즈인 bhc, BBQ, 교촌 등은 최근 잇따라 동남아 지역에 매장을 오픈하고 현지 공략에 나섰다. 치킨 프랜차이즈들은 해외 사업 확장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한발빠른 BBQ, 베트남·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진격

해외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BBQ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경쟁업체보다 한 발 빨리 해외 확장을 시작해 지난해부터는 베트남을 중심으로 동남아를 집중 공략하고 있다.

지난 6일 오픈한 BBQ 박당점은 베트남 수도 하노이 시내 최대 관광지인 호안끼엠에 위치해 있다. 하노이 시민들의 휴식처이자 관광 명소로 꼽히는 호안끼엠 호수 주변으로, 각종 음식점과 상점들이 있어 유동 인구와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매장 인근에 주택지역과 대형 오피스 빌딩이 공존해 있어 내점 고객은 물론 방문이나 포장 고객 수요도 흡수할 수 있다. 

매장에서는 황금올리브 치킨, 양념치킨 등을 비롯한 치킨 메뉴와 김치볶음밥, 순두부찌개 등 한식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BBQ는 지난해 베트남 수도 하노이, 대표 관광지 다낭 등 주요 상권에 매장을 추가 오픈하며 신규 출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BBQ는 2조에 달하는 베트남 배달 시장을 겨냥해 2월 하노이에 동남아 첫 배달∙포장 전문 매장 'BBQ 가드니아점'을 오픈했으며, 더 앞서서는 지난해 12월에는 'BBQ 부팜함점'을 열었다.

특히 BBQ 가드니아점은 BBQ가 동남아에서는 처음으로 베트남에 선보인 배달∙포장 전문 BSK(BBQ Smart Kitchen) 매장이다. BBQ는 베트남에 배달 문화가 빠르게 정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같은 결정을 했다.

오토바이 보유율이 인구 1000명당 700대(70%)에 달하는 베트남 시장은 향후 음식 포장과 배달 문화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BBQ는 이런 베트남 배달 시장 확대 전망에 따라 전략적 상권 분석을 통해 동남아 BSK 타입의 매장을 가드니아 아파트 단지에 오픈했다.

BBQ 관계자는 "베트남에 매장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최근 베트남 사람들에게 BBQ치킨이 매우 핫한 외식 메뉴로 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인구는 현재 약 1억명이고 평균 연령이 30대 초반으로 향후에도 추가적인 소비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큰 국가"라며 "베트남을 핵심 거점으로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전했다. BBQ는 동남아에서만 100여개 매장을 운영해 현지화에도 성공한 치킨 프랜차이즈로 꼽힌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3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진출 후 꾸준히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확장한 결과, 현재 말레이시아 34곳, 인도네시아 10곳, 태국 5곳, 대만 3곳 등 총 5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교촌에프앤비]
교촌치킨은 지난 2013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진출 후 꾸준히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확장한 결과, 현재 말레이시아 34곳, 인도네시아 10곳, 태국 5곳, 대만 3곳 등 총 5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사진=교촌에프앤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협력으로 BBQ 추격하는 경쟁사

교촌치킨과 bhc치킨은 현지 F&B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 협약 형태로 동남아를 공략 중이다.

교촌치킨은 지난 2013년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진출 후 꾸준히 동남아 시장 영향력을 확장한 결과, 현재 말레이시아 34곳, 인도네시아 10곳, 태국 5곳, 대만 3곳 등 총 52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교촌치킨 역시 현지화한 메뉴 출시는 물론 ‘치밥’, ‘치면’ 등 국내 치킨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대만 3호점 오픈의 경우 현지 고객의 열띤 성원에 힘입어 오픈됐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다. 지난해 8월 대만 식음료 그룹인 라카파 인터내셔널 그룹의 킹자 인터내셔널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통해 1호점의 문을 연 교촌은 강력한 브랜드력과 현지 문화를 반영한 1인 세트와 같은 메뉴 구성 등으로 큰 호응을 끌고 있다.

bhc치킨은 지난 1월 방콕에 태국 1호점인 ‘bhc 센트럴월드점’을 오픈했다. 치킨 빅3 중에선 해외 진출 속도가 더디지만, 대형 매장 오픈 및 메뉴 현지화 등으로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평가다.

메뉴 구성에서도 태국 시장 공략을 위한 차별화 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 K치킨의 맛과 분위기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bhc치킨의 시그니처 메뉴는 물론 연골, 껍질 등 닭 특수부위를 활용한 △뿌링클 치킨 스킨(Skin) △뿌링클 치킨 조인트(Joint)와 같은 태국 현지 특화메뉴를 선보였다. 여기에 K푸드에 대한 현지의 관심을 반영해 떡볶이와 같이 치킨과 어울리는 한식메뉴를 함께 출시했다.

bhc치킨 관계자는 “태국 진출을 기점으로 동남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견고히 할 것”이라며 “K치킨의 인기와 명성이 계속될 수 있도록 동남아뿐만 아니라 지난해 진출한 북미 지역에서도 시장을 본격 확대, 명실상부 글로벌 최대 외식기업으로 나아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bhc치킨은 2018년 동남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베드로 홍콩점을 오픈한 데 이어 현지 기업과의 마스터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싱가포르 3개점, 말레이시아 6개점을 오픈한 바 있다. 태국 1호점은 동남아 내 11번째 매장이다.

bhc치킨 태국1호점 'bhc 센트럴월드점’. [사진=bhc그룹]
bhc치킨 태국1호점 'bhc 센트럴월드점’. [사진=bhc그룹]

◇한류에 익숙한 동남아, K치킨 진입장벽 낮아

치킨업계가 동남아를 공략하는 이유는 진입장벽이 낮기 때문이다.

한 치킨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닭이라는 식재료에 거부감이 없다. 따라서 치킨업계가 진출하기 매우 좋은 시장”이라며 “베트남의 경우엔 배달 문화가 정착하기 좋은 환경이어서 BBQ 등이 적극 공략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 조사업체 모멘텀웍스의 '동남아 음식 배달 활동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베트남 플랫폼 내 음식 배달 주문 규모는 14억 달러(약 1조9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30%가 증가한 수치로, 베트남 음식 배달 시장은 코로나 이후 매년 급격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류에 익숙한 것도 치킨 프랜차이즈가 동남아 진출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K팝과 K드라마 등 K콘텐츠가 이미 오래 전부터 진출해 있어 현지에서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에 K푸드의 정착 역시 용이하다는 것이다.

다른 치킨업계 관계자는 “한류가 미리 터놓은 동남아 진출 길에 치킨도 합류하는 셈”이라며 “드라마 등을 통해 한국의 식문화가 익숙한 현지인들에겐 ‘호기심에 먹어보고 중독되는’ K푸드를 알리기 매우 좋다. 동남아 지역엔 K푸드에 대한 수요도 많아 향후에도 동남아 시장 공략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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