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내정자가 오는 21일 정기 주주총회 선임철자를 통해 본격적 항해에 돌입한다. 특히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던 국민연금이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이하 수탁위)를 통해 ‘찬성’으로 선회하면서 회장 선임에는 큰 이변이 없다는 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에 장 내정자가 주총 후 취임식을 갖고 내놓는 새 청사진에 어떤 묘책이 담겨 있을 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오는 21일 서울 삼성동 포스코센터에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해 장인화 신임 회장 내정자에 대한 선임 절차에 돌입힌다.

특히 국민연금이 장 내정자 선임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만큼 회장 선임에 청신호를 켜고 있다. 이에 따라 장 내정자는 주총에서 선임 절차를 완료한 이후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회장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장 내정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새로운 미래 비전과 경영철학 등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를 통해 “아직 주총 선임 절차가 남아 있어 이후 취임식과 함께 미래 경영 구상 등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부 내용은 주총 이후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문턱 넘은 신임 회장···철강·신사업 큰그림 주목

장 신임 회장 내정자는 업계로부터 ‘화려한 컴백’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2021년 포스코 사장에서 물러난 이후 고문으로 재작하던 중 신임 회장 후보에 최종 선정돼 다시 현직으로 복귀하게 됐다. 특히 최종 후보자 선정 막판까지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과의 치열한 경합을 펼쳤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CEO후보추천위원회는 과감한 경영 스타일의 권 전 부회장 대신 사업의 균형감을 갖출 수 있는 장 내정자를 선택했다. 후추위는 본업인 철강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아차전지소재사업도 안정감있게 추진할 인물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여기에 ‘정통 포스코맨’이라는 타이틀도 유리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 내정자가 재수 끝에 사실상 회장직에 오르게 되면서 향후 어떤 청사진을 내놓을 지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업계는 장 내정자가 포스코그룹의 새판짜기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는 포스코 철강 부문장(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했으며 성장투자부문 신사업실장(상무), 재무투자본부 신사업관리실장(전무) 등을 거친 만큼 본업인 철강과 신사업인 이차전지소재 모두 높은 이해도를 갖고 있다.

이에 조직의 안정을 도모하면서도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울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히는 이유다.

먼저 장 내정자는 철강 부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친환경 고부가가치 미래 제품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글로벌 경쟁사 보다 다소 늦은 그린철강(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철강 제조 공정에서 화석 연료를 쓰지 않은 제품) 전환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게 업계 얘기다. 포스코는 오는 2027년까지 연산 30만톤 규모의 수소환원철(하이렉스·HyREX) 시험설비를 준공하고 기술을 검증한다는 방침이지만 다소 늦은 상황이다.

더욱이 지난해 국내외 건설업 부진 등 수요산업이 부진에 빠지면서 철강재 판매도 급감해 실적개선을 해야 하는 선제적 과제가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77조1270억원, 영업이익 3조531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각각 10.06%, 20.58% 줄었다. 전체 매출에서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철강부문의 실적 악화가 더 두드러져졌다.

포스코그룹은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완성하고 탄소중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포항제철소는 하이렉스 실증 플랜트 건설과 상저취전로, 저탄소 원료 HBI 사용 확대 등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브릿지 기술 개발에, 광양제철소는 오는 2026년부터 전기로를 본격 가동해 저탄소 고급강 생산 체제를 구축할 계획을 수립한 상황이다.

하지만 장 내정자가 회장 직무를 수행하면서 이러한 계획을 더욱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정우 회장이 재임시기에 적극 추진해온 이차전지소재 사업 역시 장 내정자가 바통을 이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간 회장 교체 시기를 앞두고 세간에는 신사업 전략 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차전지소재 사업이 규모를 갖춰가고 있지만 아직 그룹 매출 비중 등을 고려했을 때 지속되기 힘들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열린 ‘인터배터리 2024’를 통해 장 내정자 체제에서도 이차전지소재 사업 투자에 속도 조절 없는 기준 신사업 전략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 시켰다.

김준형 친환경미래소재총괄은 “그룹이 현재까지 수립한 2030 이차전지소재 사업 전략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며 “포스코가 개발한 고유기술을 바탕으로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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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내외적 변수에 정치적 해법도 필요····각국 무역장벽 대응 변수

이 외에도 글로벌 무역장벽이 강화되는 등 대외적 변수에 대한 대응도 장인화 호의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11월 대선결과에 따라 북미 수출에 변수가 확산될 수 있다. 이미 국내 철강업계는 쿼터제를 적용받고 있어 쉽사리 수출물량을 늘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가 재집권에 성공할 경우 외국산 철강재에 대한 고관세가 예상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EU의 탄소국경조정제 적용도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여기에 현 정권과의 관계성 회복도 해결과제다. 최정우 전 회장의 경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전 정부 사람으로 낙인찍히며 단 한번도 윤 대통령의 국빈방문에 초대받지 못했다. 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최근까지 국민연금이 최종 후보 선정 과정을 놓고 불쾌감을 드러낸 바 있어 회장 취임 이후도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장 내정자가 회장으로 선임되는 과정이 순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하면서도 “정치권에서 막판에 찬성으로 돌아선 만큼 향후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할 경우 빠르게 관계 회복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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