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 본점.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롯데면세점이 지난해 면세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인천국제공항점 철수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전략을 잘 세워 대처했다는 평가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국내점 매출 기준 4조 2939억원으로 매출 1위에 올랐다. 이어 신라면세점이 3조 5383억원으로 2위, 신세계면세점이 3조 1623억원으로 3위에 올랐다.

◇인천공항점 철수로 위기 거론됐던 롯데면세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 후 신라면세점에 1위 자리를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론에 휩싸였다.

실제 지난해 3분기 실적에서 ‘부동의 1위’ 롯데면세점은 신라면세점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실적은 나란히 하락했지만 롯데면세점의 낙폭이 더 컸다.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에서 철수한 직후 ‘만년 2위’ 신라면세점이 곧 업계 1위를 탈환할 수 있다는 업계 전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업계에선 롯데면세점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철수가 1위 자리를 내준 이유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5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 이후 양사 입장이 뒤바뀌었다는 분석이다.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5월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 화장품·향수·주류·담배 사업권(DF1 구역)과 부티크·패션·액세서리 사업권(DF3 구역)을 차지한 반면, 롯데면세점은 철수를 결정했다. 

롯데면세점이 22년간 지켜왔던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를 두고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있었다. 롯데면세점은 일반사업권 기업 중 가장 낮은 입찰가를 제시해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탈락할 것을 염두에 두고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보인다. 22년 만에 인천공항에서 철수하는 만큼 많은 고심을 했을 것”이라며 “롯데가 상징성인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는 대신 해외사업과 국내 시내면세점에 더 역량을 집중하면서 실익을 노리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은 지난 2015년에도 사업권을 따냈다가 사업기간 5년을 못 채우고 2년 만에 사업권을 반납했다. 인천공항 면세점이 수익성을 내기 매우 힘든 곳이라는 것을 가장 잘 알고 있기에 명예를 지키면서 적자행진을 하는 것보다 실리를 추구하려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면세점을 철수하면서 임대보증금 2400억원을 환급받았다.

당시 롯데면세점은 “내부적인 검토 결과 합리적 입찰 가격을 써낸 것”이라며 유찰을 염두한 입찰가를 써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인천공항 면세점 매출은 1% 수준이었다”며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가 매출 급감의 직접적 원인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롯데면세점이 그간 약 10% 수준의 매출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공항 면세점 철수는 분명 매출에 큰 타격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올해 들어 인천국제공항 출국자 수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찾은 쇼핑객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을 찾은 쇼핑객들. [사진=연합뉴스]

◇국내 면세점 집중, 해외 출점도 가속화

롯데면세점은 이같은 위기 상황에서 국내외 전략을 다변화했다. 시내 면세점에 집중해 내국인 고객 혜택을 강화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동시에 해외 출점도 지속한 것이다.

롯데면세점은 명동본점 고객라운지를 리뉴얼 오픈해 체험형 콘텐츠를 중심으로 변화를 줬다. MZ세대 여행 및 소비 패턴에 발맞춘 다양한 팝업스토어를 열고, 최근엔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를 기념하는 뉴에라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10월 선보인 LDF 하우스도 고객 경험에 있어 차별화를 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명동 메인 거리에 위치한 90평 규모 3층 건물인 LDF 하우스는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면서 면세 쇼핑의 새로운 페러다임을 제시하는 면세점 쇼룸으로 거듭났다.

해외 출점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1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점 19개 전 매장 운영을 공식화했고, 앞서 지난해 12월 호주 브리즈번 공항점 10년 사업권 재획득에도 성공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국내 면세업계 중 가장 많은 해외 6개 국가 14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향후 5년 내 해외 매출 비중을 30%대 이상까지 늘려 글로벌 트레블 리테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점 철수 후를 오히려 기회로 여기는 것 같다. 인천공항점 철수 후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시도하면서 유연한 이미지를 가져가고 있고, 패션과 여행업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해외 매장 수에서도 압도적인 차이가 있어 롯데면세점이 당분간 면세업계 1위 자리를 쉽게 내줄 것 같지 않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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