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징벌적 과세 바로 잡을 것...무모한 공시가 현실화 계획 폐지”

[이뉴스투데이 방은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19일 스물한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징벌적 과세를 확실히 바로 잡고,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문래예술공장에서 ‘도시혁신으로 만드는 새로운 한강의 기적’을 주제로 열린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원도심 재생, 거주 비용 절감, 품격있는 문화 융성을 통해 수도 서울을 혁명적으로 변화시켜 명실상부한 글로벌 톱도시로 만들 것”이라며 뉴빌리지 사업(약칭 뉴:빌사업)과 거주 비용 절감을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거주 비용 절감과 관련해서 “징벌적 과세부터 확실히 바로잡아 왔다”며 “앞으로 더 확실하게 잡겠다”고 했다.

이어 “과거 정부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집값이 오르자 이를 징벌적 과세로 수습하려 했다”며 “공시가격을 매년 인위적으로 상승시키는 소위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시행했는데, 곳곳에서 엄청난 부작용이 드러나고 국민의 고통만 커졌다”고 했다.

또한 “공시가격은 보유세뿐만 아니라 67개의 조세와 부담금과도 연계돼 있다”며 “지난 정부의 계획대로 2035년까지 공시가격을 시세의 90%까지 끌어올렸다면 재산세 부담은 시세 변화와 관계없이 추가로 61%가 증가하게 되고, 2억 원의 집을 보유하고 있다면 지역건강보험료는 3배까지 오르게 돼 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잘못된 부동산 정책이 국민의 거주비 부담을 급등시킬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민생을 악화시켜 왔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2020년 수준으로 일단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시세 대비 공시가격 비율)을 이미 되돌려놨다”고 밝혔다.

이어 “법을 개정할 수 없기 때문에 대통령시행령을 통해서 일단 한 것이고, 이것은 일시적인 조치고, 아직도 많은 국민께서 공시가격이 또 앞으로 오르게 되면 어떡하나 걱정하고 계신다”며 “법을 개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법 개정 전이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 수단을 통해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폐지와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국민께서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며 “시장을 왜곡하고 민생의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무리한 과세로 더 이상 국민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국민의 보유세 부담도 많이 덜어드렸다”며 “영등포구의 한 30평대 아파트는 2021년에 재산세와 종부세를 합한 보유세가 559만 원이었으나 우리 정부가 출범하고 2023년에는 328만 원으로, 약 220만 원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월세 거주 국민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년간 신축 중소형중택 10만 호를 공공이 매입 할 것”이라며 “저렴한 전월세로 우리 어려운 분들에게 공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해 “10만 호라고 한다면 분당 아파트 숫자보다 좀 많은 것”이라면서 “2만5000호는 주변 시세의 90%의 가격으로 무주택 중산층에게 임대하고, 7만5000호는 저소득층에 주변 시세보다 50~70%까지 저렴한 월세로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민간이 임대차 시장에서 공급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도록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의 활성화를 위해 임대료 규제를 완화하고 기금 융자와 세제 지원을 확대하겠다“면서 ”청년과 서민층에 대한 주거비 지원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작년부터 청년들에게 최대한 30만 원을 지원했던 전세 반환 보증 보험료를 올해부터 모든 연령으로 확대했다”며 “최대 월 20만 원을 보조해 주는 청년월세 지원사업도 보증금 5000만 원 이하에만 원래 해당이 됐었는데, 보증금 상한제를 폐지하고 지원 기간을 1년에서 2년으로 늘릴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저소득층 주거급여 지원 대상과 관련해 “정부가 출범할 때 134만 가구가 대상이었는데, 올해 145만 가구까지 늘렸다. 지원 금액도 2조7000억에서 3조4000억까지 확대했다”며 “서민들의 어려움을 더 덜어드릴 수 있도록 임기 내 150만 가구, 4조3000억 원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주거 부담 경감 정책과 함께 원도심을 대개조한 도시공간 혁신을 언급하면서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단독주택과 빌라촌 주민들도 높은 생활 수준을 누릴 수 있게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도시재생이라면서 펼쳐온 벽화 그리기, 화단 조성 같은 사업들이 주민의 삶에 실제 도움이 됐느냐”며 “이런 보여주기식 사업이 아니라 민생에 실제 도움이 되고, 민생을 살리는 방향으로 도시재생사업을 완전히 재편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로 10호에서 50호 규모의 노후화된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로운 타운하우스와 현대적인 빌라로 재정비’하는 뉴빌리지 사업(약칭 뉴:빌사업)을 거론하며 “노후주택 정비 자금을 저금리로 융자해 주고, 또 주차장, CCTV, 운동시설을 포함한 주민 공동시설 설치를 재정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부터 바로 시범사업 공모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에 착수하고 기존 예산을 효율적으로 재편해서 추가적인 재정 부담 없이 향후 10년간 이 사업에 10조를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밖에 “서울의 문화예술 인프라도 꼼꼼하게 다시 정비하겠다”며 “영등포구에서 문래동에 추진하는 예술의전당 사업과 서울시가 여의도공원에 추진하는 제2 세종문화회관 건립 사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신속한 투자 심사 진행 등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노후화된 공간은 신속하게 리모델링하고, 국립 문화예술시설이 조성되는 지역을 문화예술 거점으로 활성화시킬 것”이라며 청년들이 많이 찾는 마포, 홍대 일대는 청년 복합예술 중심지로, 서울역, 명동, 남산 일대는 공연예술의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도시의 활력을 되찾고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도시 공간·거주·품격 혁신방안’을 발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민생을 되살리는 원도심 재생’, ‘중·서민층의 거주비 부담 완화’, ‘문화예술을 통한 도시 품격 혁신’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는 노후지역 거주자 등 서울 시민, 주택 및 도시계획 전문가, 문화예술인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와 함께 정부에서는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최호권 영등포구청장, 이한준 LH 사장, 이정식 국토교통부 사무관, 장은석 국토교통부 사무관, 김지은 문화체육관광부 사무관, 장강석 서울시설공단 과장, 구실희 서울문화재단 주임, 신지희 서울도서관 사서, 이효주 서울광역청년센터 주임, 하윤선 종합사회복지관 팀장 등이, 대통령실에서는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