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대표.
(왼쪽부터) 마티아스 바이틀 벤츠코리아 대표, 틸 셰어 폭스바겐그룹코리아 대표, 임현기 아우디코리아 대표.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올봄 수입차 브랜드 간 희비가 갈리고 있다. 벤츠코리아는 올 1월 발표한 E클래스 11세대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수입차 판매 1위 재탈환에 성큼 다가선 반면, 폭스바겐‧아우디코리아 등 폭스바겐그룹은 몇해째 고전하며 ‘한국 퇴출설’까지 불거졌다.

◇수입차 1위 재탈환? 벤츠 E클래스로 기세 회복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11세대 완전변경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공식 출시하고 인도 중이다.

지난 2016년 국내에 출시된 10세대 E클래스는 국내 최초로 수입차 단일 모델 20만대 판매를 돌파하고, 8년 연속 국내 수입차 베스트셀링 모델 1위를 지킨 전무후무한 모델이다. 이러한 인기에 힘입어 한국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 세계 E-클래스 세단 판매 1위의 핵심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보다 4개월 먼저 출시해 판매고를 올린 벤츠의 복병 BMW 5시리즈도 어느 정도 따라잡는 수준을 보이고 있다. 수입승용차협회(KAIDA) 공식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브랜드별 등록대수가 BMW 5시리즈는 2160대, 벤츠 E클래스는 860대로 차이를 보이긴 했으나, 이는 홍해 사태로 인해 물류 입항이 늦언 것이 원인으로 알려졌다.

E클래스의 상승세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나타났다.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업 컨슈머 인사이트가 최근 2101명의 소비자 대상으로 조사한 신차 구입의향을 묻는 설문에 따르면 지난 2월 E클래스가 5시리즈를 첫 추월했다.

11세대 완전변경 벤츠 E클래스. [사진=벤츠코리아]

신차 구입의향 종합순위에 따르면 현대차 싼타페(28.8%), 아이오닉5N(19%), 아이오닉7(16.4%) 등 국산차가 나란히 1, 2, 3위를 차지했으며 E클래스는 13.8%로 4위, 5시리즈는 13.5%로 6위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달 E클래스는 남녀 모두 관심이 급증했고, 특히 여성의 경우 5시리즈보다 인기가 높았으며, 모든 연령대의 E클래스 구입의향이 전월 대비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홍해 수에즈 운하 사태로 인해 선박 일정이 영향을 받아 국내 물량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지만, 추가 물량 공급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獨 3사아성 무너진다···아우디·폭스바겐 10위권 밖 곤두박질

한편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924만대로 토요타 다음으로 전 세계 2위를 기록한 폭스바겐그룹은 국내시장에서는 눈에 띄는 판매 저하로 맥을 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13일 폭스바겐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판매량은 전년대비 12% 늘어난 924만대를 기록, 매출액 3223억 유로, 영업이익 226억 유로 등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다만 아우디코리아와 폭스바겐코리아 등 양 사는 국내 수입차 시장서 해를 거듭할수록 실망스러운 판매량을 보이며 고전하고 있다.

Q4 e-트론. [사진=아우디코리아]
Q4 e-트론. [사진=아우디코리아]

지난달 KAIDA가 발표한 수입 승용차 판매량 추이에 따르면 아우디는 268대를 판매해 11위로 뚝 떨어졌다. 폭스바겐 역시 462대를 팔아 8위에 머물렀다. 1월 역시 아우디는 179대, 폭스바겐은 단 53대를 판매했다. 두 브랜드의 순위는 23개 브랜드 중 12위, 17위였다.

지난해 전체 판매량에서 아우디(1만7018)가 3위, 폭스바겐(1만247대)이 7위를 기록한 데 비하면 매우 초라한 결과다.

폭스바겐그룹의 이러한 부진에 獨 3사의 위상까지 흔든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 자리는 렉서스코리아와 포르쉐코리아 등이 지난해 11월 ‘1만대 클럽’에 가입하는 등 아우디와 폭스바겐 자리를 메웠다. 탄탄한 신차 라인업을 가진 볼보자동차코리아의 선방도 만만치 않다.

업계는 폭스바겐그룹의 부진의 주요인으로 국내 소비자가 원하는 서비스나 마케팅 미흡, 신차 부재 등을 꼽는다.

그룹 내 고급라인을 지향하는 아우디는 지난해 국내 수입차 판매량 3위 수성에는 성공했으나, 가솔린 준대형 세단 A6 이 외의 모델 성적은 기대 이하라는 평가다.

전동화 비전 역시 “e트론 라인업 확장으로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시원치 않다. 2022년 9월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아우디 최초 중형 전기 SUV ‘아우디 Q4 e-트론’은 지난해 단 611대 팔렸으며, 대형 전기 SUV e-트론은 288대 판매됐다. 수입사 1, 2위인 벤츠‧BMW의 전기차 판매량이 연간 7000~8000대에 이른 것과 비교하면 만족스럽지 않다.

ID.4. [사진=폭스바겐코리아]

아우디보다 더 급한 불은 폭스바겐코리아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1월 틸 셰어 그룹 사장이 기존 사장인 사샤 아스키지안을 대신해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을 겸임한다고 밝혔다. 그룹 측은 아스키지안 사장이 임기를 마쳤으며, 그룹 및 산하 브랜드 간 복잡성과 불필요한 중복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으나, 업계에선 그간 폭스바겐코리아의 판매량 부진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량도 신통치 않다. 지난 1월 수입 승용차 판매량 16위까지 곤두박질친 폭스바겐코리아는 2022년 순수전기차 ID.4를 출시하면서 ‘가성비 전기차’의 본보기를 보여주며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으나, 이 외엔 뚜렷한 신차 계획이나 라인업이 없는 것은 치명타다. 지난달 ID.4는 7대, 전달인 1월엔 2대를 팔았다. 같은 달 가장 많이 팔린 모델 골프도 24대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 폭스바겐코리아는 Q4 e-트론‧ID.4 등 전기차를 출시했으나 반응이 적었고, 타 브랜드에 비해 마케팅도 크게 두드러지지 않았던 것은 사실”이라며 “전 차종 출고 중단이나, 상위권에서 하위권으로 한 번에 판매순위가 떨어지는 등의 이슈는 브랜드 이미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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