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미디어 파사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지난 1월 CES 2024가 열린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에 위치한 삼성전자 전시관에서 삼성전자 모델이 미디어 파사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이뉴스투데이 고선호 기자] “이젠 모든 가전이 연결된 환경에서 자율주행 자동차처럼 스스로 작동하며 우리 삶의 질을 높이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 중심에 삼성이 있을 것.”

가전의 존재 가치가 가사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에만 초점이 맞춰졌었다면, 이제는 이용자의 취향, 안전, 그리고 위생 등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나아가 모든 가전이 연결된 환경에서 작동하며 이용자의 생리를 학습해 반영하고, 이를 더욱 발전시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도록 스스로 진화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그리는 ‘미래 가전’의 시나리오에는 사람과 가전을 연결하는 ‘초연결성’, 그리고 이를 위한 AI(인공지능)가 중심에 자리잡았다.

 


◇변화하는 삶 속 가전의 차별화

그동안 삼성전자가 추구해온 가전의 방향성은 전에 없던 새로운 경험을 창조하는 데 집중돼 있었다.

성능과 효율을 모두 잡은 세계 최초 냉장·냉동실 ‘독립 냉각’ 냉장고 △세탁기 ‘에코 버블’ 기술, 바람 없는 에어컨 시대를 연 ‘무풍’ 기술 △먼지통 비움까지 청소 전 과정의 패러다임을 바꾼 ‘청정 스테이션’ 등 그 시대의 니즈와 생활상을 반영하고, 더 나아진 삶을 위한 기술이 제품에 녹아들었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의 가전만이 지닌 차별화된 기술들을 바탕으로 일상의 ‘격’을 높인 것이다.

이전까지 냉장고, 세탁기 등 주요 제품들에 대한 가전업계의 접근법은 디자인에만 치중돼 왔다. 더 작거나, 더 이쁘거나, 특별함만을 내세운 제품들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성능과 에너지, 삶과 효율 등 새로운 니즈와 양식들이 일상에 반영되면서 한발 더 나아간 형태와 성능의 제품들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32형 와이드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의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32형 와이드 스크린을 탑재한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의 ‘AI 비전 인사이드(AI Vision Inside)‘.

삼성전자는 제품을 다양한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사용하면서, 가구 형태나 ‘라이프 스타일’까지 반영할 수 있는 기술을 고민했다.

이를 반영한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기술 이정표 중 하나는 ‘유연한 사용성(Flexible Use)’ 기술들이다.

하나의 통일된 내부 공간에 ‘구분’이라는 개념을 적용, 각기 다른 역할을 맡게 하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하나의 오븐 안에서 서로 다른 온도로 두 가지 요리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듀얼 쿡 플렉스(Dual Cook Flex)’ 오븐 △세탁기 한 대에서 건조까지 할 수 있는 ‘비스포크 AI 콤보’ △인테리어에 따라 디자인을 바꿀 수 있는 패널 교체형 ‘비스포크 냉장고’가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삼성전자 DA(Digital Appliances)사업부 CX 팀장 이무형 부사장은 “이용자들의 경험의 진화를 이끄는 것이 바로 삼성전자 가전의 미래’”라며 “삼성 가전을 차별화하면서 사용자들에게 미래의 삶을 열어주는 핵심 기술이자 비전”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이 만드는 미래, 핵심은 ‘연결성’

삼성전자가 가전 부문에서 확장 중인 개념은 AI를 통한 생활의 진화다.

그 범위는 기존 모바일의 한계를 넘어 가전까지 확장 중이다.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들의 연결에서 이제는 각종 가전들과 나아가 이용자들의 삶 자체를 연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삼성전자의 AI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삼성전자의 AI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예를 들어 AI가 탑재된 냉장고를 통해 식료품 확인과 구매를 한꺼번에 처리하고, ‘비스포크 AI 콤보’ 세탁건조기로 빨래를 정리하면서 스마트폰으로 온 전화를 스크린으로 대신 받을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삼성전자 기기들을 함께 제어하기도 한다.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플랫폼인 ‘스마트싱스(SmartThings)’는 TV,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등의 대형가전부터 공기청정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등 다양한 생활가전을 하나로 연결한다. 사용자는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맞춤형 제어를 통해 스마트홈 라이프를 편리하게 누릴 수 있다.

스마트싱스와 연결된 삼성전자 가전은 원격으로 기기를 진단해 이슈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능을 업데이트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4’에서 “삼성전자는 기술을 넘어 산업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삶을 보다 편리하게 하는 AI를 구현하고자 10년 넘게 투자해왔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고 안전하게 일상생활에서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로 진화하는 가전, 일상을 바꾼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AI를 통한 기기간 연결성을 바탕으로 모바일과 생활가전의 연결성을 강화해 경쟁사들보다 앞서 AI 시대 주도권을 쥐고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올 초 AI기능을 적용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와 ‘갤럭시북4’ 등을 통상 출시 시점보다 빠르게 내놓는 등 실제 시장 공략을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중이다.

제품 성능의 개선 정도도 기존의 예상 범위를 뛰어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선보이고 있는 AI 기능이 탑재된 TV, 가전, 모바일 신제품들의 특징은 ‘비정형적’이다. 다르게는 이전과 비슷한 양상이 아닌 발전 속도를 말한다.

삼성전자의 TV 신제품 ‘네오(Neo) QLED 8K’는 지난해보다 2배 빨라진 AI 프로세서가 탑재됐다. AI 프로세서를 통해 화질과 음질을 업그레이드했다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 AI 프로세서의 역할은 단순히 해당 제품의 화질을 개선한 것만이 아닌, 상대적으로 낮은 화질을 고화질로 ‘업사이클링’해 틀어준다. 또 각 장면에 맞는 음향의 질과 방향성을 인식해 그에 맞게 제공하기도 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이 네오 QLED 8K 시리즈 등 2024년형 TV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이 네오 QLED 8K 시리즈 등 2024년형 TV 신제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안경선 기자]

삼성전자는 업그레이드된 AI 기능을 기반으로 연결성을 강화한 생활가전 신제품도 선보였다.

냉장고 전면부에 32인치 스크린을 탑재한 신제품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는 식재료를 넣거나 뺄 때마다 카메라가 인식하고, 보관된 식재료를 인식해 ‘재고 리스트’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

이외에도 오염도에 따라 최적의 세제 투입과 맞춤 세탁·건조하는 등의 ‘AI 맞춤’ 코스가 탑재된 ‘비스포크 AI 콤보’, 사물·공간인식 기능은 물론 마룻바닥과 카페트를 스스로 인식해 재질에 맞춰 청소하는 ‘비스포크 제트봇 콤보’도 이전과 유사하지 않은, 완전히 새롭게 태어난 제품들이다.

AI 가전을 통해 생활의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제품에 적용되는 센서와 이를 통해 확보한 데이터의 활용이 중요하다. 센서는 사용자의 다양한 행동을 읽고 이를 데이터로 축적하며, AI가 이를 분석해 사용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읽는 형태로 진화하기 때문이다.

△냉장고에 넣고 빼는 식재료를 파악하는 카메라 센서 △세탁물의 오염 정도와 무게를 감지하는 센서 △사물을 정확하게 인식해 로봇청소기의 자율 주행 능력을 높이는 라이다(LiDAR) 센서와 3D 센서까지 가전에 적용되는 센서의 종류와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다.

그렇기에 센서와 데이터, 연결성의 확보가 AI 가전을 통한 삼성전자의 혁신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 용석우 사장은 “삼성에게 AI는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초정밀 반도체 기술을 바탕으로 온디바이스 기술에 대한 R&D 투자를 지속해 왔다”며 “삼성 AI TV는 온디바이스 AI를 기반으로 집안의 여러 기기들을 하나로 묶는 AI 홈의 중심이 돼 CX MD 부문에서도 훌륭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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