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사진=연합뉴스]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효 기자] 주류업계가 점유율 확보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대중적인 주류인 소주와 맥주를 주력 제품을 내세우고 있는 주류업체들은 영업이익 감소세에 제품 리뉴얼을 진행하는 등 변화를 시도 중이다.

◇맥주 신제품 ‘켈리’·‘크러시’ 성과 미미

1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은 나란히 실적부진을 겪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1238억원에 그쳤다. 전년대비 약 35%나 줄어든 것이다. 업계에선 배우 손석구를 내세운 맥주 신제품 ‘켈리’가 아직 마케팅 비용을 회수하지 못한 것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칠성도 마찬가지다. 롯데칠성음료 매출은 13.5% 오른 3조2247억원이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5.5% 줄었다. 주류 부문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별도기준 전년대비 1.1% 감소했지만 영업손실 3억원으로 역성장했다. 롯데칠성 역시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를 앞세워 신제품 ‘크러시’를 출시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가정 시장에서 맥주 점유율은 부동의 1위 오비맥주 ‘카스’가 37.9%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하이트진로 ‘테라’가 10.7%, ‘켈리’가 6.7%였다. 롯데칠성음료 ‘클라우드’ 점유율은 3.6%에 머물렀다. 

그러나 켈리나 크러시를 차치하고라도 주류업계가 전반적인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주류업계는 엔데믹 이후 모임이 잦아지면서 반등을 기대했지만,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술을 마시는 회식 자체가 크게 줄어들었다. 

소매점 매출을 들여다봐도 맥주와 소주의 부진은 금방 나타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맥주의 소매점 매출은 전년대비 4.9% 감소한 3조9296억원, 소주는 전년대비 5.4% 감소한 2조3515억원을 기록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발생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했을 때만큼 소매점의 소주 맥주 소비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말했다.

◇소비 트렌드도 변화, 제품 리뉴얼 단행

주류 소비 트렌드가 바뀐 것도 소주와 맥주의 입지를 약화시켰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취하는 술’이 아닌, ‘즐기는 술’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소주와 맥주 대신 와인과 위스키 등을 택했다. 믹솔로지(섞어먹는) 트렌드를 주도한 하이볼 문화 확산도 위스키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했다.

다른 주류업계 관계자는 “소주 맥주를 ‘아재 술’이라고 하면서 와인과 위스키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니 당연히 점유율이 낮아지고 있고, 실적이 줄어드는 모양새”라며 “쓴 술을 마시는 것보다 한 잔을 마시더라도 입맛에 맞는 술을 취향대로 고르는 것도 소주보다는 위스키에 어울리는 문화”라고 분석했다.

소매점에서도 소주와 맥주의 입지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소매점에서도 소주와 맥주의 입지는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주류업계는 리뉴얼과 소비자 접점 확대로 돌파구를 노린다. 

하이트진로는 자사의 대표 제품 중 하나인 ‘참이슬 후레쉬’의 알코올 도수를 종전 16.5도에서 16도로 낮췄다. 패키지 디자인도 젊은 감각으로 리뉴얼했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당초 참이슬 후레쉬 출시 당시에도 23도였던 참이슬 오리지널 대비 저도주를 표방하며 19.8도로 출시했다. 저도주라는 제품 방향성에 맞춰 참이슬 후레쉬의 도수를 한 번 더 낮췄다”고 설명했다.

롯데칠성은 아직 ‘처음처럼’의 알코올 도수를 16.5도로 유지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올해 1분기 내 알코올 도수를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 저도주 선호 트렌드를 무시할 수가 없다는 이유다.

롯데칠성은 크러시 출시 100일 기념 팝업을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젊은 세대가 친근감을 느끼는 팝업 행사를 통해 접점을 늘리는 한편 ‘4세대 맥주’라는 신선함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다.

롯데칠성은 크러시 출시 100일 기념 팝업을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사진=연합뉴스]
롯데칠성은 크러시 출시 100일 기념 팝업을 열고 고객과의 접점을 강화했다. [사진=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소주의 경우 도수를 낮추면서 저도주 선호 트렌드에 부합할 수 있고, 소주의 주원료인 주정 함량을 낮춰 조금이나마 생산비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맥주 역시 고객과의 접점 확보로 대중화 및 젊은 감각을 통해 잠재고객을 빨리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팝업 행사를 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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