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염보라 기자] 증권가 정기주주총회 시즌 개막과 함께 신임 최고경영자(CEO) 공식 데뷔전이 예고된 가운데 향후 내부통제 방향성과 주주환원 안건이 관전 포인트다.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등 각종 내부통제 실패로 다수의 CEO가 뒤로 물러남에 따라 증권가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서다. 

증권가에 따르면 15일 다올투자증권을 시작으로 이달 말까지 증권사들의 정기주총과 함께 5개 증권사의 새 수장이 ‘내정자’ 꼬리표를 뗀다. 

NH투자증권, SK증권 등은 신임 대표이사 신임 건을 안건에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윤병운 IB사업부 부사장을 신임 대표이사 최종 후보로 결정하고, 27일 정기주총 안건으로 상정했다.

윤 부사장은 정영채 현 대표이사와 함께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 황금기를 이끈 인물로, 이번 주총을 통해 공식 취임하게 된다.

SK증권은 25일 정기주총에서 전우종 현 각자대표의 연임과 함께 정준호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대표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하루 뒤인 26일에는 흥국증권이 손석근 흥국자산운용 대표의 CEO 선임을 추진하며, 28일과 29일에는 각각 하이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새 CEO 후보자의 사내이사 선임 건을 처리한다.

증권가 관계자는 “장기집권에 대한 금융당국의 부정적인 시각, 각종 내부통제 책임 실패 책임을 CEO가 져야 한다는 분위기가 맞물리면서 다수 증권사가 CEO 연임보다 교체에 무게를 실었다”면서 “그 흐름이 3월 주총까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주주환원 강화’도 올해 주총 시즌 화두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추진에 나타난 변화다.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 상장사에 대한 문제의식이 높아지자, 각사는 PBR를 높이고 주주를 만족시키기 위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소각 등 방안을 앞다퉈 내놨다.

NH투자증권은 약 500억원 규모인 보통주 약 417만주를 매입 후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이후 13년 만이다. 현금배당 총액은 약 2808억원으로, 전년 대비 14%가량 확대됐다. 배당성향은 당기순이익의 약 65%로, 자사주 소각과 배당금 총 합계는 약 76%에 이른다. 

삼성증권은 2023년 결산 배당금을 보통주 1주당 2200원으로 지난해 대비 29.4% 올린 바 있다. 배당금 총액은 1965억원으로, 오는 21일 정기주총을 거쳐 확정 시 배당성향은 35.8%를 기록하게 된다.

미래에셋증권도 이번 주총에서 주주환원 확대를 확정짓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결산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50원, 우선주 165원, 2우선주 150원을 결의했다. 여기에 더해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키로 했다. 이를 통해 2024~2026년 주주환원율을 최소 35%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메리츠증권을 소유한 메리츠금융지주도 오는 22일 주총에서 2022년(127억2000만원) 대비 대폭 증가한 4483억3400만원(주당 2360억원)의 현금배당 안건을 처리한다. 주주환원율은 51%로, 금융권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다올투자증권, 대신증권, 한양증권, 교보증권 등도 정기주총에서 배당, 자사주 소각 등 안건을 의결한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선배당 후배당일’ 제도에 동참해 정관변경 안건을 상정한 증권사도 여럿이다.

종래에는 배당일이 먼저 확정돼 투자자가 배당금을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해야 했는데, 정관 개정을 통해 주주친화적으로 배당절차 개편을 추진한 것이다.

이밖에 15일 주총 스타트를 끊는 다올투자증권은 주주제안을 주총 안건으로 상정해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다올투자증권 관계자는 “각 안건별로 추가적인 법률적 판단이 필요한 부분은 있으나, 주주제안이라는 취지를 존중해 이견 없이 안건으로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전문가들은 이번 주총 시즌을 밸류업의 시작점으로 봤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주총회는 과거와 다른 분위기로 다가올 것이라 기대한다”면서 “주주환원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 충족 여부, 주주행동주의의 부상, 배당기준일 변경에 따른 이벤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주주환원 논의가 역대급 활발했던 작년보다 올해 더 활발할 것”이라면서 “밸류업 프로그램에 맞춰 기업은 이미 변화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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