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은 지난해 역대 매출(1조9106억원)을 달성한 배경에 인도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흥행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크래프톤]
크래프톤은 지난해 역대 매출(1조9106억원)을 달성한 배경에 인도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흥행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사진=크래프톤]

[이뉴스투데이 이승준 기자]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해 말 중국의 게임 규제안 발표로 어려움을 겪은 뒤 새로운 시장 개척지로 중동과 인도를 낙점했다. 이런 행보의 배경으로는 중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8일 글로벌 경영 컨설팅 기업 KMPG에 따르면 인도 온라인게임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4%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게임 이용자 수도 4억4000만여명에 달하며, 오는 2027년까지 6억4120만명에 다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도 주목할 곳으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시장조사업체 니코 파트너스는 중동 게임 시장 규모가 2022년 2.4조원에서 연평균 10% 성장해 2026년 3.7조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스태티스타도 중동·북아프리카(MENA) 시장이 2027년까지 2배로 불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중국을 두고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이유로는 ‘규제’가 꼽힌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국(NPPA)는 온라인게임 관련 규제 초안을 발표했다. 초안에는 △과금 유도 상품 금지 △아이템 거래 및 환전 금지 △유저 간 강제전투 금지 등이 담겼다.

당시 상황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에 중국이 규제안을 발표했는데 여기에 게임 비즈니스 모델에 ‘칼질’하는 내용이 많이 포함됐었다”며 “과금 위주의 게임이 많은 국내 게임사들도 많이 영향을 받아, 그때 일부 기업들은 주가가 크게 떨어지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반발을 겪은 중국 당국이 규제 완화 방침을 내걸었지만 여전히 절차는 까다롭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유료로 게임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외자 판호를 발급받아야 한다. 그러나 발급 기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출시 일정을 게임사 뜻대로 맞추는 게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치적 상황에 따른 ‘한한령’ 등 갖가지 불확실성이 잔존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업계에 자리잡았다. 해당 관계자는 “비록 이번에 규제가 완화됐고 외자판호도 대거 발급됐지만, 언제 또 규제가 돌아올지 몰라 중국 시장만 바라봐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먼저 국내 업체 중 인도 시장 개척의 최일선에 있다고 평가받는 기업은 ‘크래프톤’이다. 실제로 지난해 역대 매출(1조9106억원)을 달성한 배경에는 인도에서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디아(BGMI)’의 흥행이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2021년 7월 출시된 BGMI는 이듬해 7월 들어 서비스가 중단됐지만, 지난해 5월 서비스를 재개한 후 매출 1위에 올랐다. BGMI 다운로드 수는 배틀그라운드 프랜차이즈 모바일 게임 전체의 22.5%에 달한다. 인도 재출시일 기준으로는 계산하면 32.2%로 더 높아진다.

크래프톤의 인도 진출은 배틀그라운드에 국한되지 않는다. 크래프톤은 2021년부터 인도 최대 e스포츠 기업인 ‘노드윈게이밍’을 비롯해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 ‘로코’와 웹소설 플랫폼 ‘프라틸리피’ 등 디지털 콘텐츠 기업 11곳에 약 190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데브시스터즈’도 크래프톤과 손잡고 인도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데브시스터즈는 크래프톤과 자사 모바일게임 ‘쿠키런’의 인도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캐주얼한 플레이 경험과 저사양 호환성을 바탕으로 성장기에 진입한 인도 시장 공략을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중동에서 시장 개척의 선봉에 나선 기업도 크래프톤이다. ‘배틀그라운드’는 아랍에미리트,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에서 국내 게임 중 PC·모바일 모두 가장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MENA 국가의 유저들은 게임 장르 중 배틀로얄 장르를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인기에 힘입어 MENA 시장 투자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e스포츠 대회를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에서 진행한 바 있다. 배틀그라운드는 8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개최 예정인 e스포츠 월드컵에서 정식종목으로도 채택됐다.

컴투스도 중동 시장 개척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연 매출 중 해외 매출이 74%를 차지하며 해외 시장에 대한 성과가 상당한 점도 이 같은 방침에 한몫했다. 컴투스는 매년 개최해 온 ‘서머너즈워’의 e스포츠 대회 중동 개최와 현지 지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중동 경제사절단 참석도 이런 전략이 반영된 행보로 풀이된다. 컴투스가 본격적인 중동 진출을 앞두고 여러 계획을 논의 중인 가운데 송병준 컴투스 의장은 지난해 게임 업계 중 유일하게 대통령 중동 경제사절단에 참석하며 중동 지역 진출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위메이드’는 가상자산 ‘위믹스’를 중동 시장 공략에 내세웠다. 지난해 1월 아랍에미리트에 ‘위믹스 메나’ 법인을 설립했다. 또 스포츠 에이전시 기업 ‘캐피털블록’과 손잡고 NFT 발행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이를 블록체인 게임들의 위믹스 생태계 편입 목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팀 맥날 캐피털블록 대표는 “지난 3년간 우리의 초점은 스포츠 브랜드에 대한 블록체인 기술과 웹3.0의 구현에 있었다”면서 “앞으로 디지털 팬 로열티 시스템, 보상 및 팬 참여의 성장을 주도하기 위해 위메이드와 전략적 파트너로서 다각도로 협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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