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안경선 기자]
[사진=안경선 기자]

[이뉴스투데이 김덕형·주다솔 기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앞다퉈 신기술을 선보이며 자웅을 겨루는 자리가 펼쳐졌다.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선보이는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 ‘인터배터리2024’가 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로 12회째를 맞은 인터배터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한국무역협회 등이 주관한다. 사흘간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전 세계 18개국 579개사가 참가해 1896개의 부스를 꾸렸다. 이는 지난해 행사를 뛰어넘는 역대급 규모다.

특히 올해는 높아진 K배터리에 대한 관심으로 미국, 영국, 네덜란드, 호주 등 해외 정부기관과 기업들의 참가가 대폭 늘었다. 지난해는 16개국, 101개 기업이 참가했지만 올해는 18개국에서 115개 기업이 참여했다.

특히 국내 배터리 산업을 대표하는 3인방은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앞다퉈 혁신 기술력을 선보였다. 업계관계자들과 일반인들의 참여도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어 K배터리 3사 부스를 관람하기 위해 줄을 서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셀투팩 모습. [사진=주다솔 기자]
LG에너지솔루션이 공개한 셀투팩 모습. [사진=주다솔 기자]

◇ LG엔솔, 파우치형 셀투팩 전면에

LG에너지솔루션은 참가업체 중 최대 규모인 540㎡ 규모로 전시공간을 마련해 자체 개발한 파우치형 셀투팩(CTP) 기술과 IT 기기용 미드니켈 소형 파우치 셀 등을 처음 공개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직접 개발한 파우치형 CTP는 기존 배터리 구성에서 모듈 단계를 제거하고 팩에 직접 셀을 조립하는 기술이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고 배터리 무게와 비용을 절감한 게 특징이다.

2024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종합 최고혁신상을 받은 미드니켈 퓨어 니켈·코발트·망간(NCM)도 소개됐다. 미드니켈 퓨어 NCM은 고전압에서도 구동이 가능한 니켈(NCM613) 소재를 발굴·적용한 노트북 배터리다. 기존에 노트북 배터리로 상용된 리튬코발트산화물(LCO) 대비 낮은 메탈가 변동성을 바탕으로 가격 안정성을 확보했다.

삼성SDI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ASB) 양산준비 로드맵을 최초로 선보였다. 그동안 삼성SDI 측에서 밝혔듯이 오는 2027년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확인했다. 업계에서 꾸준히 전고체 배터리를 주목하는 이유는 고체 전해질을 사용해 화재 위험성이 적고 주행거리가 길다는 특징을 보이기 때문이다.

또 삼성SDI는 9분만에 8%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 기술을 발표했다. 동시에 20년 이상 사용가능한 초장수명 전기차 배터리 개발 계획도 공개했다.

삼성SDI 관계자는 “이전과 다르게 2027년 양산을 시작하겠다는 추상적 목표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목표에 도달하겠다는 세부 계획까지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말했다.

삼성SDI가 선보인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김덕형 기자]
삼성SDI가 선보인 전고체 배터리 모형. [사진=김덕형 기자]

◇‘전고체 배터리’ 계획 밝힌 삼성SDI

SK온은 에너지 밀도를 종전 대비 9% 높이면서도 급속충전 시간은 그대로 유지한 어드밴스드 에스에프(Advanced Super Fast·급속충전) 배터리와 급속충전 시간을 18분에서 15분으로 단축한 에스에프 플러스(SF+) 배터리 등을 선보였다. SK온은 1회 충전 주행거리가 최장 501㎞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다음으로 SK온은 저온 성능을 개선한 ‘윈터 프로’(Winter Pro)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공개했다. 그동안 SK온은 수 차례 LFP 배터리 개발을 공언해 왔다. 이번 행사에서 저온(섭씨 영하 20도)에서 주행거리가 50~70% 급감하는 기존의 LFP 배터리 성능을 개선한 배터리를 선보인 것이다.

기존 NCM(니켈‧코발트‧망간) 등 삼원계 배터리보다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는 최근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향후 SK온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그룹은 포스코홀딩스 주도로 인터배터리2024에 참가해 배터리 소재 관련 ‘풀 밸류체인’을 소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배터리 소재인 원료 생산 단계부터 양·음극재까지 선보였다.

또한 리사이클링과 차세대 배터리 소재 등 밸류체인을 단계별로 상세 부스를 구성해 관람객들에게 배터리 소재 전반을 아우르는 전문 회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줬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기존에는 포스코퓨처엠에서 주관하다 이번에 포스코홀딩스에서 주관해 처음 참여했다”며 “이번 행사는 포스코그룹은 리튬, 니켈, 양극재 등 이차전지 재활용과 친환경 자원 순환체계(Closed loop) 완성에 중점을 두고 참여했다. 포스코가 이차전지 풀 밸류체인을 유일하게 완성했다는 자부심이 있다”고 강조했다.

SK온이 공개한 SF 배터리 모습. [사진=김덕형 기자]
SK온이 공개한 SF 배터리 모습. [사진=김덕형 기자]

◇포스코그룹, 국내 최초 배터리 풀 밸류체인 확보 

에코프로도 세계 최초로 양산한 단결정 하이니켈 양극소재를 비롯해 비용을 30%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Closed Loop System)을 소개했다. 아울러 초고용량 NCMX(니켈·코발트·망간·첨가제) 개발 현황과 올해 말 양산을 목표로 준비 중인 LFP 제품 등도 소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원료, 전구체, 양극재까지 하나의 단지에서 집적해 양산하는 구조로 통합 배터리 소재 회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제헌 에코프로 마케팅실 이사는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게 회사의 전략”이라며 “30% 비용 절감이 가능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더욱 개선해 공개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중 숭실대 대학원에 재학 중인 하승호씨는 “석사를 마치고 취업 준비 과정에 배터리 업체들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참가했다”며 “배터리 3사와 에코프로 등에 관심을 두고 왔는데 행사장이 전반적으로 시끄럽고 기업마다 설명 인원이 부족해 궁금한 점을 제대로 묻고 답하기 어려워 아쉬운 마음이다”고 토로했다.

다른 관람객인 대학원생 심찬규씨는 “전반적인 배터리 기업들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참가했다”며 “배터리 3사를 주로 관심있게 보고 있다. 특히 전고체 배터리를 양산하려는 기업들의 투자를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어 좋았고, 배터리 재활용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업체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언급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박태성 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번 전시회는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 속에서 K배터리의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최신 기술과 시장정보, 업계 전문가와의 네트워킹을 제공하는 글로벌 배터리 플랫폼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