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2.0 인포테인먼트.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 2.0 인포테인먼트. [사진=볼보자동차코리아]

[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앞으로 나올 신형 모델에는 국내 운전자들에 최적화한 주행환경을 위해 티맵 오토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신형 E클래스 출시현장서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브랜드 최초 순수전기차 ID.4에는 내장형 내비게이션을 과감하게 빼버리고, 비용 절감에 집중했습니다.” 사샤 아스키지안 전 폭스바겐코리아 사장

수입차 브랜드 수장들이 직접 나서 새로 나온 모델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일부 기능을 세세하게 언급하는 경우는 이례적이다. 내장형 내비게이션이 그간 이들에게 얼마나 고민거리였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 소비자들이 대체로 사용하지 않으며 ‘애물단지’로 여긴다는 내비게이션에 수입차 브랜드들이 칼을 빼들었다. 순정 내비게이션 대신 국내형 티맵(TMAP)을 적용하거나, 아예 제외시킨 경우도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지난달 출시한 신형 E클래스에 티맵 내비게이션을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벤츠는 지난해 2월 글로벌 전략발표를 통해 티맵모빌리티(한국), 구글(북미·유럽), AMAP(중국) 등과 글로벌 모빌리티 맵 관련 협력 체계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식 탑재는 2025년형부터고, 올해 모델은 하반기 서비스센터에서 업데이트해야 하지만 공식 발표부터 했다. 벤츠에겐 그만큼 급하고도 중요한 기능 변화란 방증이다.

앞서 경쟁사인 BMW코리아가 이번달부터 BMW X1과 2시리즈 액티브 투어러에 SK텔레콤과 자체 개발한 티맵 기본화 모델을 장착한다는 소식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9년부터 SK텔레콤과 한국형 자체 내비게이션 티맵 개발에 착수했다.

볼보코리아와 폴스타코리아 역시 지난 2021년부터 티맵모빌리티와 공동으로 300억원을 들여 통합형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해 전 차종에 적용해 왔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순정 내비게이션을 기본 옵션에서 제외하는 과감한 선택으로 주목받았다. 지난 2022년 출시한 브랜드 첫 순수전기차인 ID.4에는 휴대전화 미러링과 안드로이드 오토, 애플카플레이 기능 등을 기본으로 했다.

폭스바겐코리아 관계자는 “주 사용자층을 고려했을 때 순정 내비게이션이 빠져도 큰 영향이 없을 거라는 판단을 했다. 각종 개발비 절감을 통해 차량 가격을 줄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ID.4는 같은 체급서 저렴한 가격과 배터리 효율, 주행거리 등을 인정받아 환경부 지정 수입차 최대 금액인 492만원의 국고 보조금이 확정됐다. 프로라이트 트림의 경우 5490만원으로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한편 최근 자동차 리서치 전문기관 컨슈머인사이트 설문 결과 신차 구입자 3명 중 1명(34%)은 운전 중 내비게이션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수입차 오너의 경우 스마트폰 내비 주 이용률이 62%로 국산차(25%)의 2.5배에 달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입차 순정 내비게이션은 한국 도로 상황을 잘 반영하지 못하고 표식 등도 익숙하지 않아 스마트폰 활용이 더 많다”며 “티맵이 수입차 내비게이션의 표준이 돼 타 개발사인 현대오토에버 등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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