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의 증권사와 은행들이 최근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가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되기 전 IB(Investment Banking)부분을 강화해 투자은행 업무를 하겠다는 것”이다.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요 사이 스카우트 대란에, 윌가에서 IB업무를 시행해본 경험자를 사장이 직접 나서서 ‘모시는’ 등 IB와 증권업 전문가들의 몸값이 하늘로 치솟고 있다.

그 외에도 몇몇 증권사들은 그간 수수료의 마지노선을 0.02%라고 설명했던 것과는 다르게 주식 거래 수수료 수입을 포기하겠다는 듯이 0.015%로 인하했다.

수수료 인하를 결정한 증권사들은 현재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브로커리지를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국내 증권사는, 수익구조의 다각화와 전문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글로벌 투자은행들과는 달리, 수익구조에서 위탁매매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상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과는 달리 세계의 유수한 투자은행들은 수익의 다각화를 추구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의 경우 금융자문업무와 증권인수업무 등의 전통적인 투자은행 부분이 수익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메릴린치의 경우 지난 1977년 세계 최초로 증권, 은행, 신용, 직불계좌를 통합한 CMA(자산관리계좌)를 도입하는 등 개인 고객 서비스 수준을 제고하는데 성공, 이후 글로벌 자산관리 부문에서 우위를 점했다. 지난 2006년 순수익 기준으로 자기매매와 자기자본투자가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다.

모건스탠리도 전통적인 투자은행부문이 수익의 4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증권연구원 심수연 연구원은 “시장상황에 의해 실적이 결정되는 위탁매매수수료에 의존하는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수익구조로는 자통법 이후 해외 증권사 및 IB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이란?
 


투자은행(Investment Bank, 이하 IB)은 일반의 예금 대출을 담당하는 상업은행과 달리 신규증권을 발행, 장기자금을 조달하는 자금의 수요자와 공급자인 투자가를 연결시키는 중개기능을 주 업무로 하는 회사다.

투자은행은 유가증권 인수와 M&A재무자문부터 자산관리, 자기자본투자, 대체투자, 프로젝트 금융 등 투자형태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모든 업무를 포괄한다.

부실위험성이 있는 여신수익이 아니라 중계수수료 수익에 의존하기 때문에 상업은행에 비해 수익원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국내 증권사, IB 가능한가

한국증권연구원 박신애 연구원은 지난 17일 ‘국내 투자은행(IB)의 현위치와 과제’에서 “투자은행업무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증권회사와 은행의 투자은행 부문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실적은 글로벌 투자은행과 비교하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2007년 기준으로 국내 기업의 M&A 재무자문 실적 상위 10개 투자은행 중 8개가 해외 금융기관이다.

다행히도 1위를 차지한 것은 우리투자증권으로 점유율 10.6%였으나 2위부터 4위까지는 씨티그룹, HSBC, BNP파리바그룹, 리먼브라더스가 각각 9.7%, 5,9%, 5,8%, 5.8%를 차지했다. 삼정KPMG는 점유율 5.6%로 6위를 기록했다.

부족한 부분에 대한 대안은 M&A나 MOU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지난 2007년 10월 동양종합금융증권과 외환은행은 양사간 투자은행업무 전반에 걸친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다.

또한 지난 2007년 12월 대신증권과 외환은행은 IB업무협약을 위한 양해각서를 통해 PF(Project Financing, 프로젝트 파이낸싱), SF(Structure Financing, 구조화금융), PI(Principal Investment, 자기자본투자), M&A, IPO 등을 위한 정보교환 및 상호지원을 협력한 바 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투자은행업무를 중심으로 은행과 증권회사간의 업무제휴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그 효과가 의문시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이라는 환경변화와 더불어 투자은행업무 활성화를 위해서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0.01%수준인 현재 국내 증권사들 자산규모의 확대를 통해 국내 투자은행의 대형화가 요구”되며 “자기매매가 활발한 투자은행의 업무특성과 금융상품의 포괄적 정의로 상품이 다양해짐에 따라 고위험에 따른 리스크강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품개발 및 운용, IT 자산관리, 리스크관리 등의 분야에 필요한 전문 인력 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병철 기자> dark@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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