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가 전통장 브랜드 죽장연과 협업해 죽장연 빠개장면을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오뚜기가 전통장 브랜드 죽장연과 협업해 죽장연 빠개장면을 출시했다. [사진=오뚜기]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식품업계가 ‘로코노미’ 열풍에 탑승하고 있다. 로코노미는 로컬(Local)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고유의 특산물·고유 문화 등 특색을 담아낸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4일 시장조사 전문 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성인남녀 1000명에게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명 중 8명(81.6%)이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 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또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하는 이유로는 △지역 특색이 반영된 점이 이색적(49.6%, 중복응답)이라는 점과 △특별한 경험(39.2%) 차원에서라는 응답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2030 세대를 중심으로 로코노미 식품이 제공하는 차별화된 경험을 주목, 가치를 높게 평가했다. 

◇색다른 경험·지역과 상생···1석 2조

로코노미가 하나의 주요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식품업계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는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색다른 지역 특산물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고, 또 지역과의 상생을 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도모할 수 있어 1석 2조라는 평이다. 

먼저, 오뚜기는 프리미엄 전통장 브랜드 죽장연과 협업해 죽장연 빠개장면을 시즌 한정으로 출시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구수한 빠개장과 봄냉이를 넣은 프리미엄 라면으로, 봄 기간 동안만 판매된다.

죽장연의 빠개장은 포항시 죽장면 상사리 주민들이 해발 450m 청정 지역에서 재배한 콩, 고추 등의 농작물과 깨끗한 물, 신안 천일염만을 사용해 전통 방식 그대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빠개장면은 구수하면서도 매콤한 국물 맛에 추가로 청양고추, 양파, 마늘, 바지락, 새우 등을 넣어 얼큰하고 시원한 맛을 담았으며, 충청남도 홍성 노지에서 캔 냉이로 은은한 향을 더했다.

오뚜기 관계자는 “로코노미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죽장연 빠개장면을 봄 한정 출시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매년 봄이면 생각나는 제철 라면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객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베즐리'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사용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고객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베즐리 무역센터점에서 제주산 당근이 사용된 '제주 당근 케이크'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현대백화점그룹]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그룹사 차원에서 제주산 당근을 대량 매입했다. 지난해 제주도 당근 생산량이 예측치를 훨씬 뛰어넘게 생산되며 ‘풍년의 역설’에 놓였다는 점을 주목, 제주 당근 농가와의 상생을 꾀한 것이다. 

이번에 매입한 당근은 유기물 함량이 높은 제주도 구좌읍 화산회토에서 수확된 것으로 높은 당도와 진한 향이 특징이다. 주된 활용은 주력 사업인 단체급식 분야에서 이뤄진다. 당근라페 두부면 월남쌈·당근퓨레를 곁들인 오리스테이크·당근 뢰스티(스위스식 전 요리) 등 다채로운 글로벌 메뉴를 개발해 고객사에 제안하는 방식이다. 

더불어 현대그린푸드가 운영하는 식음료(F&B) 브랜드를 통해서도 제주산 당근 활용 메뉴를 선보인다. 프리미엄 베이커리 브랜드 베즐리(VEZZLY)에서는 ‘제주 당근 케이크’를 이달까지 한정 판매하며, 덴마크 프리미엄 즉석 착즙주스 브랜드 조앤더주스(JOE & THE JUICE)는 당근과 레몬, 사과를 갈아 만든 신메뉴 ‘고어웨이닥’을 선보인다. 기존 인기 메뉴 베지포커스에 사용되는 당근도 제주산으로 대체한다. 

현대백화점그룹 지주회사 현대지에프홀딩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지역 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 식자재 경쟁력도 높일 수 있는 상생 활동을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PC삼립이 평택시, 롯데마트와 평택미 소비활성화 추진을 위한 제품 개발 및 판매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진=SPC삼립]
 SPC삼립이 평택시, 롯데마트와 평택미 소비활성화 추진을 위한 제품 개발 및 판매 업무협약식을 진행했다. [사진=SPC삼립]

SPC삼립은 지난달 말 평택시, 롯데마트와 ‘평택미(米)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제품 개발 및 판매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우리 쌀 소비 기반을 조성하고 건강한 제품을 선보여 지역 상생 협력 활동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업무협약에 따라, SPC삼립은 평택시로부터 우수 농가를 연결 받아 쌀 원료를 공급받고, 평택미를 활용한 쌀 베이커리 개발 및 제조를 진행한다. 또 이렇게 탄생한 제품들은 롯데마트에서 유통 및 판매된다. 더불어 장기적으로는 쌀을 활용한 제품 라인과 판매 채널 추가 확대도 검토한다. 

가장 먼저 선보이는 제품은 ‘우리쌀 모닝롤’과 ‘우리쌀 식빵’ 등이다. 평택미에 탕종법(밀가루에 따뜻한 물을 넣어 반죽하는 기법)을 적용해 쫄깃한 식감을 살렸으며 주종발효(전통 쌀 막걸리 발효 공법으로 추출한 효모)를 사용해 풍미를 올렸다. 또 100% 쌀가루를 사용해 쌀의 풍미를 살린 디저트 ‘우리쌀 카스테라’와 ‘우리쌀 쉬폰’도 출시한다. 

SPC삼립 관계자는 “이번 협약은 쌀 가공산업 육성 동참뿐 아니라 지역 원료를 활용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어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우리 쌀을 활용한 베이커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로코노미 사례들은 식품기업들의 주도로 계속해서 이어질 전망이다. 소비자에게는 지역 특산물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면서, 기업에게는 지역과의 상생으로 ESG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재미(Fun) 요소를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로코노미가 소비 트렌드로 크게 자리 잡았다. 또 지역사회와 상생을 꾀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이라며 “더불어 로코노미 제품에 대해서는 원산지를 믿고 구매할 수 있어 신뢰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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