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안병익 식신 대표이사

호로록~ 호로록~ 맛있는 소리와 함께 하다보면 어느새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는 국수. 한 번 빠지면 헤어날 수 없는 국수 요리는 다양하고 무한한 매력으로 오랜 시간 동안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왔다. 면은 길고 긴 역사만큼 종류 또한 다양한데, 밀이나 메밀, 녹말(고구마나 감자 전분) 등으로 재료에 따라 구분하기도 하고, 만드는 방법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 반죽을 늘이고 겹치기를 반복하여 뽑는 ‘수타면’, 국수틀에 반죽을 넣어 압력으로 뽑아내는 ‘압면’, 반죽을 평평하게 밀어 칼로 썰어내는 ‘칼국수’, 가늘게 뽑은 면을 막대에 걸어 바람에 말려 만드는 ‘소면’, 반죽채로 들고 써는대로 끓는 물에 퐁당 퐁당 넣어 익히는 ‘도삭면’ 등이 있다. 

정성스럽게 만든 면발은 따끈하거나 차가운 육수에 넣어 즐기기도 하고, 볶아 먹거나 튀기기도 하는 등 그 변화의 끝이 없다. 세상의 모든 면 요리를 맛보려면 시간이 부족할 정도. 이렇게 한 집 건너 한 집이 국수를 파는 시대지만 간혹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을 내는 식당들을 만날 때가 있다. 흔히 맛볼 수 있는 국수일 뿐인데 식감부터 향까지 한수위의 맛을 선보이는 곳. ‘국수집의 기본은 국수’라는 일념을 실천하는 이런 식당들은 바로 면부터 직접 만드는 ‘자가제면’일 확률이 높다. 이런 식당을 방문한다면 면발의 맛이 어떻게 다른지 탐미하며 식사해보자. 가장 고되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면’을 직접 만드는 자가제면 맛집 다섯 곳을 소개한다.

◇면에서 느껴지는 셰프의 소울, 압구정 ‘면서울’

한식 파인다이닝으로 유명한 ‘윤서울’의 김도윤 셰프가 ‘면’ 요리를 한층 더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국수 전문점. 최상의 밀을 찾기 위한 여정을 마다하지 않고 사천과 이탈리아에서 공수한 유기농 통밀과 녹두, 백태를 블렌딩하여 국수를 만든다. 시그니처인 ‘생들기름면’은 이러한 면의 맛과 식감을 오롯이 즐길 수 있는 메뉴. 냉압착으로 추출한 들기름은 향이 날아가지 않아 특유의 고소한 맛이 폭발하듯 감돈다. 면부터 들기름까지 고급 식재료의 면면을 살펴보다보면 요리의 가격은 저렴함을 넘은 ‘갓성비’일 정도. 통밀면에 10년 이상 묵은 포항의 죽장연 전통 된장으로 무쳐내고 고사리를 얹은 ‘고사리면’이나 시원하고 깔끔한 평양냉면이 떠오르는 ‘한우찬면’도 인기가 많다.

▲위치: 서울 강남구 선릉로 805

▲영업시간: 매일 11:00 - 22:00, 일요일 휴무

▲가격: 생들기름면 1만2000원, 한우 찬면 1만2000원, 고사리면 1만3000원

▲후기(식신 벚꽃엔딩): 미슐랭 1스타 쉐프의 면요리라 기대했는데 역시나네요. 음식이 깔끔하고 단정하면서도 고급스러워요!! 생들기름면은 정말 담백하니 별미네요. 이 가격에 이런 퀄리티라니 정말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이 가는 국수집, 부산 '정든면'

부산 수영구청 인근의 아담한 식당. 제주의 식문화를 대표하는 고기국수, 접짝뼈, 돔베고기 스타일의 수육 등을 선보인다. 규모는 작지만 음식에 쏟는 정성은 대단하다. 먼저 면부터 육수, 김치까지 매장에서 손님에게 내놓는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든다. 또 국수류는 주문과 동시에 바로 자가제면한 생면을 뽑아 제공한다. 대표 메뉴는 ‘정든국수’로 돼지뼈와 고기를 우려낸 담백하면서도 진한 육수가 돋보이는 요리다. 국물이 맑아 좀 더 깔끔한 맛의 ‘정들국수’도 재미있는 이름만큼이나 맛이 좋다. 제주도 전통 음식으로 목뼈를 삶아 사골육수와 메밀가루를 섞어 만든 육수와 함께 끓여먹는 ‘접짝뼈전골’도 든든한 맛으로 인기가 좋다.

▲위치: 부산 수영구 광남로22번길 17

▲영업시간: 매일 11:30 - 22:00(B•T 15:30 - 17:00), 월요일 휴무

▲가격: 정든국수 9000원, 정비빔국수 9500원, 접짝뼈전골 2만9000원

▲후기(식신 스캔들CK0): 진한 고기육수에 가제면한 생면으로 만드는 고기국수라 기억에 남는 한 끼였어요. 고기도 연하고 부드럽고 면은 씹는 식감이 뭐랄까 밀도가 있고 치감이 좋다고 해야하나 일반 시판 면과는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더 웨이팅 하기 전에 빨리 가보세요 ㅋㅋ

◇우동과 돈카츠를 제대로 만드는 곳, 도곡 ‘코시’

매봉역 인근에 위치한 일식당. 차분한 컬러의 나무를 중심으로 일본 현지의 느낌을 재현한 공간에서 일식 돈카츠와 우동을 판매한다. 식당 내부는 상당히 넓은 편인데 이곳을 찾는 손님이 많아 식사 시간엔 웨이팅이 있는 경우도 많다. 이곳의 우동은 온우동과 냉우동, 가마버터 우동 등으로 종류와 토핑이 다양해 선택의 폭이 넓다. 밀가루와 소금, 물 만으로 정성스럽게 반죽 후 2번에 걸친 발효와 숙성을 통해 탄생하는 사누끼 면발은 탱글탱글하면서도 밀도가 높아 쫀쫀하다. 여기에 남해멸치와 남해 다시마, 사바부시, 가스오부시를 사누시 전통 방식으로 우려낸 후 비법간장을 더해 완성한 육수가 더해지면 완벽한 우동이 완성된다. 가마에서 바로 건져낸 아주 뜨거운 면에 날계란과 버터, 치즈가루, 쯔유를 비벼 담백하고 고소하게 즐기는 ‘가마버터우동’도 별미다. 우동 메뉴는 정식으로 주문하면 튀김이 추가되어 더욱 든든하게 즐길 수 있다. 

▲위치: 서울 강남구 논현로38길 32-7

▲영업시간: 매일 11:10 - 21:00(B•T 15:00 - 17:00)

▲가격: 토리텐우동 1만원, 텐붓카케우동 1만원, 가마버터우동 1만500원

▲후기(식신 버블버블): 자가제면 우동면이라서 그런지 더 쫄깃하고 탱탱한 느낌이에요. 면만 먹어도 맛있을 것만 같은 느낌. 점심시간에는 거의 매번 웨이팅이 있습니다. 돈카츠도 맛있어보여서 다음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매력적인 토리파이탄 육수에 자가제면 생면의 만남, 망원 '멘지'

인기 좋은 라멘집이 즐비한 망원에서도 단골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핫플레이스. 아담한 규모지만 라멘집답게 복작복작한 분위기의 인테리어가 인상적이다. 닭육수를 베이스로 한 라멘들을 선보인다. 대표메뉴인 ‘토리파이탄’은 닭을 고온에서 오랜 시간 우려내 진하고 고소한 국물 맛이 일품인 라멘. 여기에 수비드 목살 차슈를 그릇 가장자리에 가득 둘러 비주얼부터 강렬한 ‘차슈가득 토리파이탄’은 이곳을 처음 찾는다면 반드시 주문해봐야 할 시그니처 메뉴다. 매장에서 8번 눌러가며 뽑는 자가제면 생면도 이집의 특징. 밀도 있는 식감의 면이 주는 재미도 좋다. 면은 기본 이외에 0.5인분부터 1인분까지 추가할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위치: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11길 8

▲영업시간: 매일 11:30 - 20:30, 화요일 휴무

▲가격: 차슈가득 토리파이탄 1만5000원, 토리파이탄 1만원, 토리쇼유 1만원

▲후기(식신 365일라땡): 국물이 정말 진하고 고소한데 느끼하지 않아요. 자가제면한다는 생면은 쫄깃한 식감이 더욱 살아있어요. 일반적인 돈코츠 라멘이 질린다면 닭육수 베이스의 라멘을 꼭 한번 드셔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색이 짙은 음식, 부산 ‘피오또’

해운대 달맞이 고개에 위치한 식당. 자가제면으로 만드는 생면 파스타 코스를 맛볼 수 있는 공간으로, 이탈리아의 여느 비스트로에 온 것 같은 아늑한 분위기는 파스타와 함께 와인을 한 잔 곁들이기 제격이다.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매달 코스 구성을 변경하는데, 식재료 대부분은 셰프와 셰프의 부모님이 함께 운영하는 ‘선원농장’에서 공수한다. 식감이 살아있고 탱글탱글 쫀득한 생면 파스타를 중심으로 여러 식재료와 소스를 배합하여 만드는 코스 요리들을 선보인다. 색이 짙은 음식을 표방하는 만큼 강렬하고 향과 맛이 모두 묵직한 소스를 바탕으로 입 속에서 폭발하듯 터지는 감칠맛의 요리들이 많다. 와인이나 직접 발효한 콤부차와 페어링 하면 더욱 흥미로운 식사가 된다. 

▲위치: 부산 해운대구 좌동순환로 432

▲영업시간: 수-일 17:00 - 22:00, 매주 월, 화 휴무

▲가격: 파스타 코스 변동

▲후기(식신 앵그리버드2): 부모님과 함께 키운 식재료를 중심으로 이탈리안 코스를 선보인다는 점이 아주 색다른 경험이었어요. 일반 주류는 없고 와인과 콤부차 뿐이었지만 와인 종류가 다양하고 콤부차가 독특해서 좋았습니다. 요리의 풍미가 강렬한 편이어서 정말 기억에 남는 코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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