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사진=연합뉴스]
HD현대중공업이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구축함(KDDX) 모형.[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방위사업청이 지난 27일 HD현대중공업에 대해 입찰 자격을 유지시키로 결정하면서 하반기 진행되는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사업을 두고 국내 주요 조선 2개사가 또다시 맞붙게 됐다. 다만 HD현대중공업은 입찰시 감점 1.8점을 적용받고 있어 불리한 위치다.

29일 방위산업 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지난 27일 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HD현대중공업에 대한 부정당업체 제재 심의를 ‘행정지도’로 의결했다.

특히 방사청은 청렴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아 제재처분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HD현대중공업은 입찰 제한을 피하게 되면서 이미 적용받고 있는 감점 1.8점 제재 외의 추가 제재는 해소됐다.

◇ HD현대 vs 한화,  KDDX 두고 박빙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번 방사청의 결정에 대해 “방사청의 판단은 존중한다”면서 “국내 함정산업 발전과 수출 증대를 통해 K방산 성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방사청 심의 결정으로 인해 HD현대중공업은 오는 하반기 시작되는 KDDX 상세설계·선도함 건조를 두고 경쟁사인 한화오션과 맞붙게 됐다.

KDDX 사업은 총 7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오는 2030년까지 6000톤급 구축함 6척을 건조할 계획이다.

해당 사업은 현재 개념설계, 기본설계 단계를 마무리 했고 이제는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 단계에 돌입한다. 앞서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HD현대중공업이 수주해 마무리됐다.

특히 HD현대중공업은 감점 악재에도 불구하고 기본설계를 수행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통상 함정사업에서 기본설계를 수주한 업체가 상세설계, 선도한 건조과정까지 마무리하는 수순으로 진행된다. 이는 기본설계를 통해 확립된 기술을 바탕으로 이후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실제 방산업계 일각에서는 상세설계 이후를 한화오션이 수주할 경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본설계를 바탕으로 상세설계에 돌입하는 만큼 각각의 사업 실행 주체가 바뀔 경우 다시 기술을 학습하고 적응하기 위해 분석을 병행해야 하는 번거로운 과정이 병행될 수밖에 없어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자칫 업체 교체로 인해 방사청에서도 세워둔 계획보다 일정기간 미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측도 기본설계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만큼, 상세설계 이후까지 지속성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 국산화율 85% 목표···갈 길 바쁜 전력화 경쟁만 부각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함정사업 평가가 소숫점 단위로 이뤄질 정도로 치열한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 7월 울산급 호위함 Batch II 5·6번함 수주에서 HD현대중공업이 고배를 마셨다”면서 “감점 1.8점은 넘어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기본설계 수주를 통해 안정적인 기술력을 입증한 만큼 KDDX 사업의 향후 전력화와 사업진척도 등을 고려했을 때 기본설계 수주의 유리한 점이 반영돼야 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이에 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KDDX 수주 경쟁에 집중돼 정작 KDDX 사업의 취지와 규모, 향후 개발 방향 등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되지 않고 있다”면서 “KDDX는 국산화율 85%를 목표로 추진되는 만큼 선체 외에도 전투체계, 다기능레이더, 방호체계 등 다양한 연구개발이 선행돼야 하는 상황에서 경쟁을 통한 분열이 아닌 상호보완을 통한 협력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한편 HD현대중공업은 보안사고에 따른 감점 1.8점을 만회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0년 방사청으로부터 수주한 KDDX 기본설계에 ‘병력 절감형 플랫폼’을 구현해 첨단 자동화·전동화 기술을 통해 탄약 이송 자동화 설비·스마트 브리짓·자율운항 기술 기반의 함정용 첨단항해보조시스템 등을 적용한 것도 감점을 만회하고 하반기 수주전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여기에 해외 사업 수주에도 적극 나서 보안 감점이 적용되는 오는 2025년 11월까지 특수선 사업 지속을 위한 안정적인 일감 확보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HD현대중공업은 현재 필리핀에서 발주한 초계함 2척과 호휘함 6척을 건조하고 있고 오는 3월 예정된 페루 호위한 수주전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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