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스토어에 애플 공식파트너 프리스비가 입점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민스토어에 애플 공식파트너 프리스비가 입점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고물가 기조에 소비자들이 외식·배달을 피하면서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가 커머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음식뿐만 아니라 배달할 수 있는 상품군을 넓혀 고객 유인책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2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주요 배달앱 3사(배달의민족, 요기요, 쿠팡이츠)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수(MAU) 총합은 3097만 3212명으로 전년 동월(3069만 315명) 대비 0.9% 소폭 성장했다. 

그러나 이는 12월 연말 특수 효과에 따른 것으로, 앞서 지난해 주요 배달앱 3사의 전년 대비 MAU 감소율은 4월 12%, 5월 8.2%, 6월 8.2%, 7월 4.96%, 8월 3.8%, 9월 2.5%, 10월 2.5%, 11월 2.5%를 기록했다. 이는 배달앱을 떠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소비자들이 배달앱을 떠나는 이유로는 ‘배달비 부담’이 꼽힌다. 실제 통계청이 발간한 ‘외식배달비지수 작성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외식 배달비 지수는 104.3(2022년 11월=100)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 상승했다. 이는 11월 상승률(3.9%)보다 0.4%p 커진 셈으로, 외식 배달비가 갈수록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커머스 배민스토어에 전통시장 서비스를 오픈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이 배달커머스 배민스토어에 전통시장 서비스를 오픈했다.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앱, 배송 아닌 ‘배달’로 승부수

이에 배달앱은 상품군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소비자 입장에서 외식에 대한 배달비는 진입장벽이 크지만, 물건 구매시 지불하는 배송비에 대해선 보다 너그러워지기 때문이다. 

먼저 배민은 지난 2021년 12월 말 색다른 상품들을 만날 수 있는 배민스토어를 오픈했다. 브랜드뿐만 아니라 개인 판매자들도 입점해 편의점, 그로서리(슈퍼/마트, 반찬 등), 디지털, 꽃, 뷰티, 반려용품, 건강식품, 도서, 패션, 홈데코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눈에 띄는 상품군으로는 단연 IT‧디지털 업체 ‘삼성스토어(삼성 디지털프라자)’와 애플의 ‘프리스비’다. 지난해 6월부터 해당 브랜드들이 입점하면서 IT‧디지털 가전 기기도 치킨처럼 배달해 주는 서비스가 오픈됐다. 이 외에도 전자랜드,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로지텍, 보스 등 브랜드가 입점해 손쉽게 전자제품을 배달 받을 수 있다. 

지난달부터는 전통시장도 입점했다. 시장에 위치한 여러 가게의 상품을 실제 장보기 하듯 장바구니에 담아 한 번에 주문하면 2시간 안에 주소지에서 받아볼 수 있다. 아직 서비스에 입점한 시장은 강북구 수유전통시장, 용산구 용산용문시장 두 곳이지만, 향후 입점 시장을 전국 전통시장으로 확대한다는 게 사 측의 계획이다.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배민스토어의 성장세도 긍정적이다. 배민스토어의 전체 주문 수는 2022년 말 대비 2023년 11월 기준 무려 352.8%가량 증가했다. 브랜드별로 살펴보면, 입점 초기 대비 삼성스토어와 애플 프리스비는 각각 4.8배, 2.2배 성장했다. 꽃집인 스노우폭스플라워와 화장품 브랜드 LUSH 또한 지난해 1월 대비 지난달 기준 1.8배, 0.9배 증가했다. 

요스토어에 입점한 펫마트 상품군. [사진=요기요 앱 갈무리]
요스토어에 입점한 펫마트 상품군. [사진=요기요 앱 갈무리]

업계 2위를 지키고 있는 요기요는  GS그룹 계열사인 GS리테일이 최대 주주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배달 상품군을 늘렸다. GS리테일의 편의점 GS25와 GS더프레시 슈퍼마켓을 통해 ‘요편의점’과 ‘요마트’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이다. 

여기에 요기요는 스토어를 별도 구성하기도 했다. 기존 요편의점과 요마트가 GS리테일과의 협업이라면, 스토어는 온전히 요기요와 브랜드 간의 협업이다. 이에 스토어에는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GS25의 경쟁사도 입점해있기도 하다. 

또 스토어에는 슈퍼마켓, 편의점과 더불어 반려동물 용품, 꽃, 건기식 등 차별화된 카테고리가 마련됐다. 일례로, 반려동물 용품 카테고리에서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간식, 사료 및 보양식부터 강아지 패드·치약·장난감, 고양이 모래·장난감을 주문할 수 있다. 

한편 배민스토어와 요기요 스토어의 상품들은 지역과 상품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통상 20분~2시간 이내로 배달이 이뤄진다.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장소에서 빠르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이용자 입장에선 큰 장점인 셈이다. 배달비 또한 택배비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배달앱이 아직까지 ‘음식 배달’이라는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소비자들은 전자제품 구매시 오프라인 매장·이커머스를 찾는 경향이 크다. 또 배달앱에서 꽃·화장품·패션과 같은 음식 이외의 카테고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가 대다수다. 

이와 관련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음식 배달 수요가 감소하는 추세지만, 상품의 빠른 배송을 원하는 소비자 수요는 커지고 있다”며 “배달앱 업체의 경우, 이미 관련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는 강점이 있다. 단 앱에 대한 소비자의 고정관념이 큰 만큼, 음식 외에 다양한 상품들이 준비됐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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