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가 전준희 현 R&D 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사진=요기요, 그래픽=최은지 기자]
요기요가 전준희 현 R&D 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를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사진=요기요, 그래픽=최은지 기자]

[이뉴스투데이 최은지 기자] 배달앱 요기요의 수장이 두 달 만에 바뀌었다. 지난해 11월 선임된 이정환 대표가 사임 의사를 밝히면서, 전준희 현 R&D 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새로운 대표로 선임됐다.

이에 업계에선 요기요가 배달앱 시장에서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고, 최근에는 일일 사용자 수 기준으로 쿠팡이츠에 2위 자리를 내놓는 등 위기에 직면해 있어 정 신임 대표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30일 요기요에 따르면, 요기요는 지난 25일 이사회를 열고 신임 대표이사에 전준희 현 R&D센터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선임했다. 

전 신임 대표는 대학 재학 중이던 1993년 이스트소프트를 공동 창업한 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활동해온 ‘테크 전문가’다. 구글 및 안드로이드 TV 플랫폼 총괄, 유튜브TV 총괄 엔지니어링 디렉터 등을 지냈다. 이후 우버 신사업팀 엔지니어링 디렉터, 쿠팡 엔지니어링 부사장 등을 거쳐, 2022년 요기요 CTO로 합류했다.

요기요는 테크 전문가인 전 신임 대표의 선임으로 신규 서비스 개발과 사용자 경험 개선 등에 박차를 가하고 국내 대표 음식 배달 플랫폼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다져 나갈 계획이다. 또 테크 기업의 본질에 충실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사업 비전을 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전 신임 대표는 “경쟁이 치열한 푸드 딜리버리 업계에서 요기요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의 가치를 제고하고, 입점 파트너와 라이더 분들과도 상생하는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기요가 카카오와 협업 마케팅을 전개한다. [사진=요기요] 
요기요가 카카오와 협업 마케팅을 전개한다. [사진=요기요] 

◇요기패스X, 카카오 협업 주문하기 by 요기요 주도 

전 신임 대표는 요기요에서 R&D 센터장으로서 신규 배차시스템(로지요) 및 주요 기술 인프라 개발, 애플리케이션 사용자 경험 개선 등을 지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요기요의 큰 변화로 꼽히는 배달비 무료 구독 서비스 요기패스X의 기획, 카카오와 협업한 ‘주문하기 by 요기요'를 위시한 채널링 전략도 전 신임 대표가 주도했다. 

먼저 요기패스X는 지난해 5월 요기요가 업계 최초로 선보인 무료 배달 멤버십으로, 지난해 11월 월 구독비를 9900원에서 4900원으로 낮춰 신규 구독자 확대를 본격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요기패스X는 5월 대비 가입자 수가 약 4배 증가했다. 또 평균 주문 수도 30% 수준 성장했다. 

지난 8일부터는 추가적인 중복 할인도 가능해졌다. 배달비만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음식 비용까지 저렴한 금액으로 즐길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는 기존 요기패스X 이용자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과로, 요기요 앱에서 ‘%할인가게’ 카테고리 내 입점된 가게에서 사용할 수 있다. 

카카오와 협업한 주문하기 by 요기요의 경우, 접근 편의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문하기 by 요기요는 카카오톡 더보기 탭에 위치해 있어 카카오톡을 실행 중인 어떤 상황에서도 손쉽고 편리한 주문을 할 수 있다. 요기요 고객이라면 최초 1회 카카오톡 회원 연동을 통해 요기요에서 이용 중인 다양한 혜택과 서비스를 그대로 사용 할 수 있다. 물론 요기패스X 서비스 혜택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요기요, 반전 카드가 필요한 때 

문제는 내부적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전 신임 대표가 맞이한 요기요의 상황이 마냥 좋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일례로 기존의 이정환 대표는 요기요의 위기를 타개할 구원투수로 주목받고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 대표가 사업전략 수립과 운영, 재무 등 경영 전반에 걸친 핵심 업무 능력을 보유하고 있고, 특히 기업 가치 제고 전문가로 평가받는 만큼 요기요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수장 자리에 물러나면서, 업계에선 요기요의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조심스레 제시되는 모습이다. 요기요가 주주사 간 갈등이 있는 상황이라는 이유에서다.

실제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가 각각 35%, GS리테일이 30% 지분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사모펀드가 위대한상상의 1000억원 상당의 주주배정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의하면서, GS리테일과 법적 갈등을 겪었다. GS리테일이 지분가치 희석을 이유로 가처분 신청에 나선 것이다. 다만 법원 GS리테일의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며 일단락됐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기요의 매각 이후 대표가 연달아 교체되고 있다는 것은 경영에 집중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있다는 걸 의미할 수 있다”라며 “그간 외부 전문가를 대표로 영입해왔던 요기요가 이번에는 내부에서 물색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 신임 대표는 요기요의 위치를 굳건히 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쿠팡이츠 일일활성 이용자 수(DAU)는 111만5160만명으로 요기요(100만1706명)을 넘어섰다. 이는 쿠팡이츠가 2019년 5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첫 역전이다. 

월간사용자 수도 비슷한 지표를 보이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 조사에서 지난해 12월 기준, 쿠팡이츠와 요기요는 월간사용자 수가 각각 534만명, 661만명으로 격차가 119만명에 그쳐 역대 최소 격차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요기요의 입지는 점점 더 좁아지는 모양새다. 현재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5%, 요기요 20%, 쿠팡이츠가 15%다. 요기요의 점유율이 업계 후발주자인 쿠팡이츠와 5% 차이로 좁혀진 것이다. 

하지만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출혈 경쟁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위대한상상 지분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컴바인드딜리벌리플랫폼인베스트먼트(CDPI)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영업손실은 1115억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배달의민족 영업이익은 4241억원, 쿠팡이츠의 영업이익은 14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홀로 적자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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