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포스코홀딩스]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으로 선임된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 [사진=연합뉴스·포스코홀딩스]

[이뉴스투데이 김종현 기자] 차기 회장 후보 선임 과정에서 시끄러웠던 포스코그룹이 장인화 전 포스코 사장을 최종 선택하면서 한고비를 넘긴 모양새다. 다만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민연금과의 갈등, 지역사회와의 관계회복, 시황 부진에 따른 실적 부진 등 여러 과제를 떠안게 됐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 CEO후보추천위원회는 포스코 그룹 차기 회장으로 장 전 사장을 낙점했다.

후추위는 “그룹 핵심 사업과 개선점을 확실히 인식하고 미래 비전을 명확하게 실현해 낼 수 있는 최적의 후보”라고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장 내정자는 1988년부터 포스코와 인연을 맺어온 정통 ‘포스코맨’으로 불린다. 그는 포스코가 전액 출연해 만들어진 철강 연구기관인 포항산업과학연구원에 입사해 강구조 연구소장 등을 거쳐 2011년 포스코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그는 신사업사업실장, 철강솔루션마케팅실장, 철강생산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2018년 포스코 사장으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철강부문 전체를 총괄하는 철강부문장에 올랐다.

장 내정자는 2021년 대표이사에서 내려온 이후 현재까지 포스코 자문역을 수행하면서 여전히 경영 감각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철강인 출신·가장 낮은 최정우 색채도 작용

더욱이 장 내정자는 사장 재직 시절인 2018년 9대 회장 인선에 오르며 당시 최정우 현 회장과 함께 최종 2인까지 올랐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하지만 재수 끝에 회장 내정자로 선정되면서 주총을 통과하면 회장 자리에 정식 취임하게 된다. 임기는 오는 2027년까지다.

장 내정자는 최종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특별히 거론되지 않아 주목을 받지는 않았다.

반면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나 김동섭 석유공사 사장 등 외부 인사에 무게가 실리면서 포스코맨 출신이 선택될지에 대해 부정적이기도 했다.

그러나 후추위는 호화출장 논란 등 부담 속에서도 안정 속 혁신을 위해 내부 후보를 선택했다는 풀이가 나온다. 여기에 장 내정자가 그룹 철강부문장까지 거친 철강 전문가라는 점과 내부 후보 중 최정우 색채가 가장 덜한 인물이라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 내정자는 회장 취임을 확정하기까지 여러 과제가 남아 있다.

우선 소유분산기업들의 특성상 정부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지난해 정부는 국민연금을 앞세워 KT그룹의 대표이사 선임을 두 차례 무산시킨 전력이 있다. 이에 포스코 역시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이번 주총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가 변수다.

또 지역사회와의 갈등도 해소해야 할 과제다. 포스코그룹은 2022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포스코홀딩스 본사 및 미래기술연구원 입지 문제로 3년째 갈등을 빚고 있다.

포항지역 시민단체인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포스코홀딩스 본사와 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설치를 요구하며 2022년부터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퇴진 운동을 펼쳐왔다. 이들은 또 후추위 해외 호화출장 논란과 관련해 후추위 위원들을 포함한 포스코홀딩스 사내외 이사진을 경찰에 고발한 바 있다.

더욱이 최근 장 내정자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히며 국민연금이 비토를 놓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이들과의 갈등은 격화되고 있다. 범대위 측은 포스코그룹이 추진 중인 미래기술연구원 성남 분원에 대해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포스코홀딩스는 당초 오는 22일 성남에서 열기로 한 미래기술연구원 성남 분윈 기공식을 취소하며 한발 물러섰지만 건립은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을 고수하고 있어 해법이 필요한 상황이다.

◇ 글로벌 업계 개편 대응···정권과의 관계 개선 시급

이와 더불어 지난해부터 글로벌 철강시장 악화로 인해 실적 부진 개선도 필요하다. 포스코그룹이 연매출 100조원을 바라보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중국 철강 대기업의 부상, 친환경 수소환원 제철 기술 확립, 배터리 소재 강화 등 많은 과제가 산적해 있다. 

더욱이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를 발표하는 등 업계 재편이 시작되고 있어 포스코 역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 얘기다.

이 외에도 현 정부와의 껄끄러운 관계 개선도 필요하다. 윤석열 정부 들어 포스코그룹은 대통령 해외 순방길에 단 한 번도 초대받지 못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장 내정자가 당장은 정권과의 화해가 우선돼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했다”면서도 “이미 경영능력은 충분히 입증했던 만큼 주력인 철강부문과 신사업 분야에서 경험을 살려 재도약하는 경영 혁신 수준의 방안 마련을 통해 스스로 당위성을 입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장 내정자는 지난 1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 첫 출근해 예비 사무실에서 업무보고 등을 받는 등 주총 준비에 돌입했다. 그는 2021년 현직에서 내려온 이후 자문역을 맡았지만 사실상 현장을 떠나있었던 만큼 각 사업별 상황파악에 나섰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특히 장 내정자는 이를 통해 주요 사업에 대한 방향과 조직 개편, 인사 등 향후 경영 방향을 마련해 오는 3월 26일 주총에서 이 같은 경영 방향 일부를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 여러분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소비자 고발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메일 : webmaster@enewstoday.co.kr

카카오톡 : @이뉴스투데이

저작권자 © 이뉴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